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메타버스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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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2.03.0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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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정(철학생명의료윤리학) 교수
김문정(철학생명의료윤리학) 교수

알파고가 휩쓸고 간 자리에 메타버스가 도착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블록체인, 5G, 3D 등 새롭게 익히고 배워야 할 기술들이 하루가 멀게 등장하는 판국에 어디서 와서 어디로 향하는지 알 길 없는 메타버스라는 또 다른 기술이 빠르게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는 것을 우리는 목격할 수 있다.


세계는 이제 '코로나 이전(Before COVID-19, B.C.)'과 '코로나 이후(After COVID-19, A.C.)'라는 새로운 시대의 구분에 직면해있다. 우리는 다가올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는 생활방식으로 살아가야 한다. 대부분의 일상에서 언택트 또는 온택트 방식과 더불어 디지털 전환 역시 재촉되고 있다. 사람들 간의 사회적 거리는 점점 멀어지는 반면 디지털 거리는 더 가까워지면서 다양하고 새로운 관계들이 형성되고 있다. 우리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 점차 진행되던 중에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로 가속된 변화의 속도와 확장된 변화의 영역을 체감하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 바로 메타버스가 있다. 초월이나 가공을 의미하는 'meta'와 세계 또는 우주를 뜻하는 'universe'가 결합된 메타버스(Metaverse)는 1992년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SF소설 『스노우 크래쉬(Snow Crash)』에서 처음 등장했다. 소설 속 메타버스는 등장인물들이 자신들의 대리인인 아바타(Avstar)를 통해 활동하는 3차원 가상세계로 그려지고 있다. 이 소설에 영감을 얻은 린든랩(Linden Lab)은 2003년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라는 가상현실 온라인 서비스를 개발한다. 소설 『스노우 크래쉬』에 등장하는 메타버스의 세계가 현실화된 세컨드 라이프는 이름 그대로 '제2의 삶'을 의미할 만큼 현실와 유사한 또 다른 나의 생활이 가상공간에서 펼져진다. 아바타를 통해 전 세계인들과 교류하면서 일상생활은 물론, 사회경제적 활동까지 가능한 새로운 미래 공간으로서 메타버스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세컨드 라이프 이후, 다양한 서비스의 메타버스를 구현하려는 노력들이 급속도로 전세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MZ세대의 최근의 관심사가 메타버스로 옮겨지고 있다. SNS를 통해 자신의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낯선 사람들과의 소통을 즐기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고 불리는 이들은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이자 인격체인 아바타를 통해 '멀티 페르소나'의 특성을 드러낸다. 본캐릭터와 부캐릭터로 나눠 다양한 정체성을 구현해 가상공간에서 새로운 경험들을 축척해 간다. 바이러스가 완벽하게 차단된 세상에서 사람들 간의 활발한 교류뿐만 아니라 현실과 동일하게 사회·경제 활동까지 가능한 메타버스는 우리의 일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한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구현 및 긍정적 활용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산재해 있는 것도 우리의 현실이다. 아바타를 통한 상호작용은 물론, 스스로 창작한 컨텐츠 또는 기존의 콘텐츠를 이용하고 유통해 오프라인에서처럼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그 점이 현실에서의 문제에 더해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환경에서만 발생하는 이슈들 역시 고려해야만 한다. 한마디로 메타버스에서는 현실의 문제와 가상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그 심각성이 있다. 무엇보다도 모든 관계와 활동이 현실 속 나의 분신과도 같은 아바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메타버스 역시 데이터가 핵심이고 개인정보를 빼고는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메타버스는 거대한 '데이터 생태계'라고 할 수 있다. 프라이버시야말로 당장 직면한 문제라고 할 수 있고, 프라이버시 침범이 난무하는 메타버스란, 무법천지의 디스토피아와 다를게 없다. 자 그렇다면 이제, 당신은 어떤 메타버스에 올라타길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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