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뽑기] 부산 총학생회 뭐 했어요?
[총학뽑기] 부산 총학생회 뭐 했어요?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2.11.07 12: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러스트레이션=박하늘 기자>

 

2023학년도 학생회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2022학년도 부산권 대학 총학생회는 어떤 활동을 펼쳤을까.

 

우리 대학교 제55대 총학생회 '동심'은 봉사활동 시간이 필요한 학생에게 제공하는 동심 봉사단 운영을 비롯해 △제휴 사업 △농촌봉사활동 △화장실 불법 카메라 검사 등을 실시했다. 부경대 제23대 총학생회 'EMOTION'은 △제휴 사업 △화장실 불법 카메라 검사 △학생예비군 셔틀버스 제공 △대동제 개최 △간식 사업 등을 시행했다. 한국해양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BRIDGE'는 △제휴 사업 △간식 사업 △교내 셔틀버스 노선 조정 설문조사 △선후배 교류 프로젝트 △종강 귀향버스 제공 등을 진행했다. 세 곳 모두 복지 사업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차종관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복지 사업은 총학생회에 있어서 꼭 필요하지만, 과다하게 치중된 면이 없지 않다. 총학생회가 이외의 어떤 기능도 다 하고 있지 않으니 학생들이 총학생회를 향해 필요성과 효능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그는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투표를 통해 당선된 정치집단이기에 학생들의 민의를 반영할 의무가 있다"며 "과거 학생사회는 민주화라는 하나의 의제에 집중했다면, 현재는 의제와 요구가 굉장히 다양화됐다. 이를 잘 분석하고 반영하는 것이 총학생회의 역할"이라고 말한 바 있다(본지 1177호 5면 참고). 우리 대학 A(중국어학) 학생은 "총학생회가 학내 문제에 대해 학우들의 생각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지금보다 더 나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총학생회가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대학 주체는 직원, 교수, 학생이다. 그러나 교육권과 같은 문제에 대해 학생이 한 주체로 서야 하는데, 과연 그렇게 하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라며 "학교는 학생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총학생회가 개개별 학생이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대처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여론도 마찬가지였다. 총학생회의 복지 사업이 가장 중요하게 인식되는 사업은 아니었다. 2020년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 집행위원회 정책국이 전국 대학 재학생 2,31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5점 척도)에서, 교육권 활동 및 사업이 4.61점으로 총학생회의 가장 중요한 활동 및 사업이라고 나타났다. 복지 사업은 4.2점으로 뒤를 이었고, 다음으로 축제와 인권·연대 활동 및 사업이 각각 4.01점을 기록했다.

예술대학생네트워크는 '시민성 관점에 근거한 차세대 대학 학생회·학생자치 모델에 대한 연구' 보고서(신문준 외 7명, 2020)에서 결과에 대해 "현재 학생회의 고착화된 사업에 대해 학생들의 인식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목적에 따라 재구축해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제휴 사업만 하는 총학생회?


제휴 사업은 총학생회가 △식당 △카페 △학원 △부동산 △병원 등과 제휴를 맺어 학우들에게 할인과 같은 혜택을 주는 복지 사업이다. 예컨대 해당 학교 학생이라면, 음식점 메뉴 1,000원 할인이라든가 토익 학원 교재 무료 제공 혜택이다. 총학생회가 제휴 사업을 펼치는 것은 학생 복지를 위한 활동으로 부적절하진 않지만, 과다한 제휴 사업 진행은 총학생회의 역할에서 벗어난다는 주장이 크다.


지난달 20일 기준으로 부산권 13개 대학 총학생회 중 제휴 사업에 가장 열을 올리는 곳은 부경대 총학생회다. 부경대 제23대 총학생회 'EMOTION'이 제휴를 맺거나 홍보를 한 사례는 67곳이었다.

