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경의 영화 읽는 시간 2화
박문경의 영화 읽는 시간 2화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0.09.1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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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의도: 우리가 알고 있던 소설, 드라마, 만화가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원작과 함께 영화를 보게 된다면 영화가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와 감동을 두배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ANN : 박문경
PD : 황예림

 

문경: 삶과 죽음은 늘 우리 곁에 존재한다고 하죠. 여러분, 만약 100살을 살게 된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으세요? ‘소중한 순간이 오면 따지지 말고 누릴 것, 우리에게 내일이 있으리란 보장은 없으니까한 세기를 살아오며 많은 일을 겪었던 100세 노인이 한 조언이랍니다. 오늘 영화의 주인공은 100세의 나이에 뜻밖의 모험을 하게 된 어르신인데요. 저에게 소중한 시간은 동아인 여러분과 만나는 바로 지금이에요. 박문경의 영화 읽는 시간 시작합니다.

 

오늘 읽을 영화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입니다. 파란만장한 모험이 가득한 영화인데요. 혹시 파이팅 넘치는 주인공이 긴장감 넘치는 액션으로 휘리릭하며 악당들을 헤치우는 그런 이야기를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생각과는 조금 다를 거예요. 오늘의 주인공이 연세가 좀 있으셔서 힘이 넘친다기보단 여유롭고 느긋해요. 그렇지만 100세 노인의 모험도 이상하게 눈을 뗄 수 없답니다.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알란 칼손이라는 할아버지예요. 알란의 나레이션과 함께 100세 노인인 현재 시점의 이야기와 알란이 겪었던 파란만장한 과거사를 왔다가다하며 보여줍니다. 알란의 삶은 한마디로 폭파 인생이라고 할 수 있어요. 100세 생일이 되던 날, 다들 자신의 생일파티를 준비하느라 분주한데 요양원에서 지루함을 느끼던 알란은 창문을 넘어 탈출을 하기로 마음 먹어요.

 

창문을 열고 옆에 있던 의자를 밟고 올라서는데 혹시 할아버지가 높은 창문에서 어떻게 도망쳤지?’ 하는 생각이 드시나요? 다행히 알란이 있던 방은 1층이더라구요. 이후 알란이 없어진 걸 알게 된 요양원 사람들은 난리가 나지만, 도망친 알란은 느릿한 걸음으로 기차역에 도착해요. 전 이렇게 대비되는 상황이 좀 웃겼어요. 가장 빠른 시간대의 아무 곳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표를 끊었는데 어떤 험악하게 생긴 남자가 대뜸 자신이 화장실에 있는 동안 가방을 보고있으라며 커다란 여행 가방을 맡깁니다. 물론 도망가면 죽는다는 협박과 함께 말이죠. 그런데 그사이 알란이 타야 할 버스가 도착해요. 알란은 그대로 커다란 가방을 끌고 버스에 타버려요. 남의 가방을 맡고 있는데 그걸 그대로 들고 타버리다니 너무 잘 맡아주는거 아닌가요..?

 

그렇게 알란이 내린 뷔링거역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폐역인데요. 여기서 모험의 동지 율리우스를 만나게 됩니다. 오늘 처음 만난 사이지만 같이 밥도 먹고 술도 한잔하고 있는데 가방을 잃어버린 남자가 알란을 쫓아와요. 알란은 율리우스를 위협하고 있는 남자를 망치로 가격해요. 두 사람은 기절한 남자를 질질 끌어 창고에 넣어둡니다. 남자가 제발 가방만 가지고 돌아가겠다며 애원하는데요. 이쯤되니 가방 안에 대체 뭐가 들었길래 이러는지 궁금해져서 가방을 열어보니 꽤나 큰 여행 가방이 돈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 알린은 깔려죽을 수 있을 만큼 큰돈이라고 표현해요. 일단 생전 처음 본 엄청난 액수의 돈에 놀란 마음을 다스릴 겸 두 사람은 술을 마셔요.

 

다음날 아침, 어제 창고에 가둔 남자가 생각이 나서 봤더니 세상에! 어제 냉동고를 작동시켜놓고 깜박해버리는 바람에 영하 20도가 돼 있는거 아니겠어요? 이미 의식없이 축 늘어진 상태이니 죽었다고 봐도 되는거죠.... 졸지에 공범이 된 두 사람은 이 남자를 어떻게 처리할까 생각하다 아프리카행 컨테이너 박스에 실어 보냅니다. 이 친구는 공짜로 아프리카까지 가는 거라는 알란과 남자가 입고 있던 조끼를 입으며 이런 조끼는 역시 프리사이즈라며 좋아합니다. 방금 시체 처리한 사람들이 하기에 적절한 대화 같진 않죠? 알란은 남자가 쫓아왔을 때부터 시종일관 심각하게 생각한 적이 없어요. 그건 알란의 인생관에 세상에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돼 있으니 걱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어머니의 유언이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에요.

