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포스트코로나 시대와 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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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2.05.02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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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2월 29일 시작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 18일을 마지막으로 2년 1개월 만에 해제됐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단됨에 따라 식당 예약이 늘어나고 결혼식 예약도 증가했다. 사람들의 외부 활동과 사교 활동의 증가가 예상되자 코로나19 이후 침체기를 맞이했던 주류업계가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실제로, 주류업체들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코로나19 이후 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등장했다. 


자영업자를 포함해 주류 관련 업계 종사자와 그 가족들이 코로나19 기간 동안 겪었을 어려움을 생각하면 주류 매출 증가는 반가운 일이지만, 음주가 동반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생각하면 마냥 기대만 하고 있을 일은 아니다. 술은 사람들의 희노애락과 함께하며 기쁨을 나누고 슬픔을 위로해 주는 데 쓰이기도 하지만, 절제되지 못한 음주는 건강을 위협하기도 하며 오히려 인간관계에 해를 입히기도 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음주와 관련된 사회적 비용 중 하나는 주취자에 의한 범죄 문제이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2년도부터 2016년도 사이에 발생한 살인, 강간, 폭력 범죄의 30% 이상이 음주 후 범행으로 나타났으며, 한 연구에 따르면 2014년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발생한 가정폭력범죄 및 성폭력범죄의 70% 가량이 음주와 관련돼 있었다. 즉,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범죄, 특히 강력범죄의 상당수가 음주와 관련이 있다. 


음주는 범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임에도, 주류 범죄학계에서는 이상하리만큼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 영역이기도 하다. 전술한 것과 같이 범죄학에서 음주와 범죄 간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일부 이론들은 둘 간의 관계에 시사점을 제공하기도 한다. 범죄학 이론 중 일상활동이론에 따르면 범죄는 △ 범행 동기를 가진 범죄자 △ 적절하며 매력적인 범행대상 △ 보호자 혹은 보호능력의 부재라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될 때 발생한다. 즉,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 이 세 가지 조건이 마주칠 때 범죄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일상활동이론의 설명을 음주 상황에 적용해 본다면, 음주는 평범한 사람을 흥분시키거나 자극해 범죄의 동기를 제공할 수 있으며, 늦은 시간대의 활동을 증가시키거나 신체통제능력을 감소시키는 등 범행 대상으로서의 매력성을 증가시키고 보호능력을 감소시킨다. 즉 △ 음주에 따른 판단력과 통제력의 저하 △ 난폭함과 대담함 △ 지연된 반응과 인지능력 저하 등은 평범했던 누군가를 범죄자로 만들 수도 있고 혹은 범죄의 피해자가 되게 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음주가 주로 이루어지는 시간과 장소의 경우, 일상활동이론에서 말하는 범죄 혹은 범죄피해 발생의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기 쉽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장기간 지속되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단됨에 따라 사회 각계의 기능과 활동들이 정상화되고 있다. 대학가에서도 중간고사까지 마쳐 학업 부담을 덜어낸 대학생들의 MT와 축제 소식이 들려온다. MT와 축제가 아니더라도 삼삼오오 모여 인생과 미래에 대한 여러 모양의 감정을 담아 시원한 맥주 한 캔, 쓰디쓴 소주 한 잔 기울일 자리가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오랜 시간 동안 학교에 적응하고 학업적인 성취를 달성하는 데에도, 대학생활의 낭만을 누리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을 우리 대학 학생들을 응원하며, 당신들이 술잔을 기울이는 그 공간과 시간이 늘 안전하길 바란다.


본지 논설위원 
경찰·소방학 라광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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