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범유행 이후 전 세계는 공포와 두려움 극복을 위해 백신 개발에 전념했으며, 그 결과 세계 다양한 제약회사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는 여러 백신을 개발했다. 벌써 이스라엘 같은 국가는 집단 면역을 위한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으며,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같은 길을 갈 것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많은 의료 전문가들은 집단 면역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퇴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조언하고 있다. 변종 바이러스 발생 등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할 시대, 아니 포스트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즉 우리 대학들도 포스트코로나 시대 도래와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얼마 전 김도연 서울대 명예교수가 쓴 '대학의 미래, 미래의 대학'이라는 칼럼을 읽게 되었다. 해당 칼럼은 미래의 대학 모습을 제시했는데, 각 대학은 교육 및 연구 모든 측면에서 서로 개방하고 공유하면서 강소 대학으로 발전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칼럼은 대학 교육자인 나에게 큰 관심이 되는 사안이었다. 특히 지역대학인 우리 대학교는 학령인구 감소나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달라진 비대면 교육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작지만 강한 경쟁력을 가진 강소대학이 돼야 한다.
그러면 우리 대학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려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앞으로는 코로나19 이전처럼 대부분의 강의를 대면 방식으로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많은 대학들은 대면과 비대면 혼용 수업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전과 같이 교수와 학생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수반되는 질 높은 강의 수준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러한 교육체계가 정착될 때까지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지난 사설에서 여러 번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 대학은 4차 산업혁명과 미래 디지털 사회에 필요한 인재상을 적극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구절벽으로 인한 절대적인 학령인구 감소라는 사회 현상에 따라, 보다 특화되고 효율적인 강의로 미래 인재상에 맞춰 학생들의 역량을 강화해 줄 유비쿼터스 학습 기반 교육시스템 구축에 힘을 써야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체계로의 전환에 큰 걸림돌 중 하나는 '불편한 진실'로 치부된 재정적인 지원과 비용, 즉 돈이 아닐까 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등록금 수입이 감소한 데 반해, 온라인 강의 체계 구축에 필요한 경비 등 각종 예산이 들어갈 곳은 한둘이 아니다. 특히 교육부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국립대보다 대부분의 예산을 자체 충당해야 하는 사립대들에게는 더 큰 문제이다. 우리 대학과 같은 지역 사립대는 포스트코로나시대에 필요한 인재상과 이를 위한 교육시스템 구축은 학생 모집과 예산확보에 더욱 힘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에는 대학을 '상아탑'이라고 불렀다. 즉 '속세를 떠나 현실과 동떨어진 진리를 순수하게 연구하는 공간 '이라는 의미로 대학이 자리매김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전 인류적인 팬데믹으로 달라진 현실 앞에 더 이상 예전의 상아탑 같은 대학 모습을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회 변화에 보다 실리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미래 사회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교육 목표를 학생들에게 제대로 제시해줄 수 있다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우리 대학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