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세계 각국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 지고 있다. 전세계 유니콘 기업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실리콘 밸리를 따라잡기 위한 중국, 일본, 유럽 각국 등 신흥국과 선진국 가릴 것 없는 모두의 노력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더욱 활발하게 늘어나고 있다. 유니콘 기업은 창업 후 10년 이내에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을 달성한 기업을 의미한다. 이러한 유니콘 기업의 탄생은 주로 창업기업의 투자유치에 의해 달성된다. 즉 투자금 1억 달러(약 1100억원)의 10%에 해당하는 기업 주식 지분을 주고 유치하면 전체 기업가치가 10억 달러가 인정받게 됨으로써 유니콘 기업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유니콘 기업의 출현을 위해서는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금융인 벤처캐피털의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최근 금융기관들과 증권사들이나 사모펀드 등도 이러한 지분투자형 투자가 급격히 활성화되고 있다. 여의도 금융가에서 최근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인기 일자리 중 하나가 이러한 벤처투자를 하는 직종이다. 2017년 2.4조원 정도였던 국내 벤처투자금액은 지난해 4.3조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3분기까지만 5.3조원으로 늘었다.
이러한 창업 기업에 대한 투자 대열에는 최근 대기업들도 빠르게 뛰어들고, 투자금과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CVC 또한 최근 몇 년 사이에 그 수와 투자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벤처 육성을 위한 파격적 지원과 투자를 하고 있는 삼성그룹의 삼성벤처스와 운영 프로그램인 C랩에는 많은 기업 내외의 창업가들이 모이고 있다. LG전자나 SK, 포스코 등도 이러한 각 기업과 관련된 창업기업들의 육성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빠르게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문제는 대학이다. 전세계와 국내 금융권과 대기업은 빠르게 유니콘 기업 육성을 목표로 창업 기반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데, 정작 이러한 창업인재의 허브가 되어야 할 대학의 현실은 아직 이러한 변화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창업동아리 사업이나 각종 창업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정작 창업사업가들의 요람이 돼야 할 대학에는 창업을 위해 인생을 투자하는 인재들을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어떻게 하면 대학의 학생, 교수 등 구성원들이 이러한 창업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현장 중심의 고민과 대응방안이 시급하고 절실해 보인다. 창업을 진로로 생각하고 있는 대학생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대학생들은 공기업, 공무원, 대기업 등등의 안정된 일자리들에 밀려 창업을 생각하는 비율은 5% 미만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국내외의 유니콘 기업 열풍이 국내 대학이 한번 더 소외되고 도태되는 계기가 되지는 않을까 우려 된다.
*기업벤처캐피탈(Corporate Venture Capital): 규모는 작지만 성장이 기대되는 벤처기업에 주식투자 등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해주는 기업 또는 기업의 자본 가운데 대기업이 출자한 형태
본지 논설위원
국제무역학 정무섭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