B(부경대 정치외교학 2) 씨는 "총학생회의 제휴 사업이 많은 건 학생 입장에서 도움이 되는 일은 맞다. 그러나 총학생회 활동이 제휴 사업에 치중된 건 적절치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다한 제휴 사업보다는 총학생회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 어느 정도의 금액을 사용했는지를 알린다면 총학생회를 향한 학우들의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해양대 비상대책위원회 'BRIDGE'와 3월 30일 임기 이후 제휴 맺은 업체는 29곳이다. 우리 대학 제55대 총학생회 '동심'은 19곳의 업체와 제휴를 맺거나 홍보했다. C(한국해양대 금융학 2) 씨는 "제휴업체에 대해 홍보만 해주는 격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총학생회는 제휴업체 선정기준에 관해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 전 전대넷 의장은 총학생회가 제휴 사업에 치중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총학생회가 지역 상권과 제휴를 맺어 학우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구조로 제휴 사업을 구축한 것이면 그 자체로는 긍정적이나, 제휴 사업은 총학생회가 학우들로부터 정치적 지지를 공고히 하는 수단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제휴 사업을 통해 총학생회가 어떤 거대 담론을 제안했을 때 지역 상권과 연대할 수 있는 관계성을 만드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김민정 전대넷 집행위원장은 총학생회가 제휴 사업에 집중하는 측면은 "총학생회가 기업처럼 되는 것"이라며 "공동체 복원을 위한 축제 기획이나 제휴 사업 진행도 총학생회의 역할이겠지만, 가장 중요한 활동은 학생들의 요구를 대학본부나 정부에 목소리를 내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총여학생회가 사라지고, 성평등을 위해 총학생회는 뭐 했나


과거 여학우의 권익 증진 및 보호를 위한 총여학생회가 존재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자취를 감추는 추세며, 13개 부산권 대학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학내 성평등을 위한 역할은 총여학생회 대신 총학생회가 이어받은 셈이다. 그러나 총학생회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다.


우리 대학 제55대 총학생회 '동심' 학생권익위원회 측은 "정기적으로 교내 모든 화장실과 탈의실, 샤워실 등에 대한 불법 카메라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자궁경부암 예방주사 제휴를 맺어 모든 학우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해양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BRIDGE'는 "총학생회는 학생 전체를 대표하는 자치기구이므로 여학우만을 위한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며 "학내 치안 점검 및 순찰을 진행하는 데에 관심을 기울이는 정도"라고 답했다. 대신 "대학 인권센터 운영위원회에 총학생회 일원이 학생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총비대위 차원에서도 학내 성평등 문제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경대 제23대 총학생회 'EMOTION'은 "남학우 여학우의 구분 없이 부경대 전체 학우들의 복지에 힘쓰고 있다"는 답변에 그쳤다. 


김민정 집행위원장은 "총학생회 자체적으로 젠더 감수성이 있고 성평등적인 학생자치를 만들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며 "총여학생회가 폐지되는 상황에서 캠퍼스 성평등을 위해 총학생회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D 대학 성인권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있는 김강리 씨는 총여학생회 같은 자치기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총학생회는 대체로 학생복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 집단(남성·비 성소수자·비 장애인)의 편의를 과대 대표하고 있다"며 "총여학생회는 총학생회와 독립된 학생자치기구로서, 이를 견제하는 역할도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권 총학생회, 구심점이 없다


전대넷은 전국 24개 총학생회의 연대체다. 이들은 "△입학금 폐지 △학생참여 총장직선제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 문제 △2020년 등록금 반환 등 전국 대학생들의 문제 해결과 권익 대변을 위해 전국 단위 총학생회들이 연합해 발족한 학생회 네트워크"라고 설명했다. 연대체가 존재하는 만큼 거대 담론에 대한 대학생의 목소리를 효과적 낼 수 있는 셈이다. 전대넷은 지난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대학 운영의 자율성만 강조하며, 교육 효율성만을 강조한다"며 이 후보자 임명 반대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부산권 역시 구심점 '부산시총학생회연합'이 존재한다. 이들은 2020년 부산시청 앞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교육권 침해로 인한 대학 등록금 일부 반환 요구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사실상 와해한 상태다.

이기훈 부산시총학생회연합 회장은 "조직화나 단체활동을 시도했으나 총학생회 임기가 1년인 탓에 한계가 있었다. 또한,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지속되면서 학생사회가 단절된 상황도 존재했다"며 "단체 재구성을 위해 다가올 학생회 선거 이후 신임 총학생회장과 전직 총학생회장 간담회를 열 예정"이라고 답했다. 


양미숙 사무처장은 "지방이 고사하고 있고 그 큰 한 축이 지역대학 위기인데, 정치권과 정부, 지자체에 대학 총장들만이 목소리를 낼 필요는 없다. 총학생회도 공동으로 목소리를 내며 대응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공통적인 의제뿐만 아니라 학교 간 학내 문제도 연대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부산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공동취재팀
(대학알리, 동아대학보, 부경대신문, 한국해양대신문)
 박주현·박서현·조민서·김유진·최은빈 기자

※ 이 기사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울산경남협의회 지원을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부산광역시 사하구 낙동대로550번길 37 (하단동) 동아대학교 교수회관 지하 1층
  • 대표전화 : 051)200-6230~1
  • 팩스 : 051)200-62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영성
  • 명칭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제호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0
  • 등록일 : 2017-04-05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이해우
  • 편집인 : 권영성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