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할 2019년 말 당시 미국 국제 공동 연구차 텍사스주 오스틴 중심가 근처에 거주하고 있었다. 미국에 거주하면서 백인이 아닌 소수인의 시각으로 미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모습과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정부와 국민의 견해 차이를 명확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한국인들은 정부 방역 수칙 준수에 개인 희생을 감내하면서까지 적극적으로 동참했고 이는 곧 K-방역이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 대처 역량을 수출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본지 사설을 통해 코로나19 대응에 효과적인 대학교육 대응 방안을 제시해 왔다. 특히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일명 K-대학교육 또는 우리 대학교의 대응에 대해 제시했는데, 본 사설에서는 코로나19의 완전 종식에 대한 기대보다는 현실적으로 위드 코로나(With Corona) 관점에서 우리 대학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19의 종식을 기대하는 것보다 치명률을 낮춰 코로나19와 공존을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취지에서 새로운 방역체계를 도입하자는 의견이다. 즉 독감 바이러스처럼 백신과 치료제의 효과적인 사용을 통하여 위드 코로나를 구현하고 경제와 기본 생활권을 모두 유지하기 위한 최고가 아닌 최선의 선택이다. 필자도 이러한 논리에 동의하고 있고 위드 코로나 시대에 우리 학교의 양질의 교육을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수업이 불가능해졌을 때 우리 대학은 모두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의해 비대면 수업, 즉 온라인 강의로 자의 반 타의 반 전환해야만 했다. 시간과 공간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온라인 강의는 그동안 익숙지 않은 교육 방법과 온라인 강의 시설의 미비로 인해 학습자와 교수자 모두에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 결과 강의의 질 하락과 함께 소통의 한계라는 필연적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
정부 방역 기관은 위드 코로나 전환을 위해 전 국민의 백신 접종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발맞춰 우리 대학도 학생과 교직원의 백신 접종을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백신 접종을 학생에게 의무화 할 수는 없겠지만 대면 수업을 위한 최소한의 필수요소로 백신 접종을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대면 수업으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노출의 대비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우리 대학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과 양질의 교육을 위한 효과적인 대면·비대면 수업방식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 단순히 대면·비대면 수업 선택과 이에 대한 물리적 결합을 넘어서, 동일 강의 속 실시간 온-오프라인 동시 학습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수업과 같은 대안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 강의 속, 대면 수강생과 비대면 수강생이 실시간으로 학습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강의실 시스템 구축과 운영 등 관련 인프라가 구축돼야 할 것이다. 물론 e-러닝 학습의 강점을 가진 우리 대학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대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위드 코로나와 함께 더욱 다양해진 학생들의 수업권과 양질의 학습을 보장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본지 논설위원
기계공학 이무연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