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예술가, 세상에 한 획을 긋다
청년 예술가, 세상에 한 획을 긋다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3.03.06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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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윤예원 기자>

 

지난 1월 13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우리 대학교 석당미술관에서는 부·울·경 지역 대학 미술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제9회 신진작가 기획전 '2023 YAA(Young Artist ARTISTAR)(이하 YAA 전시)'가 개최됐다.


YAA 전시는 매년 석당미술관에서 주최하는 대표적인 전시회로, 신진작가를 양성하고 지원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진행된다. 올해 9번째를 맞이한 YAA 전시는 총 33명이 참가했으며, 그 중 △대상을 수상한 김채용(부산대 미술학 '21 졸)(이하 김) △최우수상을 수상한 오영준(부산대 미술학 '23 졸)(이하 오) △아티스트상을 수상한 박천수(동의대 디자인 조형학 '22 졸)(이하 박) 작가들을 기자가 직접 만나봤다.

 

'2023 YAA'에 어떻게 지원하게 됐는지.


김: 대학을 졸업할 당시에는 정보를 몰라서 지원을 못 했는데, 신진작가들을 위한 공모전이 석당미술관에서 열린다는 공고를 보게 됐고, 선정돼 참가하게 됐다.

 

오: 오래전부터 석당미술관에서 YAA 전시를 하는 선배들을 보며 자라왔고, 이제 나에게도 이 전시가 찾아왔다는 것이 너무 기뻤다. 올해 작가로서의 첫 전시이기도 하고 선배들을 이어 나에게도 뜻깊은 전시이기에 참여했다.


박: 평소에 그림을 그리는 건 내가 가장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복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결과물과 보고서가 필요하다. 그걸 이루기 위해서는 목표를 세워야 하고 내가 쓰러지지 않는 희망이 필요하다. 항시 흔들리고 집중하기 어려울 때마다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해 머물고 정체돼 있기엔 스스로 두려워 참가하게 됐다.

 

▲김채용 '1+1〉2


이번 작품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김: 작품 '1+1>2'는 평소 지향하고 있는 가치관이자 시너지 효과를 뜻하는 '1+1>2'라는 수식에서 시작됐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힘을 더해 어려운 현재 상황을 극복해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고 살아가는 이상적인 사회'를 표현하고자 했다. 초과라는 부등호 '>(사회)'를 입체로 형상화하고 이 속에서 사람의 모습을 닮은 단추 인형들이 보이지 않는 끈, 인연을 맺는 모습을 담아냈다.


또 셔츠를 입을 때 '단추'가 옷의 끝과 끝을 연결해 주는 것을 보고 연결과 맺음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를 가지고 사람을 형상화하고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없듯이 각자 개성을 담아내고자 했다. 단추의 95% 정도는 버려지는 옷의 단추를 떼거나 상품 가치가 떨어져 일반적으로 판매하기 어려운 폐단추를 구해 재활용해 단추 인형을 탄생시켰다. 작품 내의 약 300개의 단추 인형은 각각 고유한 Edition No. 와 함께 Identity 및 Personality가 있다.


박: 작품 '중독'과 '인신공양'은 어딘가 집착과 파멸에 초점을 두고 있다. 둘 다 내면과 외면이 모두 파괴되는 인간의 죽음을 그리고 있다. 작품을 구상할 당시, '인간이란 뭘까?'라고 생각했고, 인간은 앞으로 나아가며 희망을 꿈꾸고 자신만의 길을 나아가는 이들을 말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완벽한 백색도 완벽한 흑색도 아닌 회색에서 어디를 가까이하는지의 차이지만, 자신만의 목표를 위해 전진하는 것이 인간이다. 이에 두 그림은 나아가지 못하고 완전히 무너져 버린 이들, 영혼이 더 이상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는 이들을 형상의 끝을 그려냈다.


오: 작품 'Made by'의 대주제는 호기심이다. 새로움에 대한 끝없는 탐구라고 일컫는 호기심에서 과연 새로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에서 시작됐다. 나는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익숙함과 낯섦의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몸부림은 반복되는 분해와 조립, 끊임없는 재조합으로 완성된다고 생각하기에 이 작품을 만들게 됐다.

 

▲박천수 '인신공양'


작품을 구상할 때, 영감은 어떻게 받았는지.


