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부산│ 금정산과 장인이 만든 '금정산성 막걸리'
│#여기부산│ 금정산과 장인이 만든 '금정산성 막걸리'
  • 신재원 기자
  • 승인 2022.11.07 14: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정산성 막걸리 공장 입구(신재원 기자(좌), 유청길 대표(중), 박혜정 기자(우))

 

부산시 금정구 금성동의 금정산성 마을에서 제조되는 금정산성 막걸리는 우리나라 막걸리 중 유일하게 향토 민속주로 지정돼, 부산 사람뿐만 아니라 전국의 애주가들이 즐겨 찾는다. 이를 만드는 유청길 대표는 대한민국 최초 막걸리 분야의 식품 명인으로 지정될 만큼 전통 막걸리의 명맥을 이어 나가고 있다. 


금정산의 자연이 재료를 주고, 장인의 전통 방식이 더해져 특별한 맛을 내는 금정산성 막걸리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보고자 금정산성 막걸리 공장에 직접 방문해 유청길 대표와 만났다. 

 

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금정산성 막걸리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면.

 

막걸리를 빚는 데 있어 재료와 누룩(술을 만들 때 사용하는 발효제)도 물론 중요하지만, 일단 물이 좋아야 한다. 금정산(金井山)을 한자로 풀면 '우물이 있는 산'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금정산의 물이 좋다는 뜻이고, 물이 좋으니 술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또한 해발 400m의 고지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주가 많이 만들어지는데, 금정산 역시 해발 450m인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금정산성 마을은 분지 형태이다. 금정산성 막걸리는 전통 방식으로 누룩을 만들어 술을 빚는데 누룩을 만드는 과정에서 온갖 잡균이 들어가 술맛을 좋게 한다. 이때 마을이 분지 형태이기에 대대로 그 땅에서 사는 토착 균이 머물면서 누룩의 잡균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하여 금정산성 마을에서 만든 막걸리의 맛이 좋아지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생각한다.

 

금정산성 막걸리만의 특별한 제조 방식이 있다면.

 

금정산성 막걸리는 다른 막걸리들과 달리 전통 방식으로 누룩을 빚고 발효시켜 술을 빚는다. 누룩을 만드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자면 통밀을 거칠게 빻아 따뜻한 물과 섞어 반죽을 만든다. 만든 반죽을 발로 밟아 넓게 펼친 후, 누룩 방에서 5-6일 정도 발효시키고, 또 햇볕에 2-3일 정도 둔다. 그렇게 완성된 누룩을 다시 누룩 방에서 한 달 정도 보관한다. 이렇게 오랜 시간 누룩을 건조시키는 것엔 술의 맛과 관련이 있다. 누룩은 오래 건조할수록 많은 물을 흡수했다가 다시 토해낸다. 그 과정에서 누룩 속 다양한 미생물이 발생하고, 그것이 술에 자연스럽게 배어 막걸리의 맛이 진해진다. 


금정산성 막걸리와 타 막걸리 모두 고두밥으로 술을 빚는 것은 같지만 타 막걸리는 고두밥에 누룩이 아닌 누룩 균을 뿌려 발효시키는 입국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금정산성 막걸리는 앞서 설명했듯 누룩을 직접 발로 밟아 만들어 술을 빚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온갖 잡균이 들어가 입국 방식을 사용하는 다른 막걸리와 맛과 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 

 

▲누룩 방 내부

 

전통 방식으로 막걸리를 빚는 것에 비해 막걸리의 가격이 2-3천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어떻게 단가를 낮추는 것인지.

 

식품은 호기심이 아니라 맛으로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술 없이 팔려고 한다. 또 막걸리의 가격이 너무 높으면 가격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기 때문도 있다.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것에 비해 이윤은 적지만 우리 전통 막걸리를 많은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이윤은 적게 봐도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막걸리 박물관 건립을 진행 중이라고 알고 있는데, 막걸리 박물관에서는 어떤 자료들과 유물을 관람할 수 있는지.

 

막걸리 박물관에 방문하면 금정산성의 옛 모습과 그 당시 마을 사람들의 생활 모습 등 막걸리뿐만 아니라 금정산성 마을의 다양한 모습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막걸리는 쌀로 만드는 농경문화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쟁기나 뒤주, 농기구 등의 민속자료들을 같이 전시할 예정이다. 막걸리 박물관은 금정산성 축제가 열린 지난 10월 29일 개관했다.

 

▲지난달 29일 개관한 막걸리 박물관 내부

 

마지막으로 금정산성 막걸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퓨전 막걸리에 치중돼있는 것이 안타깝다. 퓨전 막걸리를 마시면 옛날 우리 선조들의 정신과 멋이 깃든 술의 의미를 모른다. 그저 가볍게 잘 넘어가고, 마실 수 있는 달달한 술이면 좋은 술이구나 하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 우리 문화와 전통을 지키기 위해 고수해 나가는 식품이나 제품에 대해서는 젊은 사람들의 애정이 필요하다. 상업적으로 이윤이 남아야 전통도 지속될 수 있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 젊은 사람들이 옛것을 사랑해줬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을 하고 싶다. 

 

유청길 대표의 답변 하나하나에서 전통 막걸리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을 엿볼 수 있었다.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는 방식을 고수하면서도 이윤보다 많은 사람들이 막걸리를 접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막걸리 장인이 있기에 우리가 전통 막걸리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금정산성 막걸리를 마시며 선조들의 정신과 멋을 느끼고, 진정으로 좋은 술을 느껴볼 수 있길 바란다.


 신재원 기자
 2208026@donga.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부산광역시 사하구 낙동대로550번길 37 (하단동) 동아대학교 교수회관 지하 1층
  • 대표전화 : 051)200-6230~1
  • 팩스 : 051)200-62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영성
  • 명칭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제호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0
  • 등록일 : 2017-04-05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이해우
  • 편집인 : 권영성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