 

알란의 100세 인생을 잠깐 정리하자면 어린 시절부터 폭탄을 가지고 놀며 알란은 폭탄 제조의 달인이 됩니다. 폭탄 실험 중 우연히 실험장소에 들어온 식료품 가게 주인이 사망하며 위험인물로 분류돼요. 이후 20대가 되기까지 정신병원에 수감돼 생활하며 인종주의자 의사로부터 실험을 받게돼요. 이후 알란이 폭탄을 제조하는 폭력적 성향은 아버지의 유전일 것이니 유전자를 끊어야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남성적 기능까지 상실하게 돼요. 수술 후 정신병원에서 나올 수 있게 되는데 배가 잠깐 아파 쉬어가게 된 곳에 무기공장이 있었고 알란은 무기공장에서 폭탄을 만들고 스페인 내전에 참전해 폭탄도 터뜨리고 인생의 전성기라고 하는 시기를 보냅니다. 폭탄이 터지면 다들 자세를 낮추고 있는데 알란은 혼자 폭탄이 터지는 걸 감상하고 있어서 폭탄의 찐사랑을 확인할 수 있어요.

 

아무리 재밌는 일도 너무 많이 하면 시들해지는 법이잖아요. 30대가 된 알란도 폭탄 터뜨리는게 시시해져서 관두게 돼요. 가는 길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려던 알란은 얼떨결에 자신이 마지막으로 설치했던 폭탄으로부터 파시스트 프랑코를 구하게 되며 영웅이 됩니다. 근사한 파티와 술, 멋진 총도 선물 받아요. 이후 미국으로 간 알란은 맨해튼 프로젝트라는 원자폭탄 프로젝트에 단순 업무를 담당하게 돼요. 왕년에 폭탄 좀 만들어봤던 알란은 책상에 앉아서 회의만 하는 사람들이 답답해 한마디 하겠다며 한수 가르쳐주는데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자들도 해결하지 못했던 원자폭탄 제조의 치명적 결함을 해결하게 됩니다.

 

원자폭탄의 발명으로 2차대전이 종결되고 이로 인해 미국 해리 트루먼 대통령과도 친분을 쌓게 돼요. 미국CIA요원으로 발탁돼 러시아와 미국사이에서 이중 스파이로 활약하며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는 데 일조하기도 합니다. 알란은 한 세기를 살아오며 현대사의 역사적 기로에 서 있었던 순간이 많았어요. 어머니의 유언처럼 흘러가는대로 지금 이 순간 하고 싶은걸 하는거죠. 사실 알란이 요양원에 오게 된 것도 폭탄때문이에요. 몰로토프라는 고양이를 키우던 알란은 고양이를 죽인 여우에게 복수하고자 폭탄을 만들어요. 여우에게 짜릿한 소세지 맛을 보여주고 알란은 요양원에 들어오게 된 거예요.

알란이 들고 가게 된 여행 가방에 있던 돈은 사실 범죄조직이 마약을 거래한 돈이었어요. 이 무거운 돈을 들고 다니기엔 무리가 있으니 알란과 율리우스는 차를 얻어타려고해요. 핫도그 장사를 접고있던 베니의 차를 얻어타고 가방에 든 돈은 다같이 공평하게 나눌 것이니 자신들과 함께 가자고 말해요. 18년동안 920학점을 땄다는 공부만했던 베니는 얼떨결에 운전기사로 고용된 100세 노인의 모험에 합류하게 됩니다. 한편, 요양원에선 알란이 없어졌다고 실종신고를 했었는데요. 처음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형사는 역무원 부부가 찾아와 남편이 폭행을 당한 얘길 듣다가 100세 할아버지에게 표를 팔았단 얘길듣고 실종사건을 수사하게 돼요. 형사는 자꾸 아깝게 코앞에서 알란을 놓치는데 알란이 다녀가고 나면 이상하게 범죄의 흔적이 있는거죠. 처음엔 라디오에서 100세 노인이 폭주족에게 납치당했다고 얘기했는데 사실은 정반대였잖아요? 오히려 앞에 험악한 남자를 찾으러 온 동료가 그 라디오를 듣고 알란이 돈가방을 들고 있단걸 알게돼요. 그래서 알란과 경찰과 마약거래상들은 서로 쫓고 쫓기는걸 반복해요. 가방을 찾는 마약거래상 두목이 가방을 내놓지않으면 죽여버리겠다며 협박 전화를 하는데 오히려 알란은 죽일려면 빨리 죽이라며 자신은 이미 백살이라고 말해요. 전 이 장면 정말 너무 웃기더라구요. 엄청난 액수의 돈이 사라졌으니 분노에차서 협박전화를 한건데 살만큼 오래 사신 100세 할아버지는 무서운게 없거든요. 알란의 느긋한 걸음걸이와 말투가 영화 중간중간 웃음 포인트가 돼요.

