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당신의 총학생회는 넷플릭스만큼 값어치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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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3.03.0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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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등록금 고지서를 받아봤을 것이다. 기타 경비 항목에 1만 5,000원의 학생회비가 적혀 있다. 자율 납부지만, 이를 내는 사람도 무조건 있을 테다. 학생회비는 총학생회의 주 수입원이다.


대학생에게 1만 5,000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 OTT 서비스 '넷플릭스'의 한 달 구독료가 스탠다드 요금제 기준으로 1만 3,500원이다. 이 돈도 적지 않아 계정을 공유하며 구독료를 나눠 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에겐 넷플릭스가 일상의 즐거움이다. 그렇담 학생회비는 넷플릭스 구독료만큼의 값어치가 있을까. 추측건대 학생 대부분이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대체로 총학생회의 역할은 무엇인지,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근래 총학생회의 행보를 살펴봤을 때 간식 행사나 제휴 사업으로 대표되는 복지사업, 대동제 기획이나 농촌봉사활동 등 문화사업을 빼곤 눈에 띄는 활동이 전무하다. 당연히 이 사업은 총학생회가 투표로 선출되므로 학우의 지지를 얻기 위해 필수 불가결하다. 다만 이것이 총학생회의 목적이 된 인상을 감출 수 없다. 또 이는 학우 모두가 혜택을 받기에 한계가 있다. 그럴 바엔 학생회비 납부보단 넷플릭스 구독이 합리적이다. 


진부하지만 총학생회는 학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태어난 대의기구이자 자치 기구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고작 시험 기간 간식 받자고 시간과 비용을 들여 학생회 투표에 나서는 게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복지사업과 문화사업으로 점철된 대부분의 총학생회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의 비율)' 떨어지는 서비스업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느낌이다. 결국 학생 권익 증진이 총학생회의 본질 아니겠는가. 이를 추구한다면 총학생회가 학생회비 1만 5,000원만큼의 값어치를 충분히 할 수도 있겠다.


학령인구 감소 속 우리는 과도기에 놓여있다. 당장 대학이 문을 닫아도 이상하지 않은 시대에 학생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시대의 급류를 피할 수 없다마는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이해관계의 균형을 맞춰야 하지 않겠는가.

 

'통보식'의 의사 결정으로 학생 권익이 침해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학생의 상황만을 강조하며 학교에 떼를 쓰라는 뜻이 아니다. 학생의 의견 수렴과 대학과의 협의 과정을 거치라는 말이다. 총학생회 대표는 등록금심의위원회와 대학평의원회에 학생 대표로서 참석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그곳에서 '거수기' 역할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욕심을 더 부리자면, 이것을 넘어 총학생회가 대학생을 아우르는 현실 문제에 목소리를 냈으면 한다. 해묵은 취업난, 일자리 탓에 지역을 떠나야 하는 현실, 높은 월세 등 대학생에게 놓인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냈으면 한다. 과거 586세대처럼 아스팔트에서 투쟁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대학생 개개인의 의견을 담아 공통의 문제로 정제한 다음, 이를 정책결정권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하나의 목소리로 낸다면 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부산 대학생 수는 21만 명에 육박한다.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조직은 각 대학의 총학생회밖에 없다. 21만 명에 달하는 유권자가 하나로 묶인다면, 이를 무시할 수 있는 정책결정권자는 있을 수 없다.


해가 갈수록 총학생회 무용론은 커지고 있다. 총학생회가 선출되지 않은 대학이 늘어간다. 총학생회 투표율은 점점 낮아진다. 이 상황에선 총학생회의 필요성을 증명하는 행보만이 학생자치를 존립할 수 있게 한다. '나'의 권리와 이익을 지켜주는 총학생회만이 돈값을 할 것이다.


그래서 학우들에게 묻는다. 당신의 총학생회는 값어치를 하는가.


 박주현 독자위원(정치외교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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