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늘어나지만 … 내실은 글쎄
외국인 유학생 늘어나지만 … 내실은 글쎄
  • 홍성환 기자
  • 승인 2020.11.16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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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대학 외국인 유학생은 16만 명을 넘어섰다. 2015년 외국인 유학생 9만여 명에서 4년 만에 약 2배로 증가한 것이다. 이는 2015년에 발표된 교육부 '유학생 유치 확대방안'의 영향이다. 학령인구 감소 문제를 대학 국제화로 해결하겠다는 취지의 이 방안은 오는 2023년까지 외국인 유학생을 20만 명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유학생이 나날이 늘어가는 것에 비해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일러스트레이션=정영림 기자>
<일러스트레이션=정영림 기자>

 

지난해 국내 대학 외국인 유학생은 16만 명을 넘어섰다. 2015년 외국인 유학생 9만여 명에서 4년 만에 약 2배로 증가한 것이다. 이는 2015년에 발표된 교육부 '유학생 유치 확대방안'의 영향이다. 학령인구 감소 문제를 대학 국제화로 해결하겠다는 취지의 이 방안은 오는 2023년까지 외국인 유학생을 20만 명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유학생이 나날이 늘어가는 것에 비해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우리나라 학령인구는 급감하는 추세다. 통계청 '청소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 당시 학령인구는 887만 4,000여 명이었지만 올해는 약 782만 1,000명으로 5년 만에 105만 3,000여 명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2015년부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통해 대학 정원 감축과 지원 정책을 내세워 학령인구 감소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런데도 올해 입시에서는 대학 입학정원이 대입 지원자 수보다 많은 '대입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2020학년도 전국 대학 입학정원은 총 48만 9,100명이었지만 2019년 고3 재학생과 재수생 수, 대학 진학률 등을 고려해 추산한 대학 입학 가능 학생 수는 대략 47만 9,400명으로 입학정원보다 9,700여 명 적다. 이는 대학 운영 재원 대부분을 학생들의 등록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사립대에는 치명적이다. 

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로 재정난에 허덕이는 대학들에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단비와도 같다. 우리 대학교 국제교류처는 "외국인 유학생은 정원 외 선발이 가능해 정원 감축 영향을 받지 않아 많은 대학에서 유학생 유치를 등록금 재원 확보 방안으로 인식한다"며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직접적인 등록금 수입을 증대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대학 규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 한국 재학생들의 교육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 필요성을 설명했다. 또한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면, 재학생 수 감소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지방 사립대의 학력 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대학을 포함한 많은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재정난과 교육의 질적 하락 문제 해결을 위해 대학에 유학생 유치 확대를 장려하고 있다. 2015년 교육부에서 발표한 '유학생 유치 확대방안'은 학령인구 급감과 생산 가능 인구감소 추세에 대비해 국가·대학의 경쟁력 확보 방법으로 우수 유학생 유치를 내세웠다. 이후 정부는 대학 재정지원 사업에서 대학 국제화 정도를 평가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유도했다. 이에 2015년에 외국인 유학생이 9만 1,332명이었지만 지난해 16만 165명으로 4년 만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일러스트레이션=임효원 기자>

 

유치만 하면 끝? 대학교육 수준 저하 염려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선발은 기본적으로 △학업을 수행할 수 있는 학습능력 △학업 의지 △한국어 어학시험성적 △한국에서 체류할 수 있는 재정적인 능력을 평가한다. 재정 능력은 유학생활 중에 금전적으로 발생할 어려움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이상의 통장 잔액을 가진 학생만을 선발한다. 학습능력과 학업 의지는 고등학교 성적·자기소개서·학업계획서·면접 등으로 평가한다. 

유학생 선발 과정에는 별도의 시험이나 고등학교 성적 기준이 없기에 대학의 주관이 개입되기 마련이다.  재정난을 겪는 대학의 경우, 등록금 수익을 우선으로 해 인재양성보다는 유치 자체에 초점을 맞춰 유학생을 선발한다. 그러다 보니 학교 측이 제시한 어학 성적만 충족해도 대부분 선발되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선발 과정에서 학생의 학업능력 여부를 고려하지 못해 대학교육의 질적 하락이 염려되고 있다. 

