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해녀, 그 후 1년
│기고│ 해녀, 그 후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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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9.0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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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숙 동의대학교 한·일 해녀연구소 소장
유형숙 동의대학교 한·일 해녀연구소 소장

지난해, 부산시와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에서 지원한 '2020 지역사회 상생·협력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동의대학교 한·일해 녀연구소에서는 수영구 남천어촌계(漁村契) 해녀들의 이야기를 녹취·기록했다. 그들의 구술록을 발간하는 사업에 클라우드펀딩 등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 그때의 이야기가 동아대학보를 통해서 소개됐다.


남천어촌계 해녀들의 기억에 따라서 다르지만 과거에는 영도에 버금가는 2-300명의 해녀들이 존재했으나, 남천만 해변 매립과 개발이 진행되며 어촌 기능이 쇠퇴되고 현재는 5명의 해녀만 남았다. 운치 있던 어촌마을 분위기는 사라졌지만 부산 도심에 존재하는 남천해녀의 가치는 크다고 생각돼 이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어제와 오늘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어촌마을에는 해녀가 자연발생학적으로 분포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해녀의 기원을 제주도로 보는 경우가 많고, 19세기 말 갑오경장 전후 제주해녀가 영도를 거점으로 출가물질을 나와 정착해 육지 해녀수를 확대시켜 나갔다는 것이 정설이다. 제주해녀들의 뭍을 향한 출가물질의 이유는 다양했다. 조선시대에는 과도한 공납을 피해, 일제강점기에는 일본 잠수기어업으로 제주어장 황폐화, 고가로 일본에 수출되는 우뭇가사리 등의 해조류 채취를 위한 동해안으로 진출이 1970년대까지 계속됐다. 제주해녀들이 출가물질 나와서 그 지역 해녀들과 갈등이 생기고, 육지에서 물질을 배워서 해녀가 된 지방·지선해녀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1980년대 타 지역으로 출가물질 나가는 제주해녀는 사라지게 됐고, 현재는 알음알음 소수 그룹들이 서해안으로 출가물질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의 현직해녀 3,613명에 비하면 부산시 846명의 해녀는 25%에 해당하지만, 부산 같은 대도시에 해녀가 활동하고 존재하는 사실에 대부분은 놀라기도 한다. 해녀들은 본인이 살고 있는 구·군에 해녀(나잠어업인)로 신고를 해야 하고, 실제로 해녀들이 소속돼 있는 지역의 최소 단위는 구·군에 속해있는 38개의 어촌계다. 2020년 기준 기장군 18개 어촌계에는 552명(65%), 7개의 구(區) 13개의 어촌계에는 294명(35%)이 물질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남(海男)도 나잠어업인으로 등록하여 현재 5명의 해남이 있지만, 40대 미만의 젊은 해녀 유입이 없어 자연히 해녀 수는 늘지 않고 고령화가 가속되고 있다.


올해 제주도에서는 이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235억 원(59개 사업)을 투자하고 있다. 해녀수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고, 특히 2016년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선정된 후 제주에서는 해녀문화 보존 및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대폭 증가했다. 부산의 경우 2008년부터 해녀복지를 위해 매년 5~8천만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잠수복이나 테왁 보호망 지원과 제주지역으로의 선진지 견학이 주요 지원 사업이다. 또한 한·일해녀연구소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해녀문화를 보급·확산하는 체험 사업을 2년간 지원 받아 수행했다.


해녀는 한국과 일본에만 존재한다고 연구자들은 주장한다. 간혹 동남아시아나 태평양의 어촌마을에 해녀가 존재한다는 보고도 있지만, 전문적인 여성어업인으로서 경제 주체인 해녀는 한국과 일본뿐이라는 주장이다. 과거부터 지속가능한 전통어로를 고수하며 생활하고 있는 해녀들의 공동체문화를 후손들에게 남기는 것은 우리들의 책임이며 역할이다. 가까운 해안가에서 검은 고무 옷을 입고 물질하는 해녀들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주길 바란다. 바다의 여성들은 오랜 잠수 작업으로 인해 귀가 어두워져서 퉁명스럽게 받아 줄 수도 있지만 진심은 통할 것이다.

 

1) 남천어촌계(漁村契): 1962년 제정된 수산업협동조합법에 근거를 두고 설립된 법률적 조직으로 일제 강점기, 어촌공동체를 법률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 출가물질: 해녀들이 본인의 생활 권역을 벗어나 외지로 경제적 활동을 하러 나가는 물질 작업  

 

 

3) 846명: 부산시 2020년 하반기 해녀 실태조사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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