 

여기서부터는 결말이 포함돼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알란과 일행은 여행 중 코끼리랑 같이 사는 구닐라를 만나요. 노인 두명과 30대의 남자와 여자 그리고 코끼리까지 합류한 기묘한 조합은 돈가방을 찾으러 온 마약거래상들의 부하도 얼떨결에 2명이나 헤치우고 머리를 다쳐 바보가 된 부하도 챙겨서 발리로 가게돼요. 아쉽게 놓치던 알란의 뒤를 쫓던 형사도 드디어 알란을 찾아내는데요. 노인실종사건과 벌어진 범죄사건들은 관련이 없다는 상사의 전화를 받고 수사를 종료하게돼요. 100세 노인 범죄조직이 아닌가하는 의혹이 사라지게되고 기묘한 조합의 네 사람과 코끼리, 바보가 된 악당은 발리로 가요. 앞에서 협박 전화를 했던 마약거래상의 두목 기억나시나요? 그 사람이 원래 발리에 있었거든요. 우연히 차를 타고 가던중 두목은 옆의 오픈카에서 인사라는 알란을 발견하게되고 운전하는 부하에게 저 차를 따라가라고 소리지르다 앞에 오는 화물차와 사고가 나요. 어딘가 하나씩 어설펐던 알란과 일행은 발리에서 편안하게 휴가를 만끽해요. 그리고 베니와 구닐라는 나중에 결혼하게 되는데요. 행복해보이는 베니와 구닐라를 바라보면서 알란은 소중한 순간이 오면 따지지말고 누려야한다고 얘기합니다. 처음 요양원을 나왔을 땐 이렇게 발리까지 올 줄 몰랐듯이 우리에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거니까요.

 

영화와 원작을 비교해보는 시간, 비교해보show입니다.

오늘 읽었던 영화는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소설이 원작이에요. 전세계에서 8백만 부 이상 팔려 요나스 요나손의 이름을 단박에 알린 작품이죠.

영화에서 알란은 무기공장에서 배웠던 것을 토대로 자신의 폭탄공장을 세우는데요. 사실 원작에선 나오지 않는 내용이에요. , 원작에서 알란이 농지에서 폭탄실험을 하다가 하필 그때 농지로 들어온 식료품상과 그의 새 차를 폭파시키는 장면이 있어요. 영화에선 좀 더 코믹함을 강조하기 위해 식료품상이 애인과 차를 타고 가던 중 화장실이 가고 싶어져서 농지로 들어갔는데 식료품상이 볼일을 보던 그 자리가 마침 실험용 폭탄이 있어서 그대로 폭파하는 것으로 바뀌었답니다. 그 외에도 원작에서 알란이 만났던 유명한 사람들이 영화화되며 많이 잘렸는데요. 그 중에 북한의 김일성도 있었어요. 알란과 김일성의 만남이 궁금하시다면 원작을 읽어보시길 추천할게요.

 

우리 TMI 한 스푼 떠먹어 볼까요?

알란 할아버지를 연기한 배우는 로버트 구스타프슨이라는 스웨덴 배우인데요. ‘스웨덴에서 가장 웃긴 남자라고 불린대요. 20대의 알란부터 100세까지를 혼자서 연기했다는데 전혀 다른 연령대를 감쪽같이 연기해서 저는 보는 동안 다른 사람인 줄 알았어요.

 

오늘도 영화 한 편 다 읽었네요. 오늘 하루만큼은 알란 할아버지처럼 미래에 대한 지나친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볼까요?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맘껏 누리며 소중한 순간에 집중해 보시길 바랄게요. 오늘 읽었던 영화를 다시 듣고 싶으시다면 유튜브와 다우미디어센터 홈페이지에서 청취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작과 송출에 황예림 PD 수고 많으셨고요. 저는 영화 읽는 시간 박문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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