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시대의 행복
│사설│ 코로나 시대의 행복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2.04.04 14: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을 전 세계적 유행병(팬데믹)으로 선언한 지도 벌써 만 2년이 흘렀다. 그러나 여전히 대유행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확산세가 거세지며 현재까지 전 국민의 20% 가량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코로나19는 감염된 사람뿐만 아니라 전 세계 거의 모든 사람들의 일상을 송두리째 변화시켰다. 필수품이 돼버린 마스크가 그 일례이다. 필자의 다섯 살 난 아이는 외출할 때 종종 마스크를 잊고 나가는 엄마를 질책하곤 한다. 어느덧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이 정상이 돼버린 웃지 못 할 풍경이다.

그렇다면 코로나 시대 이후 우리의 정신적인 건강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로 변해버린 것들로 인해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한다. 이들에게 삶은 더 이상 만족스럽지 않고 행복하게 느껴지지도 않는 것처럼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고독감이나 외로움을 토로하는 이도 많다.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말 그러한가.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심리학자들은 최근 팬데믹 선언 이후 1년 간 전 세계인들의 정신적인 건강을 추적한 연구들을 개관했다. 연구자들은 코로나19가 사람들의 정신적인 고통, 행복, 외로움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코로나 시대 이전과 이후의 변화 양상을 비교함으로써 알아봤다.

연구의 결론은 우리가 예상한 것과는 조금 다르다.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정신적인 고통은 팬데믹 선언 직후인 2020년 3월부터 몇 달 동안 악화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20년 중반 이후에는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정신적 고통 수준이 팬데믹 선언 이전으로 돌아오는 경향이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더 취약했던 집단은 젊고(18세-34세), 여성이고, 만 5세 이하의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들이었다. 

삶의 만족, 긍정적 정서, 부정적 정서와 같은 행복 수준의 경우, 부정적 정서가 약간 올라가는 경향은 있었지만 삶에 대한 만족 수준이나 긍정적 정서를 느끼는 빈도는 코로나 시대 이전이나 코로나 시대 이후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외로움도 유사한 양상을 나타냈다. 필자조차도 코로나 시대 이후 막연히 사람들의 외로움이나 고독감이 커졌으리라고 짐작했지만, 외로움이나 고독감 수준은 코로나 시대 이전과 거의 비슷했다. 정리하면,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사람들의 불안과 우울 수준은 어느 정도 상승했지만, 행복이나 외로움 수준은 팬데믹 이후 1년 간 사실상 거의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물론 이 연구는 팬데믹 선언 후 1년간의 변화만을 살펴봤기 때문에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시대의 결과를 모두 조명해주지 못한다. 또한 이 연구가 근거하고 있는 연구들의 대부분이 서양 국가들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다른 문화권의 국가들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이 연구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은 코로나19가 삶에 큰 제약을 가하거나, 그래서 일시적인 불안이나 우울감이 찾아온다 하더라도 우리가 일상에서 누리는 행복이나 사회적 관계까지 해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여전히 우리는 코로나19 속에서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니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코로나19 이후로 모두 유예하지 말고 그때그때 누리길 바란다. 

본지 논설위원 사회학 최혜원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부산광역시 사하구 낙동대로550번길 37 (하단동) 동아대학교 교수회관 지하 1층
  • 대표전화 : 051)200-6230~1
  • 팩스 : 051)200-62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영성
  • 명칭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제호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0
  • 등록일 : 2017-04-05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이해우
  • 편집인 : 권영성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