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날레에서 예술의 피날레를 장식하세요
비엔날레에서 예술의 피날레를 장식하세요
  • 진순영 기자
  • 승인 2022.10.04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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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현대미술관 전경
<사진=진순영 기자>

 

지난달 3일, '2022 부산 비엔날레'가 열렸다. 비엔날레는 매년 부산에서 개최되는 국제적인 규모의 미술 전시회로 11월 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물결 위 우리'로 근대 이후 부산의 역사와 도시 구조의 변화 속에 감춰진 이야기를 전 지구적 현실과 연결 지어 조명한다. 2022 부산 비엔날레는 △부산현대미술관 △부산항 제1 부두 △영도 △초량 총 4곳의 전시장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그중 한 곳인 부산현대미술관으로 예술의 향연을 느껴보기 위해 기자가 직접 가봤다.


부산 비엔날레는 현장 판매와 온라인 예매를 통해 입장이 가능하다. 현장 및 온라인 판매의 경우 △만 19-64세(일반) 12,000원 △만 13-18세(청소년/군경) 6,000원 △만 4-12세(어린이) 4,000원이다. 영도와 초량은 무료 관람이 가능하나 부산현대미술관과 부산항 제1 부두는 이용권을 구입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3개의 전시실이 있다. 우선 입장권을 구입 후 지상 1층 전시실부터 들어갔다. 이번 부산 비엔날레는 △이주 △노동과 여성 △도시 생태계 △기술 변화와 공간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부산현대미술관이 위치한 을숙도는  자연과 생태 환경의 변화를 잘 표현해 전시실에는 이와 관련된 작품이 많았다.


평일에 미술관을 방문했음에도 주변엔 아장아장 걸으며 엄마 손을 꼭 잡은 아이부터 데이트를 즐기러 온 젊은 남녀와 세월의 추억을 엿볼 수 있는 노부부까지 활기가 넘쳤다. 먼저 지상 1층은 극장에 온 듯한 어두운 조명이 작품들을 비추고 있었다. 그중 전시실 입구에서 예술품이라 하기에는 거대한 몸집으로 기자를 맞이한 필리다 발로의 <무제: 블루캐처;2022>가 있었다. '거친 산업적 재료들을 비일상적인 스케일로 변주한 작업들을 통해 유쾌하면서도 통찰력 있는 미감을 구축한다'는 작품 설명을 통해 단단한 철골 같은 작품의 내면에 숨어있는 우아하면서 미학적인 작가의 속내를 이해할 수 있었다. 


또 이번 전시에는 25개국 64작가·팀 80명이 참가해 전 세계에서 온 외국작가들의 작품도 많았다. 특히 이누이트의 전설과 신화, 그들의 삶을 그림 속에 녹여낸 카바바우 마누미와 필리다 발로 같은 외국 작가들도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이어진 전시실에는 감민경 작가의 <동숙의 노래>가 있었다. "작가의 어머니가 살았던 시대의 여인상을 '동숙'으로 설정해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는 작품 설명을 통해 작가의 작품이 먼 과거와도 같은 과거 속 부산과 현재를 이어주는 것 같았다.


감민경 작가는 이번 부산 비엔날레를 준비하면서 "현대미술의 장이면서 세계적인 미술 행사에 참여하는 게 부담스러우면서 영광스럽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작품해석에 있어 "관객들이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코드가 있으면 좋겠다. 그림은 소통의 매개체이므로 이번 전시로 다양한 관객을 만나볼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산현대미술관에는 미술과 관련한 △워크숍 △대화와 강연 △어린이 프로그램 : DIY우블렉 슬라임 만들기 △퍼포먼스 등 눈과 귀가 즐거운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다. 이 중 전문 수어 통역사를 통해 전시 소개와 주요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느낄 수 있는 수어 도슨트 투어도 있어 누구나 전시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이어진 지하 1층 전시실에서는 지상 전시실에서 느낄 수 없었던 작품과 볼거리가 즐비해 있었다. 지하 전시실에 있던 작품중에서 기자의 눈에 들어온 작품은 피아 뢰니케의 '이름도 없이'이다. 이 작품은 슬라이드 프로젝션이 벽면에 장면을 투사하며, 장면이 바뀔 때마다 19세기 흑백영화에 나올법한 '딸각' 소리가 나오면서 장면이 전환된다. 머리로 작품을 판단하는 것이 아닌 소리를 통한 원초적 감각으로 작품을 느끼는 미학의 청각화 같았다.


마지막 2층 전시실은 지상 1층 전시실과 연결된 구조로 난간 위에서 1층 전시실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2층 전시실은 넓은 전시 공간에 비해 작품은 적었다. 하지만 미로와 같은 전시실을 이리저리 걷다 보면 스크린실을 찾을 수 있는데, 이곳에선 상영하는 영상을 통해 일제강점기 해방 후 부산이 산업화의 물결을 만나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르투로 '텅 빈잔'
<일러스트레이션=박하늘 기자>

 

또 2층 전시실엔 특이한 방이 하나 있는데, 이 방으로 들어가면 아날로그 TV 소리가 시끄럽게 울리며, 그 방 복도 끝에는 알 수 없는 폭포수가 흐른다. 놀랍게도 그 폭포수의 정체는 벽 높은 곳에 설치된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맥주였다. 다소 의아하기도 한 이 작품의 정체는 아르투로 카메야의<텅 빈 잔>이다. 맥주로 잔이 가득 넘쳐흐르는데 작품명이 텅 빈 잔이라 뭔가 이상했다. 하지만 맥주를 통해 '작가가 어린 시절 살았던 페루 사회의 단면과 상태를 보여준다'는 작품설명은 어두운 과거와 다가올 밝은 미래의 대조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미술이라는 주제가 추상적이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 혹시나 미술 작품을 보고 느끼는 게 어렵다면 큰 오산이다. 부산 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부산 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를 훑어보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며 마지막으로 "전시와 연계된 퍼블릭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부산 비엔날레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필리다 발로 '무제: 블루캐처;2022'
<일러스트레이션=박하늘 기자>

 

 진순영 기자
 2200325@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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