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ESG 경영시대의 개막
│기고│ ESG 경영시대의 개막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1.10.05 1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용언(경영학) 교수

ESG 파고가 거세다. 바야흐로 ESG경영 열풍이다. 미디어의 단골손님이 되었고, 책도 쏟아져 나온다. 기사 검색 프로그램 빅카인즈에 ESG를 검색해 보니 올해 들어 하루 평균 44건의 기사가 게재됐다. 기업 총수들의 신년사에도 ESG는 빠짐없이 등장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경쟁적으로 설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ESG는 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첫 글자를 모아 만든 약어이다. 기업이 이익만 추구하지 말고 경영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한 가치창출에 이바지하는 노동자, 소비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고, 의사결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유지되도록 주주권보호, 이사회, 감시기구, 공시 등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기업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ESG는 지속가능성과 일맥상통한다. 지속가능성 개념이 ESG로 진화하게 된 계기는 2004년 UN Global Compact가 지속가능금융을 위해 국제금융공사(IFC), 스위스 정부와 협력하여 발표한 'Who Cares Win' 보고서부터다. 이 보고서에 ESG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하였으며 이후 2006년 4월 *UNEP FI 및 UN Global Compact가 글로벌 기관투자자들과 함께 발표한 유엔 책임투자원칙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게 됐다. 이로써 금융기관들이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결정할 때 지속가능발전의 관점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로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 이 세 가지 범주를 제시하게 되었고, 이후 본격적으로 ESG의 개념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ESG를 구성하는 세 개의 범주 중 현재 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환경이다. 가장 민감하고,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 특히 2015년 기후변화에 관한 파리협정이 체결되면서부터 기업은 한 번도 겪지 않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우리 정부도 파리협정에 부합하기 위해 지난 연말 2050 Net Zero 계획을 유엔에 제출하였다. 온실가스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더 구체적으로는 산업화 이전 대비 2100년까지 지구온도 상승을 2.0°C보다 훨씬 아래로 또는 1.5°C로 억제하도록 노력하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순제로(Zero)로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세계 온실가스배출량 중에서 63%정도가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기인한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산업은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정유,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발전 산업과 온실가스 대량 배출 산업인 철강, 시멘트, 플라스틱 산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산업이 보유한 자산은 그 수명이 다하기 전에 급속히 가치가 사라질 것이란 의미에서 '좌초자산(stranded asset)'이라 불리는데, 거액의 자산손상이 예상된다. 예를 들면,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기차에 밀려나는 것은 기정사실인데 문제는 내연기관 부품의 30%가 감소하게 되면 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소기업들은 도산의 위험에 바로 노출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러한 기업에게 자금을 제공한 금융기관들의 채권은 부실해져서 재정건전성을 해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EU와 미국 바이든 정부는 해외 수입품에 대한 탄소국경세 부과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들은 기후변화를 무시하는 온실가스 배출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히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이러한 변화는 개별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커다란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는 유비무환의 자세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도 최근에 '탄소중립기본법'을 제정하고 '탄소중립위원회'를 구성하여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는 정부 방안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그레타 툰베리로 대표되는 청년들의 외침은 미래세대의 기후변화 민감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기후변화는 과거세대, 부유층, 선진국이 이미 배출한 온실가스의 악영향을 고스란히 미래세대, 취약계층, 가난한 나라에 전가시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부효과를 내재화하는 경영전략, 전환위험을 최소화하는 신기술 개발, 고탄소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출구전략 마련 등이 필요하다. 또한 사회적 합의, 국가간 타협 등 국내외 이해관계자 간 갈등 조정과 같은 전방위적 노력이 요청된다. ESG 경영은 이제 뉴 노멀이 됐다.
 
*UN Environment Programme Financial Initiative

조용언(경영학)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부산광역시 사하구 낙동대로550번길 37 (하단동) 동아대학교 교수회관 지하 1층
  • 대표전화 : 051)200-6230~1
  • 팩스 : 051)200-62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영성
  • 명칭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제호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0
  • 등록일 : 2017-04-05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이해우
  • 편집인 : 권영성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