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부산│ 노랫말의 가치를 찾아서
│#12월의부산│ 노랫말의 가치를 찾아서
  • 홍성환 기자
  • 승인 2020.12.07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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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임효원 기자>

노랫말 - 선율에 삶을 싣다

기간 : 2020.11.10.-2021.01.10.
장소 : 부산박물관 기획전시실

 

 

전시장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우리나라 최초 대중가요 <낙화유수>(1929)의 '강남 달이 밝아서 님의 놀던 곳 구름 속에 그 얼굴 가리워졌네'라는 노랫말이 관람객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시대별로 꾸며진 전시실과 전시실마다 달라지는 노래는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게 한다.

부산박물관에서 지난달부터 '노랫말-선율에 삶을 싣다'는 대중가요의 노랫말에 초점을 맞춰 노랫말의 의미와 가치를 소개하는 전시회가 열렸다. 일제 강점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약 100년 동안 대중과 함께한 음악의 노랫말을 시대 흐름 순으로 만나볼 수 있다.

각 시대 특징에 맞게 4개의 장(△이 풍진 세상의 노랫말 △전쟁의 상처를 치유한 노랫말 △성장의 빛과 그림자를 담아낸 노랫말 △열린 세상, 열린 노랫말)으로 소개한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노랫말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 시절 노래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찾아서 듣기 힘든 옛날 노래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K-POP 노래까지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다. 모든 전시장을 지나오면 사랑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첫 전시실로 들어가면 고풍스러운 벽지와 목재로 1920년대 느낌이 물씬 풍긴다. 그 안에는 일제 강점기 당시 유행했던 대중가요 노랫말의 특징을 소개하고 있다. 윤심덕 <사의 찬미>(1926)에서 '광막한 광야를 달리는 인생아 너는 무엇을 찾으러 왔느냐'라는 가사는 기자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어 다음 전시장에선 한국 전쟁 직후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흑백으로 보이는 각종 무대 영상들과 빛바랜 음반들이 눈길을 이끈다. 전시장에서 들을 수 있는 전쟁·피난 관련 곡과 라틴풍의 경쾌한 춤곡은 서로 다른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곡에서 전쟁 후유증을 담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경쾌한 리듬의 곡은 전쟁과 분단으로 힘든 현실을 애써 외면하고 싶어 하는 것 마냥 느껴졌다. 

다음 전시실에서는 6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성장의 빛과 그림자를 담고 있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특히 70년대에 등장한 도시화에 대한 노래가 인상 깊었다. 도시화에 대한 열망을 담은 남진 <임과 함께>(1972)와 떠나온 고향을 그리워하는 나훈아 <고향역>(1972)은 서로 대비를 이루는 듯했다. 또한, 청자에게 삶에 대해 말하는 것 같은 70·80년대의 포크송은 오랫동안 기자 마음에 남았다. 특히 유재하의 포크 발라드가 인상적이었다. 그의 <사랑하기 때문에>(1987)는 다시 돌아온 연인에게 변치 않는 사랑을 꾸며지지 않은 말로 읊조린다.

90년대 이후 대중가요의 노랫말들
<사진=홍성환 기자>

90년대부터는 가요에 대중이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다. 다양한 사회 이슈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90년대 이후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서술하는 노랫말들이 흰 전시장 벽에 가지런히 적혀있어 눈길이 갔다. 90년대부터 시작된 훅(Hook)을 강조하는 노랫말과 사회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사표출하는 노랫말은 대중들에게 큰 공감을 받았다.

전시의 마지막은 1920년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노랫말에 시대 불문하고 가장 많이 들어간 '사랑'에 초점을 맞춘 미디어아트가 장식한다. 화면에서 화려하게 뜨는 가사와 함께 들리는 여러 노래는 시대별로 달라지는 사랑의 정서를 경험할 수 있다. 흥겨운 노랫말 영상에 맞춰 시시각각 바뀌는 조명 연출은 사랑 노랫말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잘 보여줘 뇌리에 박혔다. 

이 전시는 지난 9월 국립한글박물관에서 개최한 전시회로, 현재 부산 순회전시 중이다. 노래 자체가 아닌 '노랫말'에 초점을 맞춘 '노랫말-선율에 삶을 싣다'는 독특한 시각이 담긴 전시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전시장 출구에 위치한 김광석 <나의 노래> 노랫말 일부
<사진=홍성환 기자>

 

'나의 노래는 나의 힘,
 나의 노래는 나의 삶' 
- 김광석 <나의 노래>(1992) 중 -

 

노랫말은 삶을 싣고 대중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쉽고 간편하게 전파한다. 몇 시간의 연설보단 4분 남짓한 선율에 얹힌 노랫말이 대중에게 큰 공감을 끌어낸다. 또한, 노랫말은 세월이 지나도 그 감정과 가치가 변치 않는다. 이번 전시를 통해 노랫말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그것이 주는 진한 감동을 체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홍성환 기자
 1800467@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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