많은 대학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힘쓰고 있다. 우리 대학 국제교류처는 "최근 국내 대기업의 해외 진출, 한류 열풍 등으로 해외에서 한국이 유학 희망 국가로 주목받고 있어 유학을 원하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대학은 우수한 학생 유치를 위해 지원자 선별에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며 "고등학교 졸업 여부를 확인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고등학교 성적·한국어 능력을 갖춰야 한다. 또한, 자기소개서와 수학계획서를 통해 학업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지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에서 지정한 외국인 유학생 한국어 능력 기준은 'TOPIK 한국어능력시험' 3급 이상이다. TOPIK 등급별 평가 기준에 따르면, 한국어 능력 시험 3급은 문단 단위의 한국어 표현이 가능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정도다. 그러나 전공 수업에 주로 쓰이는 전문적인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소 4급 이상의 한국어 능력이 필요한 것으로 명시돼 있다. 대학 정보 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올해 한국어 능력 시험 4급 이상의 언어능력을 충족한 유학생은 전체 유학생 15만 3,645명 중 4만 3,343명으로 저조한 편이다. 이는 다수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수업에 쓰이는 전문 용어나 어려운 표현을 이해하지 못해 소극적인 수업참여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외국인 유학생들의 주된 중도탈락 이유인 수업 부적응과 학교생활의 어려움과 마찬가지로 미비한 의사소통 능력으로 비롯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학마다 성적평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내국인 재학생들과 비슷한 수준의 유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선발 조건 중 유학생의 고등학교 성적은 일정 기준 이상의 성적을 기록해야 하지만 외국과 국내 교과과정이 달라 정확한 학업 정도를 평가하기는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이다. 

<일러스트레이션=정영림 기자>

외국인 유학생 응웬깜리(한국어문학 2) 학생은 "수업 중 과제나 시험에 대해 공지하는 교수의 말이 듣기 어려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힘들었다"며 "과제 또는 시험 문제도 이해가 안 돼 답을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수업 중 전공용어 같은 어려운 단어를 인지하지 못해 수업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적이 있다"며 "특히 학과 전공 수업에 나오는 개념을 본국에서 배운 적이 없다보니 이해가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유학생 옹테끄엉(기계공학 2) 학생 역시 "공학 관련 용어가 이해되지 않아 수업 중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며 "수업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모르는 바람에 교수가 설명해도 이해가 잘되지 않아 강의에 따라가는 데 어려움도 있었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을 '잘' 유치하려면

교육부는 2016년도부터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와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 실태조사'를 시행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대한 질적인 면도 향상하고자 했다. 인증제는 △언어능력 △유학생 불법 체류율 △중도탈락률 △등록금 부담률 △의료보험 가입률 △신입생 기숙사 제공률을 심사해 자격이 갖춰진 대학만 유학생 비자 발급 절차 간소화, 교육정책·사업상 혜택을 부여한다. 더불어 대학별 외국인 유학생 유치 현황과 관리실태를 조사해 유학생의 불법체류를 방지했다. 

대학 차원에서도 양질화를 하고자 노력 중이다. 우리 대학 국제교류처에 따르면, 내국인 재학생이 외국인 유학생을 도와주는 서포터즈 혹은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해 수업이나 학교생활에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유학생의 학교 적응과 수업 이해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유학생 대상으로 정기상담이나 만족도 조사를 해 학생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증제와 대학의 노력은 실효성이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학알리미에 의하면 2017년 중도탈락 외국인 유학생은 전체 외국인 유학생(12만 3,295명) 중 4.71%(5,809명)였지만 지난해에는 전체 외국인 유학생(16만 165명)의 6.17%(9,882명)로 소폭 증가했다. 유학비자를 통한 불법체류도 늘어나 대학의 유학생 관리 방식 지적이 잇따른다. 지난달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이탄희 의원이 공개한 국가별 유학생 및 어학연수 비자 불법체류자 관련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유학생·어학연수 비자로 국내에 들어온 불법체류자는 총 2만 3,631명으로 인증제가 시행된 2016년(5,652명) 대비 약 4배가량 증가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오예진 선임 연구원은 "외국인 유학생으로 인해 염려되는 교육의 질 저하나 중도탈락률 증가 문제는 가볍게 넘길 부분이 아니다"며 "관리해야 하는 학생이 무작정 늘어나다 보면 교육의 질이 절대적이지 않기에 쉽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 연구원은 "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자체 및 기본적 학업능력이 고루 뒷받침돼야 대학교육의 질이 유지되고 발전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질의 외국인 유학생 선발 및 관리를 위해 유학생 관련 인프라 관리 또는 외국인 유학생의 입학 조건 강화를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언어능력 시험 점수의 정량지표 강화뿐만 아니라 면접, 자기소개서 등의 평가 측면 강화 노력도 요구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또한, 그는 "외국인 유학생을 통한 대학 재정 확보에 집중하기보단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한 대학교육의 전반적인 시스템 향상, 유학생 중도탈락 방지를 위한 정책, 다국적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각 대학 상황에 맞게 비슷한 배경 및 여건을 가진 해외 대학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시도도 중요할 것"이라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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