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 남용? … 저작권 개념부터 확실히
패러디 남용? … 저작권 개념부터 확실히
  • 강주희 기자
  • 승인 2019.04.01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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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교 승학캠퍼스 학생회관 홍보 게시판의 모습
우리 대학교 승학캠퍼스 학생회관 홍보 게시판의 모습

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째, 학내 각종 단체에서는 신입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학내 게시판에는 △대외활동 △동아리 △각종 공지사항이 붙은 종이가 한가득하다. 게시판뿐만이 아니다. 홍보물은 강의실, 건물 곳곳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다채로운 포스터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지만 간혹 '퍼블리시티권' 침해가 의심되는 포스터도 심심찮게 보인다. 보통 포스터가 유명인이나 영화와 유행어를 패러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홍보물이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이란 특정인이 자신의 성명·초상·목소리·이미지·캐릭터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상업적인 이용을 허락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말한다. 초상 사용권이라고도 하며 흔히 '초상권'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연예인·스포츠 스타 등 공인의 얼굴이나 이름 등을 동의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없도록 한다. 

 학내에서 홍보물을 여러 개 봤다는 김현주(경영학 3) 학생은 "인기에 편승해 너도나도 저작물을 활용하는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진다"라며 "(상업적 목적은 없지만) 홍보라는 명확한 목적이 있는 행위에 저작물을 활용해도 되는지 의문이 든다"라고 말했다. 

 대학 내에서 무분별한 퍼블리시티권 남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부분 홍보나 과제 등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아 직접적으로 침해한다고 볼 순 없지만, 저작자나 유명인 본인이 본다면 의문이 들 만한 일이다. 이는 학생들이 저작권 개념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생들의 남용에는 퍼블리시티권을 적극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도 한 몫 한다. 2013년 이후 다수의 연예인이 낸 소송에서 법원은 퍼블리시티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거나 인격권 침해만을 인정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는 법률 없이 인격권만으로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일본 등 해외 법률 선진국은 대중문화산업 발전과 함께 퍼블리시티권에 대한 활발한 논의 끝에 법안과 대법원 판례가 마련됐다. 국내에서도 입법시도가 있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해외처럼 입법과 동시에 명확한 법적 해석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진(경찰경호학) 전남도립대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온라인 생활과 일상생활에서 어디까지가 허용되고, 어떤 행위가 저작권을 침해했는지 쉽사리 알 수가 없다"라며 "일본처럼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이해하기 쉬운 저작권 교육 학습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이지(국제관광학 2) 학생은 "패러디물을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아 별문제가 없지만, 저작권 개념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이 많은 건 사실이다"라며 "대학생들이 저작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1714242@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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