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부산│ 충전이 필요한 모두를 위한 공항을 닮은 카페 '33게이트'
│#여기, 부산│ 충전이 필요한 모두를 위한 공항을 닮은 카페 '33게이트'
  • 조민서 기자
  • 승인 2021.11.08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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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정영림 기자>

 

주소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전포동 서전로37번길 20
영업 시간 : 12시-21시

최근 유튜브의 대중화로 △먹방(먹는 방송) △ASMR (청각, 시각 등의 감각으로 뇌를 자극해 안정감을 주는 영상) △브이로그(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의 합성어) 등이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들의 특징은 시청자에게 대리만족감을 준다는 것이다. 


대리만족은 대상행동이라고도 불리며 목표달성이 되지 않았을 때 이를 대신해 다른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처음 가졌던 욕구를 충족시키는 행동이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에서 타인의 △먹방 △언박싱 △여행으로 대리만족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상에 제약이 늘어나며 이러한 대리만족 콘텐츠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현재 공항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다.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 여행도 쉽지 않아져 여행 금단 현상을 의미하는 '여행 갈증'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고 기내식 세트나 제자리 비행으로 여행가는 기분을 내는 유람 비행 등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되기도 했다. 부산진구 전포동에 위치한 카페 '33게이트' 역시 코로나19로 그리워진 공항을 모티브로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대리만족감을 선사하고 있다.


가게에 들어서니 입구부터 공항 분위기를 자아내는 인테리어가 곳곳에 자리해 있었다. 주문을 받는 계산대는 공항 게이트를 연상시켰고 테이블과 의자는 흔히 공항의 출국대기실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으로 카페의 분위기를 더욱 살려줬다. 가게 풍경 외에도 메뉴판 속 비행기 일러스트, 모든 손님에게 기념품으로 제공되는 비행기 티켓 등에서 꼼꼼하게 공항을 재현하고자 한 사장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 소위 '감성 카페'의 유행으로 다양한 분위기를 가진 카페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많은 컨셉 중 공항을 택한 그의 얘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일러스트레이션=정영림 기자>

 

 

공항을 주제로 한 이색 카페를 운영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카페를 오픈하기 전 직장에 다니며 매해 2-3번 해외여행을 갔다. 비행기 티켓을 발권받고 해당 게이트 앞에 앉아 행선지를 확인하는 순간이 여행 중 가장 설레는 시간 중 하나였다.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과 당시의 감정을 공유하고자 33게이트를 만들었다. 사실 공항 컨셉 카페는 코로나 확산 이전부터 생각해왔던 아이템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직장을 잃게 되고 창업을 준비하며 공항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자 해당 아이디어를 실현하게 됐다.

 

해당 인테리어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은 어떤지.

오픈 초반에는 일반 손님보다 여행사와 항공사 관련 직종에 계신 분들이 오히려 많이 방문해줬다. 저는 그들이 공항에 대한 향수를 자극받고자 방문했다고 생각해 만족하실 때마다 공항이라는 장소에 대한 감정 공유가 달성됐음을 느낀다. 사실 여느 카페와 마찬가지로 여성분들이 주 고객이시긴 하지만 생각보다 방문 손님의 연령대는 다양하다. 많은 손님들이 가게 곳곳에 숨겨진 디테일을 보고 만족해주시는 데 고마울 따름이다. 

 

손님들이 공항 재현을 위한 다양한 설정 중 어떤 부분을 가장 좋아하시는지. 

모든 손님에게 증정하는 기념품인 비행기 티켓을 다들 가장 좋아하신다. 해당 티켓에 직접 본인의 이름을 새길 수 있도록 라벨 프린터 기계를 가게 한 편에 준비해 뒀는데, 손님에게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이런 디테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비행기 티켓을 받고 손님이 기뻐할 때 덩달아 뿌듯함을 느낀다. 

 

33게이트만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요즘 감성 카페가 많이 생기고 있다. 그들 모두 △빈티지한 가구 △다양한 화분 △외국 분위기 소품들을 구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공통점에서 벗어난 것이 33게이트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일러스트레이션=정영림 기자>

 

 

가게를 시작하고 힘든 점은 없었는지.

하루에 영업 준비 시간까지 합쳐 10시간씩 근무한다. 이점이 가장 힘들다. 보통 오전 10시 30분까지 매장에 도착해 청소와 재료 밑 작업을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 후 12시부터 21시까지 9시간 동안을 서서 근무한다. 사실 집중은 물론 서 있는 것도 힘들지만 손님들과 소통하며 맛있게 먹었다는 말 한마디로 즐겁게 근무하고 있다.


가게를 운영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예상외로 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해 주신다. 코로나 시국에도 서울이 아닌 부산에 이렇게 많은 외국인이 있고 우리 가게에 방문해 주는 것에 놀랐다. 그들이 33게이트에 만족하고 즐기다 가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는.

사실 매장이 좁고 위치가 애매한데도 불구하고 찾아와주는 모든 고객님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어렵게 찾아온 만큼 최선을 다해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게 제 의무라고 생각한다. 

 

<일러스트레이션=정영림 기자>

 

대화를 마치고 자리에 앉아 주문한 메뉴를 기다리는데 사장님이 라벨 프린터 기계로 기자를 안내해 줘 한층 더 기분이 들떴다. 기념으로 받은 비행기 티켓에 기자의 이름을 새기고 둘러보니 한쪽에 당장이라도 비행기에 탑승할 것만 같은 포토존이 준비돼 있었다. 커피 맛이 독특해 사장님께 질문하니, 사장님이 단골이던 가게에서 납품을 요청해 이용하고 계신다고 한다. 실내장식과 외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가게 전반에서 손님을 생각하는 사장님의 장사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일상에 지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공항의 설렘을 전해주는 33게이트, 커피와 함께 들뜬 마음을 선사해 줄 것이다. 

 

조민서 기자
1950413@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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