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우리 예서, 서울대 보내야 할까요?
[데스크 칼럼] 우리 예서, 서울대 보내야 할까요?
  • 조은아 기자
  • 승인 2019.09.02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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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시절, 기자의 다이어리 제일 윗부분에는 서울대를 상징하는 로고가 붙어있었다. 당시 입학을 원하는 대학 로고를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는 게 유행이었는데, 서울대 로고의 경쟁률은 언제나 치열했다. 지금에야 그 인기를 분석해보자면 아마 당시 수험생들의 머릿속에 서울대는 가고 싶은 대학, 즉 '좋은 대학'이었을 거다.

서울대는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대학이다. 지난 2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JTBC <스카이 캐슬>(2019)은 예서 엄마(염정아 분)가 예서(김혜윤 분)를 서울 의대에 보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그리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중앙일보의 대학 종합 평가에서도 서울대는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교사가 학생에게 추천하는 대학도, 학생이 희망하는 대학도 1위는 서울대의 차지였다.

이처럼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지표가 서울대를 '좋은 대학'이라 규정짓는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기자는 그 지표들에 의문을 던지고 싶다. 대학 구성원에게 차별을 두는 학교가 정말 좋은 학교냐고.

지난달 9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제2공학관 지하 1층 남자 직원 휴게실에서 청소 노동자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계단 아래 가건물 형태로 만들어진 휴게실에는 에어컨은커녕 창문조차 없었다. 바람과 햇빛이 들지 않는 좁고 무더운 공간에 더위를 식힐 도구라고는 노동자가 직접 설치한 환풍기와 선풍기 한 대뿐. 그야말로 찜통속이었다. 기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대학의 학생은 "평소 휴게실 앞을 자주 지나다니면서도 그곳이 사람 쉬는 공간인지 몰랐다. 청소도구쯤을 넣어두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는 사람 드나드는 곳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의 열악하고 소외된 공간이었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대학은 그제야 청소 노동자의 쉼터를 지상으로 올려줬다. 하지만 A 씨의 사망원인에 대해서는 "개인 지병으로 사망한 것"이라고 일관하고 있다. 

이는 비단 서울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홍익대도 열악한 청소 노동자 휴게실 환경이 지적받으며 '밀봉 휴게실'이라는 안타까운 별명이 생겼다. 우리 대학교도 지난해 열악한 휴게실 환경이 고스란히 드러난 바 있다(본지 1143호 3면 참고). 대부분 대학이 "내줄 공간이 없다"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사업 달성을 위해 산학관이나 새로운 강의실을 척척 짓는 학교의 행보를 보면, 그들에게 대학이 정말 편히 쉴 공간을 조성해 줄 수 없는지는 의문이다. 

대학은 지성과 지혜의 보고다. 국가와 인류 사회 발전에 필요한 지식을 연구하고 지도적 인격을 키우는 곳이다. 하지만 학내 구성원의 쉼터 하나 제대로 만들어주지 못하는 학교가 우리 사회를 진정으로 감쌀 수 있을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사업을 잘 따낸다고 해서, 입결이 높다고 해서, 겉만 훌륭하다고 해서, 결코 '좋은 대학'은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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