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청예│ 역사의 한가운데, 부산은 새롭게 일렁였다
│부청예│ 역사의 한가운데, 부산은 새롭게 일렁였다
  • 정찬희 기자
  • 승인 2022.04.04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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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하는 부산 청년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1919년 3월 1일, 대한민국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한 몸 내던진 이들을 기억하는 숭고한 그 날을 오늘날의 우리는 어떻게 기리고 있는가. 대다수의 사람들이 3·1절을 그저 관습적으로 기리고 있는 동안 그들의 정신을 몸 바쳐 전하는 이들도 있다.

부산 문화콘텐츠팀 '새롭게 일렁이다'는 경성대 광고홍보학과와 신문방송학과 학생을 주축으로 이뤄진 단체다. 이들 단체는 역사 콘텐츠를 △플래시몹(불특정 다수가 이메일이나 휴대 전화로 연락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모여 주어진 행동을 하고 곧바로 흩어지는 일) △온라인 전시회 △다큐멘터리 등의 방법으로 다양하게 표현한다.

그들은 '관습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독립운동에 대한 되새김을 해체하고 재편합니다'라는 문구를 내세워 활동 중이다. '수동적 되새김'을 재편해 오늘 우리가 발 딛고 사는 나라와 자유는 대가 없는 것이 아니며, 그 사실을 모두의 삶 속에서 자연스레 느끼며 함께 호흡할 수 있길 기원한다고 전한다.

지난달 1일 '새롭게 일렁이다'는 '별의 춤'이라는 이름으로 안중근 의사의 자(字)인 '안응칠'을 북두칠성으로 해석해 기획한 춤을 선보였다. 이들은 어떻게 역사를 예술로 표현하려는 시도를 했을까. '새롭게 일렁이다' 대표 조현찬(경성대 광고홍보학 3) 씨와 촬영팀장 이세은(경성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4) 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세은 촬영팀장(좌), 조현찬 대표(우)
<본인 제공>

 

'새롭게 일렁이다'는 역사 문화콘텐츠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단체를 간단히 소개한다면.

우선, '새롭게 일렁이다'는 '물웅덩이와 웅덩이에 내리는 비'에서 영감을 받았다. 고요한 물에 어떠한 것이 떨어지면, 그곳을 중심으로 원형의 일렁이는 파형이 일어나고, 이 일렁임이 당도한 곳에선 미약할지 나마 새로운 일이 일어난다.

우리나라의 독립 역시 물의 일렁임과 같다. 이런 작고 작은 변화가 겹겹이 쌓여 이루어져 후손에게 평화의 형태로 전해졌고, 우리에게 당도한 일렁임은 그들이 마땅히 그랬던 것처럼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대한(大漢)을 기억하는 행위의 중심'을 만들어 가고자 단체를 기획하게 됐다.

 

지난달 1일, 삼일절을 맞아 '별의 춤'이라는 이름으로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플래시몹 행사를 선보인 바 있다. 여러 독립 열사 중 안중근 의사를 특정하고 춤으로 표현하게 된 계기는.

'플래시몹'의 형태로 시민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었다. 이에 지난해 8월 15일 SNS를 통해 광복절을 기리는 게시글을 살피는 중,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유언 내용인 "대한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라고 쓰인 게시글을 접하게 됐다. 이후 안중근 의사에 대한 자료들을 수집하며 안중근 의사와 3·1운동의 뜻을 되새기고 이어가기로 했다.

 

▲부산 역사 문화콘텐츠 단체 '새롭게 일렁이다' 단체사진
<제공='새롭게 일렁이다'>

 

'별의 춤' 공연 당시 인상 깊은 기억이 있다면 무엇인지.

플래시몹 공연 당시 안무 중 "대한독립 만세", "코레아 우라"를 외치는 장면이 있다. 당시 모든 시민분께서 만세를 외쳐주실 때 소름이 돋을 정도로 큰 감동을 느꼈다. 그중에서도 대여섯 살 정도의 어린아이가 관객분들의 외침에 "대한독립 만세?"라며 갸우뚱한 반응을 보였는데, 이를 보고 뭉클한 감정이 들기도 했다. 대한독립 만세의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우리의 행동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낄 때 보람을 느낀다.

 

30여 명이 되는 규모의 단체를 총괄하며 느끼는 고충이 있다면.

책임의 무게가 가장 크게 부담된다. '새롭게 일렁이다'는 모든 팀원이 훗날 이 순간을 추억하고 회상하는 날이 당도했을 때, 팀원 개개인이 기억하는 방식은 다르겠지만 우리 단체 모두가 적어도 부끄럽지만은 않았던 후손이길 바랐다. 이런 바람이 이뤄지기 위해서 매 순간 책임의 무게와 함께해야 했다.

두 번째는 부족한 환경이다. 팀의 대표부터 팀원까지 함께 대학을 다니는 선배, 동기 혹은 후배들이다. 그렇기에 경제적인 면을 대표인 내가 사비로 모든 제작비를 충당해야 했기에, 많이 부족했다. 팀원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라도, 시원한 커피라도 마음껏 사주지 못하는 상황에 미안했고 더 좋은 환경에서 작업했다면 팀원들이 겪은 고충을 덜어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항상 있다.

 

▲지난달 1일, '별의 춤' 공연 모습.
<제공='새롭게 일렁이다'>

 

지난달 26일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기 위한 공연을 개최했다. 공연하게 된 계기와 소감이 어떤지.

우크라이나는 과거의 우리나라 역사와 크게 닮았다. 그래서 전쟁의 비극이 멈추길 바라는 의미로 준비했다. 우리의 노력을 알아봐 주시고 미국의 안무 팀과도 협업하며 여러 단체에서 함께했다. 이번 프로젝트가 우리에게는 영광스럽기도 했지만 마땅히 해야 하는 활동이라고 받아들인다. 가까이서는 평화와 안정, 더 멀리 보면 과거 한국을 도왔던 미국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응원, 축복하는 것이 과거 독립운동가분들의 바람과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산의 청년 예술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복권에 당첨되기 위해선 복권을 구매해야 하듯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무엇이라도 시도해야 한다. 또 시도한 분들에게는 완주를 위한 응원을 하고 싶다. 원하는 목표를 달성 혹은 성공하기 위해선 지금 당장 꿈을 달성하기 위한 시간과 열정, 청춘을 쏟길 바란다.

정찬희 기자
radiant@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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