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로 올라온 어덜트샵, 어디까지 볕 들었나
양지로 올라온 어덜트샵, 어디까지 볕 들었나
  • 우수현 기자
  • 승인 2019.04.01 15: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커플이 매장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한 커플이 매장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성인용품'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슨 생각이 먼저 드는가? 낯부끄럽고 어색하고 무언가 은밀하게 대해야 할 것만 같다. 하지만 최근 '어덜트샵'이라는 이름으로 성인용품을 파는 상점들이 하나둘씩 번화가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곳은 통유리로 돼 있어 상점 안이 훤히 보이는 구조로 지나가는 사람이 내부에 진열된 성인용품을 볼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매장 입구의 코스튬 의상을 입은 마네킹과 입간판에 커다랗게 적힌 성적인 문구들이 존재감을 내뿜으며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음지에서 성문화를 접해 잘못된 성지식을 가지는 것보다 양지에서 성문화를 접해 올바른 성지식을 갖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무방비하게 노출이 되는 것이 마냥 좋은 영향만 주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또한 매장 내 진열된 일부 성인용품에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렇듯 번화가에서 카페와 음식점 사이사이에 위치해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어덜트샵'이 바람직한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어덜트샵, 음지에서 양지로 

 과거 성인용품은 '부끄러운 것', '문란한 것'과 같이 피해야 할 것으로 여겨졌다. 때문에 성인용품점은 유흥업소가 밀집돼있는 곳이나 어두운 뒷골목에 위치했었다. 하지만 요즘 어덜트샵이라 불리는 성인용품점은 화려하고 큰 간판과 함께 내부가 훤히 보이는 통유리로 돼있다. 또한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 1층에 위치해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부산에도 어덜트샵이 있다. 부산 서면에 위치한 'XOXO'와 '딩동' 두 곳이 대표적이다. 주말, 특히 저녁이 되면 이곳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커플은 물론이며 혼자 온 남자 손님, 여자 손님, 중년 손님까지 성별과 나이 구분 없이 다양하다. 

 당당하게 자신 있게 드루와 드루와

매장 곳곳에 부착물이 붙어있다.
매장 곳곳에 부착물이 붙어있다.

 핑크색 외관의 2층 건물 딩동은 멀리서도 환한 조명과 알록달록한 네온사인 간판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매장 안은 많은 손님으로 북적인다. 이곳의 직원들은 마치 의사가 입을 법한 하얀 가운을 입고 손님들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사용법을 자세하게 알려준다. 

 '남자들아 인생콘돔 찾길 바래', '다시 일어나 주저앉지마'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여러 가지 재치 있는 문구가 보이는 '콘돔 코너'다. 이곳은 기본형부터 돌기형, 초박형, 사정 지연 콘돔 그리고 과일 향 콘돔과 야광 콘돔까지 다양한 종류의 콘돔이 진열돼있다. 제품 앞에는 이름과 더불어 제품의 장점과 길이, 형태 등이 적혀있어 한눈에 정보를 알아보기 쉽게 돼 있다. 또한 진열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콘돔을 직접 만져본 후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매우 만족하는 코너다.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원한다면 흰 가운을 입은 직원을 불러 설명을 들을 수도 있다. 

 제품 구경과 더불어 매장 내 벽면에 붙은 여러 부착물도 재미를 더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성인용품점에 알맞게 성적인 농담이 적힌 부착물은 물론 제품 고를 때의 '꿀팁'이 벽 곳곳과 진열대에 붙어있다. 또 많은 사람이 잘못 알고 있는 성 상식인 '처녀막'과 '오르가즘'에 대한 설명과 성 고정관념에 대한 내용이 담긴 부착물도 있다. 최근에는 여성상품 코너에 생리컵이 자리하며 생리컵 사용 방법을 설명하는 부착물도 생겼다. 이슬기(식품영양학 3) 학생은 "어덜트샵의 부착물을 통해 성감대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며 "어덜트샵 내의 부착물은 재미뿐만 아니라 정보도 제공해서 실용적이다"라고 답했다.

 #이색데이트 #성인용품샵

 XOXO는 대한민국 최초 오픈형 어덜트샵으로 눈에 띄는 간판과 대한민국 최대 SM매장으로 알려져 있다. 매장 입구에는 '#이색데이트'라는 문구와 함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이곳의 특징은 여성 제품이 남성 제품보다 더 많다는 점이다.

