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의도 : 노래는 지친 우리 삶을 치유해준다. 상황별로 좋은 노래를 추천해준다.
ANN : 임선연
기획 : 이은재 PD : 신지우
어서 오세요, 노래 약국입니다. 저는 n년째 노래를 처방해드리고 있는 자타공인 약사, 임선연입니다. 편하게 임 약사라고 불러주세요. 무슨 증상 때문에 약국을 방문하셨나요? 먼저 접수증부터 작성해주세요. 그동안 처방 ‘전’ 노래 듣고 오겠습니다.
먼저 오신 손님부터 처방해드릴게요. 닉네임 김단풍 님, 가을 타는 듯한 증상을 보이네요. 심적으로 우울해지시죠? 지금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에, 김단풍 님처럼 감정이 낙엽과 같은 손님들이 적잖이 계세요. 다들 가을이 공허함과 소멸, 쇠락하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하십니다. 김단풍 님은 특히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방인이 된 것 같다고 적어주셨네요. 가을 타는 증상은 의학적으로 ‘계절성 정동장애’ 또는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불립니다. 우리 뇌의 시상하부는 세로토닌이라고 불리는 ‘행복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가을이 되면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세로토닌 분비량도 줄어 우울감이 커진다는 것이죠. 제 처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감정에 충실해라!’ 울고 싶으면 울고, 웃고 싶으면 웃으세요. 자연의 섭리에 맞게 스스로에게 자신을 맡겨보는 건 어떨까요? 또는 세로토닌의 합성에 관여하는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해보세요. 그러려면 햇빛을 충분히 받으셔야 해요. 그리고 세로토닌 분비를 위해 장 건강도 필히 챙겨주세요. 행복 앞에 장사 없잖아요? 우리 마음속에 우울을 걷어내고 행복으로 가득 채워봅시다!
바이브의 ‘가을 타나 봐’ 였습니다. 점심 식후 즉시 복용해주세요. 다음 처방은 아이유의 ‘가을 아침’입니다. 이 약은 피폐하고 혼란스러워진 정신을 맑게 해주는데 아주 효과가 좋습니다. 아침 식후 30분입니다. 다음 약입니다. 적재의 ‘나랑 같이 걸을래’인데요. 적재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가을의 쌀쌀함을 잠시나마 잊게 해줄 거예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약은 효과 보장입니다! 그 사람과 이 노래를 함께 들으며 길을 걸으면 분위기가 아주 좋아질 거예요. 마지막으로, 먼데이키즈의 ‘가을안부’입니다. 이 약은 조심해서 복용하세요.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거든요. 취침 전 하루에 한 번 복용하세요. 이렇게 해서 약은 총 1일 4회 사흘분입니다. 다른 증상이 나타날 경우 전문가와 상의가 필요합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손님~ 안녕하세요. 닉네임 코코아 맞으시죠? 이번 여름에 더위로 많이 고생하셨군요. 아~ 이번 겨울은 좀 따뜻하게 보내려고 미리 약을 챙기려고 하시는구나? 네, 알겠습니다. 올해 여름은 너무 더워서 폭염경보가 잦았죠. 여기 부산에는 비가 왔던 날을 한 손에 꼽을 만큼 비가 적게 왔어요. 올해 겨울은 한파주의보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이겨냈으면 좋겠어요. 코코아처럼 따뜻한 겨울나기 약은 아주 많답니다. 근데 생년월일을 보아하니, 겨울에 태어나셨군요? 눈이 아주 많이 오는 날에 태어나셨다고요? 음~ 그럼 이 약을 먼저 추천해드릴게요. 수지의 ‘겨울 아이’라는 약입니다. 이 약을 드시면 겨울에 태어나신 걸 축복받을 수 있을 거예요. 제가 효과 좋은 약, 얼른 조제해서 올게요!
