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월이 가고 5월이 와도
|사설| 4월이 가고 5월이 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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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0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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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4월'을 대표하는 표현으로 아마도 '4월은 잔인한 달(April is the cruellest month)'이란 T. S. Eliot의 시구를 떠올릴 것이다. '황무지'란 장편 시의 첫 구절인 이 시구는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한 허망함과 민중의 무력감을 대지에 용솟음치는 새 생명의 강인함과 대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에게도 '4월'은 잔인한 달이다. 국가 권력에 의해 삶이 처참히 무너지고 존엄성마저 상실됐던 '1947년 제주 4.3 항쟁', 썩어빠진 위정자를 민중의 힘으로 몰락시켰지만, 여전히 미완의 혁명으로 남아있는 '1960년 4.19 혁명'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을 누군가의 자식이자, 누나, 형, 동생, 친구였을 이들을 보냈던 '2014년 4월 16일'이 우리 기억 속의 4월이다.

 필자가 공부하고 자라던 시절에 비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어떤 신문에서는 더 심해졌다고 분석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흔히 다름(different, diverse)과 틀림(wrong, incorrect)을 혼용해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표현의 잘못이 아니다. 나와 다름을 틀린 것으로 규정하고 이를 용인하지 않는 사회의 모습이 많은 불협화음을 만들고 있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흔히 꼰대로 불리는 세대에게는 지금껏 자신이 걸어온 길을 스스로 부정할 수도 있기에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70년이 지나서야 대한민국 정부는 제주 항쟁에서 희생된 분들에게 사과했다. 그리고 여전히 2014년 그날을 이야기하지 말자는 망언(妄言)을 입에 담는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자들이 있다. 이것은 아마도 이 땅에서 민중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것, 그들의 희생을 인정하는 것이 아직도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보여주는 사례인 것 같다.

 지난달 승학캠퍼스 교수회관 벽면에 있는 '6월 민주항쟁도'의 일부가 빛을 보게 됐다. 이를 보고 우리 대학교 동문이신 (故)이태춘 열사의 어머님께서 "아들이 살아 돌아온 것처럼 반갑다"고 하셨다고 한다. 앞으로 다른 소모적 논쟁이 아니라 지금 승학 교정을 바라보고 계신 열사가 바라셨던 것에 대하여 되돌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당시 벽화를 그렸던 분들도 역사를 바로 세우고 그 역사 속에서 배우기를 바라며 벽화를 그린 게 아닐까. 누구에겐 지나간 역사지만 또 다른 이에겐 살아있는 오늘이기에 과거는 지금도 우리 옆에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몇 해 전 온라인 게시물의 하나로 글을 마친다.
학생 : 선생님 역사는 왜 배우는 거예요?
선생님 : (꿀밤을 때리며) 배워야지.
학생 : 아~~ 왜 때려요!!
선생님 : (꿀밤을 때리며) 어쭈 이것 봐라 피했네.
학생 : 아 왜 자꾸 때려요. 역사는 왜 배우냐니깐요!!
선생님 : 네가 나한테 맞았던 것을 기억하지 못했다면, 두 번째로 때렸을 때 피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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