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시인하다 5화
오늘을 시인하다 5화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2.05.0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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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의도 : 각자가 살아가며 가지는 사연에 아름다운 시로 위안을 얻는다.

ANN: 김시은

PD: 이예진

시은 :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을 시인하다’의 디제이 김시은입니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 사연을 가지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하나의 사연이 생겼을 때,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거나 위로를 얻길 원하기도 하는데요. 때로는 아름다운 시를 통해 공감과 위로를 얻어가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을 시인하다’ 지금 시작합니다.

시은 : 화창한 월요일입니다, 여러분. 주말 잘 보내셨나요? 음... 저는 사실 주말에 알바를 해서, 늘 주말을 충분히 즐기지 못한답니다... 그래도 어제는 특별한 날이라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어요. 어제는 5월 8일, 어버이날이었잖아요. 오랜만에 가족들과 다 같이 모여 외식도 하고, 쇼핑도 하다 보니 피곤한지도 모르게 시간이 훌쩍 가더라고요. 여러분들은 어버이날 어떻게 보내셨나요? 특별한 날이라 그런지, 어제만큼은 다들 가족들과 함께 모여 화목하게 지내는 것 같더라고요. 가족이란 우리에게 그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잖아요. 그중에서도 특히 부모님이란 존재는 우리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가장 소중하고 감사한 가족이죠. 그래서 제가 어버이날을 기념해 특별히 어버이날, 부모님에 연관된 시를 하나 준비해봤답니다. 이해인 시인의 ‘어머니’라는 시인데요. 바로 읽어드릴게요. 어머니, 이해인 당신의 이름에선 새색시 웃음 칠한 시골집 안마당의 분꽃 향기가 난다. 안으로 주름진 한숨의 세월에도 바다가 넘실대는 남빛 치마폭 사랑 남루한 옷을 걸친 나의 오늘이 그 안에 누워 있다. 기워 주신 꽃골무 속에 소복이 담겨 있는 유년의 추억 당신의 가르마같이 한 갈래로 난 길을 똑바로 걸어가면 나의 연두 갑사 저고리에 끝동을 다는 다사로운 손길 까만 씨알 품은 어머니의 향기가 바람에 흩어진다

시은 : 따사롭고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시이지 않나요? 5월의 봄 내음처럼 포근하고 애틋한 정서가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날도 따뜻하고, 시도 한 편 감상하니 감정과 생각이 마구마구 피어나는 것 같네요. 그럼 저희 노래 한 곡 들으면서 작품에 대한 생각을 찬찬히 정리해볼까요? 노래 듣고 오겠습니다.

시은 : 찬주의 춤 듣고 왔습니다. 오늘도 역시 노래가 나오는 동안 사연을 받아봤는데요. 어떤 사연일지 함께 읽어봅시다. “안녕하세요. 오늘을 시인하다 즐겨 듣고 있는 30대 청취자입니다. 저는 아이 낳고 직장도 다니며 살다 보니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바빠서 그런가, 부모님께 드리는 연락이 그렇게 뒷전일 수가 없더라고요. 얼굴 보는 건 명절이나 생신, 어버이날 정도로 중요한 날쯤 돼야 겨우 찾아뵙는 정도죠. 결혼하고도 처음엔 거의 매일 드리던 전화가 하루, 이틀 미뤄지더니 근래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밖에 전화를 못 드리겠더라고요. 핑계인 건 알지만, 정말 삶이 너무너무 바빠서 ‘이렇게 정신없이 바쁜데 부모님도 이해해주시겠지.’ 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러다 며칠 전, 아이 어린이날을 챙기다가 문득 조금 있으면 어버이날도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일 년에 몇 없는 그 중요한 날을 잊어먹다니… 죄송스러워서 이번엔 뭐라도 챙겨드려야지 싶은 마음에 선물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선물을 사려고 하니 부모님이 어떤 걸 좋아하실지,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안 오더라고요. 결국, 한참을 고민하다 포기하고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버이날에 뭐 갖고 싶은 거 있으시냐고요. 그랬더니 부모님은 거추장스럽게 뭐 챙기지 말고, 손주 데리고 얼굴이나 비추라고 하시는 거 있죠. 아이 좋아하는 음식만 몇 개 사서 오라고…. 그래서 일단 알겠다고 전화를 끊고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이것저것 생각하는데, 문득 이 생각이 스쳤습니다. ‘아, 내가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건 이렇게 많이 알면서, 우리 엄마 아빠가 뭘 좋아하는지는 모르고 있었구나.’ 갑자기 스스로가 정말 못난 딸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이런 못난 딸도 보고 싶다고 해주는 부모님에게 너무 죄송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오늘 이 시를 듣고 나니 그 날의 감정이 다시 떠오르네요. 시에 나오는 것처럼 늘 따뜻하고 그리운 존재인 우리 부모님. 비록 어버이날은 지났지만, 오늘도 꼭 전화 한 통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은 : 오늘도 많은 분이 사연에 대한 답글을 남겨주셨습니다. 0533님께서 이렇게 댓글 남겨주셨어요. “저는 자취 중인 대학생입니다. 저도 자취 처음 시작했을 땐 자주 전화 드렸었는데, 점점 그 빈도가 줄어들더니, 요즘은 거의 카톡만 드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이 시랑 사연을 듣고 나니, 마음이 뭉클해지면서 부모님께 전화 좀 자주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화 한 통 드리는 거 어려운 일이 아닌데, 왜 그렇게 귀찮게 생각했을까요?” 네, 맞아요. 사실 가족이라는 게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존재라 그런지, 가깝고 익숙한 만큼 또 귀찮게 생각하게 되는 경향도 크죠. 하지만 사실 익숙하다는 건 그만큼 체감이 안 될 정도로 곁에 있는 소중한 존재란 뜻이거든요. 0533님 말씀처럼 전화 한 통 드리는 거 전혀 어려운 일 아니니까, 우리 소중한 가족들에게 꼭 연락 자주 드립시다! 음, 8327님께서 “저는 고등학생인데도 아직 부모님이 저를 마냥 아이 취급을 하세요. 제가 좋아하는 간식, 아이돌, 심지어 굿즈까지 줄줄이 꿰고 계시더라고요. 이번 어린이날엔 선물까지 받았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건 다 안다는 사연자님처럼, 역시 부모님의 최대 관심사는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인가 봐요.”라고 남겨주셨네요. 그렇죠. 저희 부모님도 제가 좋아하는 건 귀신같이 다 알고 계시더라고요. 흘리는 말로 먹고 싶다, 필요하다 했던 것들도 절대 놓치는 법이 없으시고요. 우리의 부모님들이 얼마나 저희를 사랑하시는지 새삼 깨닫게 되는 것 같네요. 그럼 우리 이참에 간단히 연락이라도 드릴 겸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질까요? 노래 한 곡 듣고 오겠습니다. 여자친구의 귀를 기울이면.