네, 맞아요. 성시경의 ‘너의 모든 순간’입니다. 이 약은 유명하기도 하고 효과가 좋아서 많은 분이 익히 알고 계세요.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하시면 됩니다. 오래된 드라마지만, 지금 다시 봐도 세련된 드라마가 하나 있죠. 바로 ‘별에서 온 그대’인데요. 별에서 온 그대 OST 중 하나로 ‘너의 모든 순간’이 있습니다. 장면과 OST가 정말 잘 어울리니, 오늘 밤은 별그대 다시 보기 어떨까요? 다음은 성시경의 ‘희재’입니다. 이 약은 영화 ‘국화꽃 향기’의 OST입니다. 노래 제목이 ‘희재’라니... 사람 이름 같죠? 네, 정말 사람 이름 맞습니다. 극 중 여주인공의 이름이 희재인데, 희재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긴 곡입니다. 코코아 님도 마음속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그 사람이 있나요? 저녁 식후 30분입니다. 마지막으로 SG 워너비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Must Have Love’입니다. 점심 식후 즉시 복용해주세요. 신나는 도입부가 코코아 님을 따뜻하게 해줄 거예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복용하면 더 효과가 좋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유의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코코아처럼 달콤한 겨울나시라고 처방해드렸습니다. 이 약도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하세요. 약은 총 1일 4회 사흘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손님 두 분이 약을 드시고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네요. 다음은 삶의 질을 높여주는 영양제를 추천해 드리려고 합니다. 가을은 우리의 마음을 심란하게 하기도 하지만, 쓸쓸하고 고독한 분위기 아래에서 책을 읽기도 좋은 계절이죠. 바로 독서의 계절인데요. 등 (등), 불 (화), 옳을 (가), 친할 (친) 등불을 가까이하여 글 읽기에 좋다, ‘등화가친’의 계절이라고도 한답니다. 가을은 독서뿐만 아니라 공부에 매진하기도 좋죠. 이런 의미에서, 주말 아침을 도서관에서 시작해보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이제 독서나 공부할 때 도움이 되는 약을 소개해볼게요. 오늘의 첫 번째 영양제 들어갑니다.
어떠셨나요? 좀 더 집중이 잘 되거나 마음이 편안해지지 않나요? 저는 사극풍 노래나 지브리 노래 또는 발라드 피아노 버전처럼 가사 없는 음악이 더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마음이 안정되어서 잠자기 전에 들어도 좋습니다. 가을을 대표하는 또 다른 사자성어로는 천고마비가 있습니다. 하늘 (천), 높을 (고), 말 (마), 살찔 (비) 가을 하늘이 높으니 말이 살찐다는 뜻으로, 가을은 날씨가 좋아 활동하기에도 좋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가을 드라이브를 떠나는 것도 한숨 돌리기에 좋을 것 같아요. 차에서 비투비의 ‘그리워하다’를 크게 틀어놓고, 창문도 확 열어버리고 바람을 만끽하며 가을을 즐겨보세요. 지구온난화로 짧아진 가을을 제대로 느껴보고 오는 겁니다! 남아있는 우리 생에 가을은 몇 번 더 있을지 모르잖아요. 다음 영양제입니다. 겨울나기에 도움 되는 약은 정말 많아서 고르기가 힘들었는데요. 아까 코코아 님께 처방해드렸던 약은 이 영양제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어반자카파의 ‘코끝에 겨울’입니다. 이 약을 드시면 퇴근길 겨울의 입김이 떠오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몹시 추운 겨울의 어느 날 퇴근길 버스나 지하철에서 듣기 좋은 노래랄까요? 노래도 좋지만 영화로도 따뜻한 겨울나기를 할 수 있습니다. ‘먼 훗날 우리’라는 로맨스 영화입니다. 중국 청년들의 현실이 잘 반영된 영화라고들 하더라고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으니, 넷플릭스 구독 중이라면 ‘먼 훗날 우리’를 보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건 어떨까요? 자, 오늘의 마지막 영양제 들어갑니다. 샵의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인데요. 라떼처럼 씁쓸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가 아주 영양 만점입니다.
오늘의 처방 어떠셨나요? 가을과 겨울나기에 효과적인 약을 많이 소개해드렸는데요. 저는 오늘도 약 추천으로 보람찬 하루를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약 복용 까먹지 마시고 잘하셔서 올해 가을, 겨울 잘 보내시길 바랄게요. 참! 영양제도 귀찮지만 꾸준히 복용하셔야 효과를 보니까 요일별로 약통을 준비하셔도 될 것 같네요. 임 약사의 처방전을 다시 듣고 싶으시다면, 유튜브와 다우미디어센터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 지금까지 기획에 이은재, 제작과 송출에 신지우 PD 수고 많으셨고요, 저는 임 약사의 처방전의 임선연이었습니다.
m1) 자이언티-하루 일과
m2) 바이브-가을 타나 봐
m3) 먼데이키즈-가을안부
m4) 성시경-너의 모든 순간
m5) 아이유-미리 메리크리스마스
m6) 에피톤 프로젝트-봄날, 벚꽃 그리고 너
m7) 샵-내 입술...따뜻한 커피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