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코로나 시기를 기억하며
│사설│코로나 시기를 기억하며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3.03.0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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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은 대학가에서 의미 있는 날이다. 3년간의 코로나 시기를 지나 완전한 대면 수업을 시작하는 학기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지난 3년을 유쾌한 시간으로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 마스크, 거리두기, 백신, 변이, 확진자 등이 삶의 키워드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이 TV와 인터넷을 장식했고, 심지어 휴대폰 문자로 수시로 전달되어 사람들의 신경을 자극했다. 여행이나 만남도 자유롭지 못했고 이동조차 제약을 받았으니 지난 3년을 좋게 기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지난 3년은 지식의 새로운 지평을 연 시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pandemic)을 경험한 최초의 세대로서 바이러스와 백신, 환경과 질병의 관계 등에 대해 어느 세대보다 풍부한 지식을 축적하였다. 바이러스는 컴퓨터를 공격하는 것이며 백신은 그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우리에게, 숙주에 기생하면서 다른 개체로 전파되어 수시로 변이하는 바이러스와 감염 전에 투입하여 면역력을 높이고 감염의 피해를 줄이는 백신에 대한 지식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

 

특히 바이러스의 종식이란 없으며 백신은 치료가 아니라 예방 혹은 면역이 목적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코로나와 유사한 상황이 다시 발생했을 때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게 했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다. 지난 3년은 과학기술의 영역에서도 엄청난 진보와 발전을 가져다주었다. 불가능할 것 같던 비대면이 일상이 되었고, 가상세계에서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뤄지며, 사용자의 요구에 맞게 대화하는 인공지능 로봇의 서비스가 가능하게 되었다. 4월쯤이면, 아니 다음 주면 또 다른 무엇이 우리를 놀라게 할지 아무도 모른다. 이러한 변화와 발전이 코로나와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아닐지라도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일상과의 상관관계는 분명하다 할 수 있다.


환경은 지속적으로 파괴되고 과학은 빛의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환경 파괴는 질병과 전염병의 중요한 원인이며 과학은 가상을 현실보다 중요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이 둘은 그렇게 긴밀하게 연관되지는 않았으나 팬데믹의 출현으로 둘은 절묘하게 결합했다. 비대면의 아이콘 줌(zoom)은 가상세계에 강의실을 만듦으로써 사람 사이에서 전파되는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였다. 인공지능은 챗GPT로 진화하면서 굳이 누구를 만나거나 책을 빌리러 가는 수고로움을 해소해주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난 3년의 코로나 시기를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 우리는 지난 3년간 코로나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였고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을 도모하였다. 그렇다고 코로나 시기를 유쾌하게 생각하기는 어렵다. 코로나는 다시 경험하기 싫고, 과학기술은 너무 빨리 변화하여 따라가기 힘들어 오히려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에게 이 둘은 변수가 아닌 상수이다. 우리는 일상적 감염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또한 인공지능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인류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으나 속도에 영향을 줄 수는 있을지라도 흐름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지난 3년은 인류의 새로운 출발일 수 있다. 다시 말해, 앞으로 전개되는 인류의 모든 역사는 코로나와 같은 감염을 고려하면서 기록될 수 있는 것이며 과학 역시 이를 바탕으로 발전할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코로나가 우리에게 시련을 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은 인류의 능력을 시험하는 하나의 장애물일 뿐이다. 장애물을 넘을 때는 기존의 방식대로 걷거나 뛰면 안 된다. 방향을 틀어 우회하거나 힘찬 발돋움으로 뛰어넘어야 한다. 지난 3년의 코로나 시기! 그것을 기억할 때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는 어떤 세상이며 무엇이 펼쳐질까를 고민하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지난 코로나 3년에 대한 필자의 기억이다. 

 

 본지 논설위원 한국어문학 정규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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