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데이팅, 得(얻을 득)일까? 失(잃을 실)일까?
소셜데이팅, 得(얻을 득)일까? 失(잃을 실)일까?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18.12.0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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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 최윤지 기자

AI 시대가 도래하기 전, 무릇 '소개팅'이란 남녀가 직접 만나 얼굴을 마주 보고 차 한 잔 마시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휴대폰 하나로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가진 남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영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처음 만났던 커플이 오프라인에서 만났던 커플보다 결혼까지 이어진 속도가 더 빨랐다고 한다. 온라인 접촉에서 오프라인 대면까지, 이를 가능케 한 것은 바로 '데이팅 앱'이다. 그렇다면 소셜데이팅은 우리에게 得(얻을 득)일까 失(잃을 실)일까.

바쁜 2030세대의 '만남 트렌드'

 소셜데이팅이란 웹사이트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데이트 상대를 찾는 것을 말한다. 현재 미국의 경우, 소셜데이팅 산업은 성인 콘텐츠 산업을 제외하고 최대 규모의 온라인 유료 콘텐츠 산업으로 성장했다. 소셜데이팅 이용인구는 미국 총인구의 3분의 1인 1억 명을 넘어섰으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비대면 접촉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취향을 등에 업은 채 소셜데이팅 시장은 눈부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모바일 앱 분석 플랫폼 '앱애니' 분석 결과, 지난해 구글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에서 국내 매출 상위 10개 앱 중 4개가 소셜데이팅 서비스 제공 앱(게임 항목 제외)이었다. 결혼 정보회사 '가연'이 미혼남녀 307명을 대상으로 '소셜데이팅 앱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조사한 결과, 여성은 '주변에 괜찮은 사람이 없어서(43%)', 남성은 '바쁜 생활로 인해 사람 만날 기회가 없어서(38%)'라는 이유로 소셜데이팅 앱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소셜데이팅이 주목받은 가장 큰 이유는 바쁜 현대인들이 최소한의 시간을 투자해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대학신문이 실시한 설문 조사 '<러브리서치> 소셜데이팅 하는 이유'에 따르면 소셜데이팅의 장점으로 여성과 남성 모두 △다양한 지역/분야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음 △친구에게 소개팅을 부탁하는 것보다 편함을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젊은 층을 주 타깃으로 삼은 소셜데이팅은 일상에 치여 바쁘지만 연애는 하고 싶은 20대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현재 학점관리와 아르바이트 등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김유빈(환경공학 2) 학생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바쁘지만 연애는 하고 싶다"며 "지인을 통해 소개팅을 주선해달라고 하기엔 시간을 많이 소비할 것 같았다. 그래서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내 이상형에 맞는 남녀를 선택할 수 있는 소셜데이팅 앱을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사용해봤다"고 말했다. 

 2015년 소셜데이팅 앱인 '이음'에서 실시한 '소개팅 앱에 대한 아주 솔직한 마음' 설문 조사에서 4,806명의 남녀 응답자는 '오프라인 소개팅보다 온라인 소개팅을 선호하는 이유'로 △주변 이성 없음(남 56%(1,346명), 여 70%(1,682명)) △지인 소개 부담(남 57%(1,370명), 여 22%(529명))을 꼽았다. 소셜데이팅 앱 사용 경험이 있는 김성재(기계공학 2) 학생은 "누군가의 주선으로 이뤄지는 소개팅은 딱딱하고 부담스러울 뿐더러 이상형이 아니라도 거절하기 어려웠는데, 온라인상에서는 내가 원하는 이상형을 직접 찾고 만남을 이어갈지 이어가지 않을지 선택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데이팅 앱에 기재하는 사항에는 종교, 경제력, 대화 코드, 식성 등이 있다. 사전 등록된 상대방의 정보를 확인한 후 자신의 이상형과 일치하면 쪽지 및 댓글로 호감을 표시할 수 있다. 상대의 기본적인 정보가 바탕이 돼 있기 때문에, 상대방을 알아가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던 오프라인 소개팅보다 관계의 진전 또한 빠르다. 개개인의 취향이 반영된다는 장점도 있다. 박찬우(조경학 2) 학생은 "대화 코드나 식성 같은 부분은 (타인과의 만남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지인의 소개로 소개팅을 했다가 식성이 맞지 않아 만날 때마다 불편했다. 소셜데이팅은 이러한 점을 사전에 방지해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좋다"며 소셜데이팅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소셜데이팅의 불편한 민낯