 여러 종류의 여성용 자위기구가 다양하게 진열돼 있으며 직접 작동시켜 볼 수도 있다. 여성용 자위기구는 삽입형, 진동형, 흡착형 그리고 두 가지 이상의 기능이 함께 있는 혼합형이 있다. 우머나이저와 새티스파이어 등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기업대로 분류해 판매 중이다. 이곳 역시 콘돔과 같이 △타입 △색상 △충전 방식 등 제품 정보를 진열대에 부착해 친절히 제공한다. '당신의 쾌감을 하드캐리', '천국으로 가는 길 멀지 않아요'와 같이 제품마다 코멘트도 적혀있어 제품을 고를 때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철장으로 꾸며진 지하는 SM코너와 남성 전용 코너가 있다. 지하 계단을 따라 내려가 보면 어두침침한 분위기가 풍기기 때문에, 지상과는 또 다른 볼거리가 많다. 수갑이 달린 침대와 철장, 채찍 등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코너와 포토존이 마련돼 있는 것이 이곳이 이색데이트 장소로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남성 전용 코너는 여성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직원이 입구에서 자리를 지킨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이곳은

 최근 어덜트샵은 이색데이트 코스로 꼽힐 만큼 입지를 넓히고 있다. 하지만 이곳이 청소년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문제로 의견이 분분하다.

 김나영(철학생명의료윤리학 2) 학생은 어덜트샵의 흥행에 긍정적이다. 그는 "우리 사회는 성에 대해 너무 부끄러워하고 쉬쉬하는 보수적인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성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인터넷 사이트나 야동(야한 동영상)을 통해 얻는 잘못된 성 인식보다 어덜트샵을 방문해 올바른 성인식을 다지는 게 좋다"라고 답했다. 이어 "콘돔과 러브젤과 같은 성인용품을 접해보는 것이 청소년들의 성교육에 적합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덜트샵의 흥행을 불편해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수창(에너지자원공학 3) 학생은 번화가에 위치한 어덜트샵에 대해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번화가를 오간다. 번화가에 위치한 어덜트샵에는 채찍이나 수갑, 목줄 등의 도구도 있는데 이런 도구들은 청소년들의 성교육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라며 "어덜트샵이 번화가에서 조금 벗어난 건물 2층에 자리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라고 답했다.

 남성 전용관, 여성출입금지?

 어덜트샵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여성 인권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어덜트샵 내에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장식물이나 성 상품화하는 상품들이 문제로 지적됐다. 어덜트샵 내에는 콘돔이나 자위기구뿐만 아니라 여성용 코스튬 의상과 여성의 몸을 형상화한 자위 상품들도 존재한다. 또한 남성만 출입 가능한 남성 전용 코너도 있다.

 남성 전용관에 진열된 리얼돌(Real Doll)은 여성의 몸을 실제와 거의 비슷하게 형상화한 자위기구다. 이는 여성의 신체 부위를 본떠 만든 길이 159cm, 무게 35kg의 실리콘 재질 인형으로, 2017년 한 수입업체가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려 했으나 풍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우리나라에 수입이 금지됐던 제품이다. 하지만 수입보류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낸 해당 회사가 지난 2월 2심 재판에서 승소해 현재는 리얼돌 수입이 허용된 상태다.

 어덜트샵이 성교육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 답했던 김나영 학생은 어덜트샵 내에 있는 남성 전용관만큼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는 "현재 남성 전용관은 여성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그곳에는 실제로 여성들이 보면 불쾌감을 일으킬 수 있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한 제품들이 있다"라며 "이런 부분은 개선돼야 마땅하다"라고 답했다.

남성전용매장 앞에 '남성매장' 글자가 커다랗게 붙어있다.
남성전용매장 앞에 '남성매장' 글자가 커다랗게 붙어있다.
매장 한쪽 벽면에 콘돔들이 진열돼 있다.
매장 한쪽 벽면에 콘돔들이 진열돼 있다.

우수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부산광역시 사하구 낙동대로550번길 37 (하단동) 동아대학교 교수회관 지하 1층
  • 대표전화 : 051)200-6230~1
  • 팩스 : 051)200-62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하승태
  • 명칭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제호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0
  • 등록일 : 2017-04-05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한석정
  • 편집인 : 하승태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