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파도 없이 배는 나아갈 수 없다
│데스크 칼럼│ 파도 없이 배는 나아갈 수 없다
  • 박서현 기자
  • 승인 2021.12.0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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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현 편집국장
박서현 편집국장

 58.25%, 역대 최저치다. 매년 하락하던 총학생회(이하 총학) 선거 투표율이 올해 결국 50%대에 접어들고 말았다. 우리 대학교 총학 선거 투표율은 2018년까진 계속해서 70%대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60%로 하락하다가 결국 반 토막 나 버렸다. 총학뿐만 아니라 단과대 세 곳의 투표율도 50%를 겨우 넘겼다.


수년 전부터 대학 사회 내에서 학생사회 붕괴 조짐이 보인다는 예견이 존재했다. 그러나 우리 대학은 이런 흐름 속에서도 늘 총학이 존재했기 때문에 학생사회 위기론에선 예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었다. 아무리 대표자가 존재한다 해도 그 대표자가 절반 남짓한 유권자에 의해 선출됐다면 과연 그를 대표자라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투표권을 행사한 유권자들도 딱히 선거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수도권 일부 대학들은 총학 선거 기간이 되면 후보자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한다. 심지어 광주의 모 중학교에서도 학생회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에게 유권자가 질의할 수 있는 토론회를 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대학은 어떤가. 총학 SNS로 후보자 공약집은 안내받을 수 있지만, 유권자가 후보자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은 그 어느 곳에도 없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검증 과정이 부재한 것에 대해 문제 삼는 유권자도 없다.


어쩌면 유권자들의 무관심은 지속돼 왔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그동안의 총학 선거가 성공적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투표율은 유권자의 관심도를 직접적으로 보여 주는 지표다. 낮은 투표율은 대표자의 대표성 부족뿐만 아니라 대표자에게 경각심도 심어 주지 못한다. 그들이 공약을 모두 이행하지 못해도, 투명성을 입증할 결산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도 비판하는 이가 없다면 꼭 지켜야 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군주민수(君舟民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이는 춘추전국시대 철학자 순자가 사용한 용어로 이를 통해 참된 군주(君主)의 자세를 설명했다. 군주민수는 '군주가 배라면 백성은 물'이라는 표현이지만 그 속엔 '백성인 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하기도 뒤집기도 한다'는 뜻이 있다. 이를 대학 사회 현실에 대입했을 때, 우리 대학 유권자들은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가 아닌, 잔잔한 호수 같기만 하다.


물이 깊어도 아무런 파도가 치지 않으면 배는 이곳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며 안주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마냥 안주하지 않고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할 것이며, 언제든지 성난 파도가 돼 그들을 뒤집을 수 있음을 보여 줘야 한다. 그들 또한 물의 존재를 인식하면서 종착점을 향해 열심히 노를 저어야 할 것이다.

 

박서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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