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처방전 3화
오늘의 처방전 3화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18.09.1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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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도: 아침에 바쁘게 학교를 가게 되는 날이면 ‘나의 삶’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갖기 어렵다. 하지만 반대로 아침은 나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며, 나의 미래를 위해 발돋움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 순간을 통해 학우들이 자신을 성찰하고, 학우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도울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으며, 그 해답을 시(Poem)라고 느꼈다. 많은 시에는 사랑, 행복, 희망, 밝음이 담겨져 있다.

이런 시들을 읽어주고, 시와 관련하여 나 또는 타인의 경험을 재미있게 곁들여 라디오를 진행한다면 재미와 의미를 한꺼번에 잡는 라디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ANN: 이재원
대체PD: 김서윤

사연을 읽고 따뜻한 시를 처방해드릴게요. 오늘의 처방전.

안녕하세요. 오늘의 처방전의 DJ 이재원입니다. 여러분들도 고민을 가지고 계신가요? 우리 모두는 생활하면서 어떤 고민들을 마음 속에 간직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 고민을 누군가와 나누고 처방을 받는다면 어제 찡그렸던 당신의 표정은 오늘 미소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미소를 위해 여러분의 사연에 따뜻한 시를 처방해드립니다. 그럼 라디오 오늘의 처방전, 이제 시작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 따뜻한 하루라는 후원단체에서 2개의 사연이 제 이메일로 도착해서 여러분들께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첫 번째 사연의 제목은 ‘나쁜 건 네 탓!’입니다. 그럼 첫 번째 사연 읽어드릴게요.

어느 마을에 40대 부부가 담 하나를 놓고 나란히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부부가 사는 것은 정반대였습니다.
한 부부는 하루가 멀다 하고 부부싸움을 하고,
다른 부부는 시부모님에 두 아이까지 함께 살지만,
언제나 웃음이 넘쳐났습니다.
늘 싸움을 하던 부부는 옆집을 찾아가 그 비결을 묻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식구가 사는데 어떻게 작은 싸움 한 번 하지 않는 건가요?"
그러자 옆집 남편이 미소를 머금고 대답했습니다.
"아마도 우리 집에는 잘못한 사람들만 살고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놀란 부부가 다시 물었습니다.
"잘못한 사람들만 산다니요? 그게 무슨 말인가요?"
옆집 남편은 웃으며 다시 말했습니다.
"가령 제가 방 한가운데 놓여 있던 물그릇을 실수로 발로 차 엎었을 때, 저는 내가 부주의해서 그랬으니 내가 잘못했다고 합니다.
그럼 제 아내는 빨리 치우지 못한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합니다.
그럼 또 저희 어머니는 그걸 옆에서 보지 못한 당신 잘못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모두 자신이 잘못한 사람이라고 말하니
싸움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좋은 건 내 탓!
나쁜 건 네 탓!
언쟁의 지름길입니다.
좋은 일이 있을 땐, '덕분에'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땐, '괜히 저 때문에'라는 말로 시작해보세요.
작지만 따뜻한 변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행복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을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이렇게 해서 첫 번째 시를 읽는 것 까지 마쳤습니다. 그럼 두 번째 사연을 들려드릴게요. 제목은 ‘남편의 선물’입니다.

저는 암 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입니다.
야간 근무를 하는 어느 날 새벽 5시, 갑자기 병실에서 호출 벨이 울렸습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
호출 벨 너머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환자에게 말 못할 급한 일이 생겼나 싶어 부리나케 병실로 달려갔습니다.
병동에서 가장 오래된 입원 환자였습니다.
"무슨 일 있으세요?"
"간호사님, 미안한데 이것 좀 깎아 주세요."라며
사과 한 개를 쓱 내미는 것입니다.
헐레벌떡 달려왔는데 겨우 사과를 깎아달라니...
큰일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맥이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
그의 옆에선 그를 간호하던 아내가 곤히 잠들어 있었습니다.
"이런 건 보호자에게 부탁해도 되는 거잖아요?"
"미안한데 이번만 부탁하니 깎아 줘요."
한마디를 더 하고 싶었지만, 다른 환자들이 깰까 봐 사과를 깎았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더니 심지어 먹기 좋게 잘라달라고까지 하는 것입니다.
할 일도 많은데 이런 것까지 요구하는 환자가 못마땅해서 저는 귀찮은 표정으로 사과를 대충 잘라 놓고 침대에 놓아두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성의 없게 깎은 사과의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환자는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그래도 전 아랑곳하지 않고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그 환자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며칠 뒤 그의 아내가 수척해진 모습으로 저를 찾아 왔습니다.
"간호사님... 사실 그 날 새벽 사과를 깎아 주셨을 때 저도 깨어 있었습니다. 그 날이 저희 부부 결혼기념일이었는데, 아침에 남편이 선물이라며 깎은 사과를 저에게 주더군요. 제가 사과를 참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남편은 손에 힘이 없어 사과를 깎지 못해 간호사님께 부탁했던 거랍니다. 저를 깜짝 놀라게 하려던 남편의 마음을 지켜주고 싶어서 죄송한 마음이 너무나 컸지만, 모른 척하고 누워 있었어요. 혹시 거절하면 어쩌나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그 날 사과를 깎아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저는 눈물이 왈칵 쏟아져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 새벽 가슴 아픈 사랑 앞에 얼마나 무심하고 어리석었던가..한 평 남짓한 공간이 세상 전부였던 그들의 고된 삶을 왜 들여다보지 못했던가..한없이 인색했던 저 자신이 너무나 실망스럽고 부끄러웠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제 손을 따뜻하게 잡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말해주었습니다.
"고마워요. 남편이 마지막 선물을 하고 떠날 수 있게 해줘서..“

우린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부리나케 누군가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합니다. 반대로 누군가가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면 사소한 것이라도 귀찮아 하는 경우가 많은 데요. 우리 모두 주변의 누군가가 도움이 필요로 하면 먼저 선뜻 도와주는 것도 괜찮은 거 같아요.

상한 영혼을 위하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아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이처럼 우리는 행복이라는 단어에 크게 집착하기 보단 우리가 행복에 있음을 자각하고 웃으면서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서로 도와주는 것도 참 괜찮은 것 같아요. 지금까지 DJ 이재원이었습니다. 김서윤 PD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라디오를 모두 마치도록 할게요. 오늘도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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