백 마디 말보다 솔직한 언어
백 마디 말보다 솔직한 언어
  • 우수현 기자
  • 승인 2018.05.08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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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대화할 때는 언어가 대화 방법의 주가 된다. 우리는 상대가 내뱉는 언어를 통해 그의 생각이나 기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과의 대화 속에서 언어가 아닌 몸짓을 통해 그의 진짜 감정을 알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이 대화 중 무의식적으로 하는 몸짓은 어떤 감정을 내포하고 있을까? 상대방의 몸짓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감정을 확인해보자. 

 올해 3월부터 방영된 MBC〈전지적 참견 시점〉(2018)(이하 '전참시')은 매니저들의 제보로 공개되는 연예인들의 일상에 여러 패널이 참견하듯 멘트를 덧붙여 재미를 더하는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전참시'에는 이상은 행동전문분석가가 함께 출연해 연예인들의 행동과 몸짓을 분석한다. 

 '전참시' 1회분에서 이상은 행동전문분석가는 출연진 이영자 씨와 그의 매니저 송정호 씨의 일상 속에서 그들의 몸짓과 표정을 분석해 진심을 확인했다. 

[출처=MBC '전지적 참견 시점' 방영분]
[출처=MBC '전지적 참견 시점' 방영분]

 이상은 분석가는 이영자 씨가 송정호 씨에게 음식을 권할 때, 음식을 들고 있는 팔을 목적지까지 뻗지 않는 것을 보고 그가 예의상 음식을 권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심으로 상대에게 음식을 권할 때는 팔을 목적지까지 쭉 뻗는다는 것이다. 

 해당 회차에는 매니저 송정호 씨의 조카도 출연했다. 이영자 씨가 농담을 던지는 대상이 자신에서 조카로 바뀌자 송정호 씨는 여태껏 보여준 적 없던 밝은 웃음을 지었다. 이에 송정호 씨의 조카 역시 웃음을 지었다. 이를 보고 이상은 분석가는 송정호 씨의 웃음은 진짜이지만, 입만 웃고 있던 조카의 웃음은 거짓 웃음이라고 분석했다. 눈은 웃지 않고 입만 웃고 있는 모습은 자연스러운 반응이 아니라 뇌에서 내린 명령에 따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상은 행동전문분석가는 해당 프로그램에서 출연자와 패널들의 몸짓을 관찰해 그들의 감정을 흥미롭게 분석하고 있다.

행동을 분석하라
 *아래 내용에는 예외가 존재한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말보다 중요한 것은 비언어적 요소, 즉 표정과 몸짓이다. 상대방과 대화를 나눌 때 몸짓을 통해 상대의 감정을 파악한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대화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특히 공적인 대화 또는 낯선 사람과의 대화에서는 더욱 그렇다. 몸짓에는 의도된 의식적 행동과 의도되지 않은 무의식적 행동이 모두 포함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도된 행동에 집중하지만 대화의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무의식적인 행동에 더 집중한다. 그러나 상대방과의 대화 속에서 숨겨진 감정을 찾아내기란 그리 쉽지 않다. 

 책 『FBI 행동의 심리학』(마빈 칼린스·조 내버로, 리더스북, 2010)에서는 언어가 아닌 △표정 △제스처 △자세 △눈의 위치 등을 통해 상대방의 심리와 주장의 진실여부를 파악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의 저자 조 내버로는 비언어적 대화의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전직 FBI 요원으로 활동하며 '인간 거짓말탐지기'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이 분야에서 월등했다. 그의 25년 경력과 경험을 쏟아놓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책에서 조 내버로는 사람의 마음이 아닌 뇌를 읽으라고 말한다. 우리의 뇌는 △파충류의 뇌(뇌간) △포유류의 뇌(변연계) △인간의 뇌(신피질)라는 총 3개의 뇌로 이뤄져 있다. 인간의 뇌인 신피질이 주관하는 의사소통 방법으로는 얼마든지 거짓말을 할 수 있다. 반면에 포유류의 뇌인 변연계는 인간의 본능과 직결되어 있어 이를 통해 나타나는 반응은 진실만을 얘기한다. 더욱 매끄러운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변연계를 통해 나타나는 몸짓에 집중해야 한다.

 상대가 당신과의 대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면 상대의 하체를 눈여겨 보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과 맞지 않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질 때 그것을 피해 돌아서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인 대화에서 어떠한 이유에서든 자리를 떠나고 싶어 할 때 상대의 발은 점점 멀어지고 방향을 바꾼다. 즉 대화 도중에 상대의 한쪽 발이 바깥쪽을 향해 있으면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어 한다는 신호다. 

 사람들이 기쁘거나 행복할 때도 다리가 반응한다. 발가락이 위쪽을 향하면 기분이 좋거나 긍정적인 생각 또는 얘기를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변에 통화하는 사람들을 유심히 지켜보자. 만약 발뒤꿈치는 붙어있는데 발가락 쪽이 들썩거리거나 하늘을 향해있다면 긍정적인 내용의 통화를 하는 중일 것이다. 