시은 : 오늘도 역시 멋진 시 한 편과, 그에 연관된 사연까지 들어봤는데요. 역시나 작품 하나를 감상했으면, 그 작품을 쓴 시인에 대한 소개도 빠질 수 없겠죠? 오늘의 시 ‘어머니’를 쓴 시인은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해인’ 시인인데요. 이 분은 특이한 점이 시인인 동시에 수녀라는 것입니다. 음, 아무래도 수녀님이기에 다른 여타 시인들과는 차별화된 작품을 집필하셨으리라 생각이 되는데요. 하지만, 이해인 수녀 시인의 작품 특징은, 특이하게도 종교적인 색이 그렇게 많이 묻어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랍니다. 보통은 승려 시인, 목사 시인처럼 특정 종교의 직업을 함께 가진 시인들의 작품은 그 속에서 각자의 종교색이 진하게 드러나기 마련인데 말이죠. 본인의 작품 속에 종교적인 내용은 최대한 줄이고 오로지 시의 주제만 담백하게 쓰다니, 이해인 시인의 시가 종교에 구애받지 않고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이지 않을까요? 또한, 이해인 시인은 시를 쓰게 된 이유에 대해 “삶의 희로애락을 상징적 언어로 압축한 시가 소설보다 더 끌렸다.”라고 밝혔는데요. 이번 시 ‘어머니’에서 시인이 언급한 그런 시의 매력이 잘 두드러지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그럼 아까 소개해드린 ‘어머니’ 시를 다시 한번 찬찬히 곱씹으면서, 시의 매력인 ‘상징적인 언어로 압축된 희로애락’을 한번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시은 : 혹시 청취자분들 중에서 2022학년도 수능을 치르셨던 분 계신가요? 그렇다면 그분들은 이해인 시인이 조금 더 익숙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왜냐고요? 매년 수능에서 빠지지 않는 게 있죠. 바로 수능 필적 확인 문구! 매년 수능 필적 확인란에는 어떤 문구가 쓰여있을지 주목을 받게 되잖아요. 2022학년도 수능 필적 확인 문구는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였는데요. 이 문구가 이해인 시인의 ‘작은 노래’에서 인용한 구절이었답니다. 본격적으로 수능을 치르기 전, 떨리고 긴장될 때,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라는 아름다운 문장을 마주하면 어쩐지 감동적이고 힘이 될 것 같네요. 그러면 말이 나온 김에, 이해인 시인의 ‘작은 노래’ 간단히 소개해드릴게요. ‘작은 노래’는 시집 ‘작은 기도’에 수록된 시인데요. ‘작은 기도’는 세상 모든 이들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담은 이해인 수녀의 시집이랍니다. “어느 날 비로소 큰 숲을 이루게 될 묘목들.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 갓 태어난 어린 새들”이라는 문장에서 느낄 수 있듯, 이 시를 읽다 보면 장차 자신만의 것을 일구어갈 어린 존재들을 위해 위로를 준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 같아요. 어쩌면 이 문구와 시 자체가 부모님에게서 얻는 위안처럼 느껴지기도 하네요. 자, 그럼 우리 이쯤에서 오늘의 마지막 곡 들으며 라디오도 마무리해 보도록 할까요? 노래 듣고 오겠습니다. 변진섭의 새들처럼.

시은 : 5월은 가정의 달이죠. 오늘의 라디오도 가정의 달인 5월처럼 따사롭고 애틋한 감정을 많이 느끼게 한 것 같아요. 덩달아 저도 말이 많아진 것 같네요. 그럼 오늘 해드린 시 소개도 다시 듣고 싶으시다면 유튜브와 다우미디어센터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 지금까지 제작과 송출에 이예진PD 수고많으셨고요, 저는 ‘오늘을 시인하다’의 디제이 김시은이었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 안녕~

 

음악

m1) (레드벨벳 – Feel My Rhythm)

m2) (찬주 - 춤)

m3) (박소은 – 너는 나의 문학)

m4) (여자친구 – 귀를 기울이면)

m5) (FJK - Drops)

m6) (변진섭 - 새들처럼)

Music provided by 브금대통령

Track : 벚꽃 필 때 오시옵소서 - 틀자마자 사극 펼쳐지는 동양풍 음악 모음 - https://youtu.be/xjGyA9hy1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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