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근로소득보단 불로소득' 과연 20대 탓일까
│데스크칼럼│ '근로소득보단 불로소득' 과연 20대 탓일까
  • 박주현 기자
  • 승인 2021.05.03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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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원 빚투(빚내서 투자)로 10억 원을 벌었다

박주현 편집국장
박주현 편집국장

뜨겁다 못해 폭발적이다. 투자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너도나도 '영혼까지 끌어모으며' 주식, 가상화폐에 투자한다.  이는 얼핏 투기에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우린 '인생은 한강 뷰(view) 아니면 한강 물'이라는 우스갯소리가 통용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20대들 사이에서는 투자하건 하지 않건 불로소득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투자로 인생이 바뀌었다는 성공담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관심이 없던 사람도 불로소득에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얼마나 매력적인가. 노동시간을 들여야만 얻을 수 있는 근로소득과는 다르게, 땀 흘려 일하지 않아도 돈이 돈을 낳는 불로소득이. 더군다나 투자금이 몇 배나 불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20대의 투자를 '도박'으로 바라보기도 하며, '일하는 기쁨' 노동의 가치가 경시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그러나 이 상황이 오로지 불로소득에 빠진 20대 탓만일까.

20대 청년 대부분이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정규직 일자리 하나라도 귀한 잔혹한 현실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을 품으며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새겨넣기 위해 발품 판다. 대외활동, 자격증, 공모전…. 코로나19 확산 이후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 자리도 잃었다. 그렇다고 국가는 이 상황에 관해 뾰족한 수를 제시하진 못한다. 그나마 도움이 될만한 청년 정책은 지원자가 넘쳐서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거나 수혜 조건이 까다롭다. 

그러한 가운데 지난해부터 주식 장은 연일 상승세를 펼쳤고 올해부터는 가상화폐 거래도 불티났다. 주가나 시세가 폭등한다면 하루아침에 인생이 달라질 가능성이 생겨난 셈이다. 한 줌의 근로소득보다는 일확천금의 기회가 있는 불로소득이 20대 초유의 관심사가 된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그만큼 경직됐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개천에서 용 난다' 신화는 붕괴한 지 오래다. 좋은 대학을 나와도 든든한 일자리를 얻어도 신분 상승은 어렵기만 하다. 우리 사회에서 '사다리'는 자취를 감췄다. 갈수록 계층은 고착화 돼 간다. 최후의 한탕을 노릴 수밖에 없는 씁쓸한 상황이 연출됐다. 

그런 가운데 사회 속에서 내 몫이 줄어드니 개인 간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그래서 우리는 현실에 순응하는 소시민이 됐다. 이로써 세대 안에서는 부조리한 사회에 맞서기 위한 연대가 막혀버린 탓에, 개인적 성공을 향해 투신하고 있다. 주식과 코인은 이에 대한 수단일 뿐이다.

그러므로 나무가 아닌 숲을 보라. 20대들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만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라. 불합리한 사회 속에서 애처롭게 버티고 있는 우리를 봐달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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