 대화 중 어깨를 귀 쪽으로 올리는 거북이 효과는 자존심이 상하거나 자신감을 잃었을 때 나타나는 행동이다. 경기에서 진 선수가 경기장을 나갈 때의 움츠러든 모습을 연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상대를 향해 머리를 기울이는 것은 자신이 상대에게 우호적임을 나타내는 방법이다. 편안함과 받아들임을 나타내는 이 행동은 낯선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이외에도 표정, 팔, 손, 다리, 몸 등 여러 가지 몸의 단서로 상대의 감정을 알 수 있는 방법을 책 『FBI 행동의 심리학』은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분석 방법이 모두에게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확률은 높아도 예외는 항상 존재한다는 점을 알아두자.


"이 자리를 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어요." 
 이수창(에너지·자원공학 2) 학생은 상대방이 대화 중 하는 행동을 통해 감정을 알아차린 적이 있냐는 질문에 "친한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던 적이 있다. 그런데 친구가 시계를 계속 쳐다보며 말에 집중을 하지 않았다"며 "당시엔 좀 불쾌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 자리를 피하고 싶어 했던 것 같다"고 자신의 경험을 말했다.

 김세민(전기공학 2) 학생은 "부모님께 혼이 날 때 입술을 모아 주름지게 만들고 손바닥을 무릎에 비빈 적이 있다. 그 상황을 회피하고 싶었다"며 대화 중 몸짓과 표정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사랑의 신호를 보내라!

 '하트 시그널'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끼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상대에게 사랑의 신호를 보내게 돼 있다. 은연중에 행동으로 나타나는 이 신호를 바로 '하트 시그널'이라고 한다. 이 단어는 채널A에서 방영되고 있는 TV 예능 프로그램 '하트 시그널'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하트시그널'은 남녀들이 시그널 하우스에서 함께 지내며 자신의 인연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 중인 양재웅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는 "남녀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른다면 직접적인 언어 보다는 비언어적인 표현인 '하트시그널'에 더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언급했다. 

 윤종신, 이상민, 김이나 등 패널들은 스튜디오에서 모니터를 통해 시그널 하우스에서 동거하는 출연자들의 행동을 관찰해 그들의 마음이 누구에게로 향하는지를 예측한다. 특히 양재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구체적이고 의학적인 이론을 통해 남녀 사이에 오가는 사랑의 신호들을 해석한다. 출연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상대에게 보내는 눈빛, 몸짓 등 사랑에 빠졌을 때 나타나는 다양한 행동을 이론에 빗대어 설명한다.

[출처=채널A '하트 시그널' 방영분]
[출처=채널A '하트 시그널' 방영분]

 무의식중에 호감이 가는 상대 쪽으로 배꼽의 방향이 향하는 것을 '배꼽의 법칙'이라고 한다. 관심이 있는 사람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은 '미러링 법칙'이라고 하며 호감이 가는 이성 앞에서 여자가 목(손목)을 쓰다듬거나 드러내는 것은 '경동맥 법칙'이라고 한다. 또한 호감이 있는 상대에게 마음이 들킬까봐 상대에게서 시선을 거뒀다가 다시 보는 행동을 '두 번째 시선의 법칙'이라고 양재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설명했다. 

 송하현(수학 2) 학생은 "지금의 남자친구랑 흔히 말하는 '썸'을 탈 때 밥을 먹으러 간 적이 있다. 식당에서 밥을 시키고 기다리면서 무의식적으로 책상에 턱을 괴었는데 남자친구도 어느 순간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며 "이게 미러링 효과라는 사실은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카페에서 이야기하는 중에 남자친구가 갑자기 밑을 쳐다본 후 다시 눈을 마주친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때는 단순한 습관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는 걸 보며 당시 했던 행동이 '두 번째 시선의 법칙'에 해당한다는 걸 알았다"고 자신의 경험을 말했다.

반려견의 행동이 보내는 신호는?
 사람이 아닌 동물들도 특정 행동을 통해 여러 신호를 보낸다. 만약 반려견이 불안을 느낀다면 그들은 우리에게 '카밍 시그널'을 보낸다. 예를 들어 혀를 내밀어 입가를 핥는 행동은 식사 전후에 흔히 볼 수 있는 반려견의 행동이다. 그렇지만 반려견이 낯선 장소에 가서 긴장했을 때도 이런 행동을 보일 수 있다. 또한, 반려견이 스스로 마음을 진정시키려 할 때 나타나는 행동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이를 완화하고자 하품을 한다. 

 또한, 반려견이 종종 바닥에 엉덩이를 끄는 행동을 보인다면 항문낭의 분비샘이 꽉 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동물은 스스로 이를 비울 수 있지만 반려인과 함께 생활한 반려견들은 항문낭을 비우는 능력을 잃어 반려인이 도와주어야 한다. 이처럼 말을 못 하는 동물들은 행동을 통해 자신의 심정을 표현한다.

 우리는 말로는 얼마든지 거짓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몸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 우리는 삶에서 중요한 순간을 겪을 때 말보다는 몸의 언어에 의지할 일이 더 많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남과 대화할 때도 비언어 신호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 그가 보낸 비언어 신호로 상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상대방과 대화할 때 상대가 보내는 여러 가지 비언어적 신호를 찾아내 보자. 때로는 말로 전하지 못한 상대의 진심을 읽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수현 기자 
1700185@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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