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와치독(Watchdog)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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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서현 기자
  • 승인 2022.05.30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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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현 편집국장
박서현 편집국장

 지난 12일, 성신여대에서 1,400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이사회 규탄 시위를 벌였다. 성신여대에선 지난달 이틀에 걸쳐 12대 총장 선거를 진행했는데, 학교 법인 성신학원에서 득표율 1위가 아닌 2위를 기록한 교수를 총장으로 선임했기 때문이다. 총장 선거관리 규정이나 정관을 종합해 봤을 때 사실상 큰 결격사유가 없는 한 1위 득표자를 총장으로 선출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성신여대 정관상 후보 2인 중 1명을 임명하는 것과 후보자별 면접을 진행해야 한다는 과정을 본다면 충분히 정관의 허점을 이용할 수 있어 성신여대 법인에 대한 논란이 크다.


이에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총장 임명에 있어서 학교 법인이 아닌 대학 구성원의 직접 선출에 중심을 두며, 사립대에도 총장직선제를 도입해 학내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최근 해당 법안이 철회됐는데, 일부 학교 법인이 개정안에 대해 반발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대학언론을 제외하고 성신여대 총장 선임과 관련한 기사를 다룬 기성언론은 열 손가락에 꼽는다.


그렇다면 기성언론은 왜 대학사회 문제를 잘 다루지 않을까. 답은 간단하다. 대학의 구성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성언론 기자들도 대학생이었던 시절이 있었을 테지만 그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학교를 떠나게 된 순간부터 그곳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직접 체감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대학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구성원들에게 가장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릴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바로 대학언론이다.


기자는 지난 2020년 5월 본지에 입사했다. 막연하게 언론인의 꿈을 가지고 들어온 이곳은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한 달에 한 번 진행하는 기획회의 소요 시간은 기본이 네 시간이었으며, 적절한 아이템이 없을 땐 2차로 넘어가기까지 한다. 기획회의라는 큰 산을 넘으면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었다. 순탄하지 못한 인터뷰 섭외 과정은 물론이며, 통화 목록은 취재처와 인터뷰이 전화번호로 가득했다. 학내 기사 취재 과정에서 우리 대학교 관계자나 학생회의 냉소적인 반응을 감내하는 것도 학생 기자들의 몫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학생 기자들의 본업인 학업과 병행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대학언론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단 하나다. 우리는 대학사회의 와치독(Watchdog)이기 때문이다. 와치독은 감시인, 감시 단체라는 뜻을 가졌으며 주로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언론을 지칭하는 단어로 쓰인다. 대학언론 또한 대학과 학생회를 감시하기 때문에 대학사회의 와치독이다. 편집국장 임기 동안 우리 대학 청소노동자 갑질 문제나 점점 낮아지는 학생 회 선거 투표율, 학생회 간식배부 논란 등 학내에서 발생한 대부분의 문제를 꼬집어 왔다. 만약 대학언론이 없었다면 억울한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누가 들어줬을 것이며, 이 문제를 누가 조명했을까. 


하지만 여러 대학에서는 대학언론을 축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지면 발행횟수를 줄이거나 예산을 삭감하며, 특정 학교는 대학본부를 향한 부정적인 논조의 기사를 아예 발행하지 못하도록 편집권 침해를 자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풍파 속에서도 책임감을 가진 대학언론인들은 학내 민주화 수호를 위해 여전히 학업과 취재를 병행하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인다. 대학의 와치독인 대학언론의 보전을 위해 독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박서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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