 하지만 소셜데이팅에 꼭 긍정적인 모습만 있는 건 아니다. 낯선 사람과 인연을 맺는다는 게 신기해 소개팅 앱을 즐겨 사용하던 박민지(21·여) 씨는 문득 자신이 실제로 노출된다면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에 앱 사용을 중단했다고 털어놨다. "계속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다. 상대에 대한 기본 정보도 있으니 못 믿을 것까진 없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그래서 만나자는 상대의 말에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흔쾌히 수락했다. 하지만 막상 이제껏 실제로 만난 적 없는 사람을 만나려니 덜컥 겁이 났다"고 말했다. 민지 씨는 "자신이 경험한 상대의 모습이 가짜일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소셜데이팅을 사용하지 않게 된 결정적인 계기"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연애 트렌드'를 간판으로 내걸며 '요즘 사람들의 연애 방식' 중 하나가 된 소셜데이팅 시장이지만, 그 이면에는 환영할 수 없는 '불편한 민낯' 또한 분명 존재한다. 

 먼저 소셜데이팅 서비스는 '연애의 스펙화'를 가속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해 '대학 내일 20대 연구소'가 전국 2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대가 가장 사랑한 브랜드' 데이팅 앱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아만다'는 '가입심사'라는 절차가 있다. 자신의 얼굴을 찍은 프로필 사진이 이성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만 앱 이용이 허가된다. 이는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나고 싶다면 이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외모 자격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소셜데이팅 앱 상에서는 당연하다는 듯 외모도 하나의 '능력과 자격'으로 평가받고 있는 셈이다. 외모 이외에도 남이 평가하는 '자격'이 갖춰지지 않으면 서비스 사용이 거부되기 때문에 이용을 원하는 소비자가 자신의 프로필 정보를 거짓으로 작성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2015년 한국 소비자원이 소셜데이팅 서비스 이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38.4%(192명)는 타인에게 공개되는 자신의 프로필을 허위로 입력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허위 입력 정보는 △외모(19%, 37명)가 가장 높았으며, 그 뒤를 △직업(15.4%, 30명) △성격 또는 취향(15.4%, 30명) △학력(12.4%, 24명)이 따랐다.

 이용자가 직면하는 소셜데이팅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소셜데이팅 서비스의 허술한 본인확인 절차와 미비한 개인 보호 규제는 피해를 낳고 있다. 대부분 서비스의 본인인증 절차가 미약해 이름, 주소 등이 모두 가명인 경우가 많다. 만약 이로 인해 '사칭' 등의 피해가 생겼다고 해도 신분 확인이 제대로 돼 있지 않기 때문에 법적 대응이 매우 어렵다. 실제로 2016년 한 여성이 소셜데이팅 앱에서 타인을 사칭해 명예훼손죄로 고발됐던 사건이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직접적인 피해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소셜데이팅 앱의 개발 회사들은 대부분 이용약관에 '본인의 정보가 범죄에 악용되는 경우 회사의 책임이 아니다'라고 명시했다. 앱이 범죄의 창구로 악용되고 있지만 개발자는 '나 몰라라'인 것이다. 법적인 제재가 힘들고 회사 측 역시 책임을 회피하기 때문에 피해를 봤다면 보상받을 수 있는 이렇다 할 방법도 없다. 앞서 언급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꼽은 구체적인 피해 내용은 △소개 상대방으로부터 원치 않은 계속된 연락을 받음(24.4%, 122명) △음란한 대화 및 성적 접촉 유도(23.8%, 119명) △개인정보 유출(16%, 80명) △금전 요청(10.2%, 51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몸집만 커진 소셜데이팅의 허점이 이용자를 '범죄 악용'에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에 우리 대학교 김윤지(식품영양학 1) 학생은 "지인이 주선하는 소개팅도 본인은 전혀 모르는 사람과 만나는 일이 대부분이라 당연히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셜데이팅은 지인이라는 연결고리마저 없다"며 "낯선 이와의 거리감을 손쉽게 좁힐 수 없다"고 불편함을 이야기했다. 그는 "낯선 이에 대한 정보는 사실인지 허위인지 알 수 없지만, 타인과 접촉하는 일은 온라인상에서 너무도 간단하게 이뤄진다. 확인할 수 없는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만큼 범죄에 대한 우려를 떨쳐버릴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소셜데이팅 서비스의 안전한 이용을 위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특히 프로필 정보 확인 및 본인인증 시스템의 제도화는 시급히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비스 이용자들에게는 △프로필 입력 시 개인정보를 '비공개'로 설정하는 등 신상이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 △실제 상대를 만날 때는 공공장소를 이용할 것 △어떤 상황에서도 금전 요구에 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아현 기자 ·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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