오: 작품을 구상하면서 어린 시절을 많이 생각했다. 모든 아이들이 그렇듯 장난감을 좋아했고, 그중에서 특히 조립형 장난감을 좋아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장난감이 있어도 어린 시절의 욕구를 채우기엔 장난감의 수는 턱없이 부족했기에 완성된 장난감들을 다시 분해하고 재조립하기도 했다. 이렇게 재조립한 장난감은 나에게 로봇이기도, 동물이기도, 인형이기도 했으며 무엇이든 될 수 있었다. 어릴 적 장난감으로 무엇이든 될 수 있었던 순간을 투영해 이 작품을 제작했다.


김: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시대를 경험하면서 외향적인 나는 외로움을 극심하게 느꼈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격언을 뼈저리게 공감했다. 그래서 이를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2023 YAA'에서 수상한 소감이 어떤지.


오: 첫 작품을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노력해서 항상 1등만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김: 사실 시상이 있는 작가 공모인 줄 모르고 지원했었고, 설치 당일 알게 됐다. 수상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대상을 받았다는 연락에 기분은 좋은데 얼떨떨했다. 수상 후 가족과 주변에 알렸고 다들 축하해주니 그간 열심히 활동한 것에 보상받는 기분이라 뿌듯하고 더욱 열심히 활동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박: 이 상은 항상 응원해주고 이끌어주신 은인과 스승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힘들 때 말을 건네주었고, 내가 굶고 있을 때 밥을 주었다. 가장 가까이 있었던 사람이 가장 잔인하게 사람을 증오로 몰아가도 도움을 준 그분들의 빛나는 따스함이 나를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해주었다.

 

부산 청년 예술인으로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김: 제 작품을 보고 팬이 됐다며 연락을 주고 다른 전시에도 찾아와주는 분들이 있는데 이처럼 대중과 소통하며 활동하는 매 순간이 값지고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내 작품으로 다양한 분야 사람들의 견해로 피드백 받는 것도 좋고 공감과 인정을 받을 때 항상 기분이 좋아지며 긍지를 느낀다.


박: 그림을 운송할 때마다 비가 오고 환경이 좋지 못했다. 폭우와 소나기는 늘 함께했고 이상할 정도로 심할 때는 태풍이 치고 비바람이 심각할 정도로 몰아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신기하게 어찌어찌 방법이 번쩍하고 생기는 게 운이 나쁘면서도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오: 많은 전시를 보며 언제쯤 내 작품으로 전시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상상을 많이 했다. 그런 의미에서 졸업 전시와 이번 전시는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에 대해 감회가 새로웠다.


반면에 청년 예술인으로의 고충이 있다면.

 

오: 아무래도 작업을 함에 있어서 수입과 지출에 대한 고충이 제일 큰 것 같다. 작품 제작 기간이 있기에 고정적인 직장 생활은 어쩔 수 없이 배제되고 수입의 불규칙함이 있다. 그리고 작품 제작에 있어서 고정적인 재료비와 그 외의 다른 작업 지출이 많기에 초반에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이상 불안정한 시작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힘든 점인 것 같다.


김: 항상 고민거리가 있다면 타파해왔기에 고충은 없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부산이 서울보다 비교적 다양한 볼거리와 플랫폼, 정보 등이 부족하여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고 경험을 쌓아가느라 비용과 체력이 많이 소모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성장하려면 당연히 어디든 다니며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되어 열심히 활동 중이다.

 

▲ 오영준 'Made by'


이후 작품계획이 있다면.


박: 조금 가족적인 이야기를 그려볼까 생각하고 있다.


오: 앞으로 계속해서 분해와 조립을 통한 작품을 만들 계획이다. 지금은 FRP라는 재료에 의존도가 높지만, 다른 재료의 물성을 연구해서 더 다양한 모습의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다.


김: 올해는 10월 중에 개인전과 여러 단체전 참여가 계획돼 있고 기획자로서 여러 전시를 기획할 예정이다. 그리고 대중과 청년 작가들을 위한 대안공간을 만들려고 브랜딩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도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꿈을 지속적으로 이루기 위해 작가 및 기획자로서 활동을 꾸준히 이어 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부산에서 활동하는 청년 예술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한다. 다들 꺾이지 않고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하며 서로에게 좋은 동료 예술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 하고 싶은 것에 있어서는 남들의 얘기를 수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자신만의 고집으로 열심히 전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 오늘이 편안하고 내일이 편안해 마음에 광명이 있기를 기원한다. 

 

 박혜정 기자
 2108591@donga.ac.kr

 

〈일러스트레이션 = 최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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