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탑│ 녹조라테, 끝없는 사회 재난
│상아탑│ 녹조라테, 끝없는 사회 재난
  • 박선주 기자
  • 승인 2022.10.04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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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대 유근제(환경공학)교수

 

최근 다대포 해수욕장과 낙동강에 녹조현상이 심해졌다. 마실 물에 이어 대기 중 공기까지 녹조 원인균이 발견되는 등 '녹조 독소'를 둘러싼 사람들의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낙동강 주위를 걷다 보면 초록색 녹조가 강 위에 둥둥 떠다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낙동강은 우리 대학교 승학캠퍼스와 밀접해 더욱 자주 보곤 한다. 이에 학생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녹조라테 한잔할래?'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러한 녹조현상은 끝없는 사회재난이다. 생태계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적신호가 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 전 지구적 녹조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한국 해양대 환경공학 유근제 교수를 만나 의견을 들어봤다.

 

낙동강과 다대포 해수욕장을 둘러싼 녹조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녹조현상은 일부 자연현상으로서 조류가 수생태계에서 완전히 사멸되면 생태계 균형이 파괴될 수 있어 심각한 문제다. 또한 녹조는 매년 반복되고 있는 환경문제로서 현재까지 많은 R&D(Research & Development) 연구를 통한 기술개발과 환경정책(안)이 도출되었으나, 실효성이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녹조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개발과 정책을 마련할필요가 있으며, 환경재해 개념으로 인식을 전환해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갈수록 심해지는 녹조 현상은 인간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고농도의 녹조 독성은 생태계 먹이사슬을 통해 결국 인간에게 식중독(복통, 구토 증상) 등의 질환뿐만 아니라 심지어 목숨까지 잃게 될 수 있어 환경보건학적으로 독성을 제어하고 관리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녹조 독성이 간질환을 일으킨 해외 사례가 많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독성이 강해 간질환을 일으키는데, 면역체계가 약한 사람들은 조금만 노출이 돼도 독성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웬만큼 면역체계를 갖고 있다면 견딜 수 있지만, 어린이나 노약자 같은 취약계층은 위험할 수 있다. 

 

지난 3월, 환경운동연합과 시민환경연구소, 국회 더불어민주당 이원영·이수진 의원 등은 '세계 물의 날'인 22일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낙동강 쌀에서도 발암물질이자 생식 독성을 가진 물질인 녹조 독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들은 식수에는 문제가 없을지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실 사람들이 식수에 문제가 없을지 불안해하는 건 큰 문제다. 실제로 지금 일반 가정집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오기도 했다. 심지어는 대기 중에서도 검출 됐는데, 수돗물에서도 충분히 녹조 유해 물질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녹조가 강 표면에 있다가 공기 위로 올라가서 이동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게 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하는데, 사람들이 마이크로시스틴을 흡입 하게 되면 간질환을 유발할 뿐 아니라 사람의 생식기에도 안 좋다.

특히 환경보건학적으로 문제가 있기에 꾸준히 관심을 두고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고도정수처리 과정을 거치면 마이크로시스틴 6종이 제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부 제거가 되지 않고 △부산 △대구 △창원 샘플에서 미국 OEHHA(환경건강위험평가국) 기준치보다 높게 검측된 사례가 있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녹조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수량(강물이 흐르다가 좁아진 곳)과 유속(물이 흐르는 속도) 등의 복합적 요인이 있다. 물의 흐름을 인공적으로 막아버리고 보를 개방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시간 있다 보니 고인 물이 점점 썩어 들게 되고, 표면 상부층이 그대로 머물러 있으니 조류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또 인간의 인위적인 활동으로 인한 유기영양염류의 과다 유입으로 녹조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녹조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해결책은 무엇인지.

더욱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모니터링을 통해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수행돼야 한다. 현재 녹조 관련 환경기준에서 실제 녹조현상으로 인한 유해성과 위해성을 평가할 때 *남조류 세포의 수가 주는 기여도가 낮기 때문에 보다 선진화된 환경기준으로 개선하고 법적 기준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관리 항목도 개선해야 한다. 유럽과 네덜란드, 독일 같은 경우에는 남조류 세포의 수도 측정하지만, 조류가 내뿜는 독성물질 같은 항목들도 포함해 측정한다. 단순히 우리나라처럼 수질 환경 기준에 맞춰져 있는 항목들만 하는 게 아니라, 선진국처럼 실제 조류가 가진 독성물질에 대한 항목도 추가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의견수렴창구를 만들어 △정부 △지자체 △시민 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공동체 의식 제고가 필요하다.

 

녹조현상과 관련해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자면.

 

우리가 주의하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녹조의 급작스러운 증식으로 인한 고농도 녹조현상이다. 이러한 고농도 녹조현상을 선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정부와 지자체, 국민 사이에 신뢰도가 확보돼야 하며, 보다 과학적인 데이터 확보와 투명한 정보공개가 필요하다. 특정 집단의 이익이 아닌 국토 전체 관점으로 시야를 돌리고 우리나라 국민 모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정부 및 지자체와 협조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마이크로시스틴: 남조류라는 미생물이 만드는 독소 물질로, 녹조가 점점 심해지면 수생태 생물 및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해 물질

*남조류 : 핵막으로 싸인 핵이나 다른 세포 소기관을 가지고 있지 않은 조류로 여름철 갈수기에 저수지 수질이 약화될 때, 수일 내에 저수지 전체를 덮을 만큼 번식성이 강하고 유독조류로 보고된 종류도 있다.

 

박선주 기자
 2100366@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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