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원도심, 지역 소멸②
무너지는 원도심, 지역 소멸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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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0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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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이 금지된 서구 아미동 공폐가 <사진=박혜정 기자>

 

저출산과 고령화, 인구감소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부산 역시 지난 2020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부산의 초고령 사회 진입은 전국 7개 대도시 중 처음이다. 이런 부산에서도 유독 인구감소가 심한 곳은 원도심이다. 과거 부산의 중심지로 불리며, 한때 위상을 떨쳤던 지역들은 이제 소멸 문제에 직면했다

 

원도심 사람들

 


과거 원도심은 도시의 중심부 역할을 담당하며 △시청 △시장 △역 등이 위치했다. 그에 따라 많은 인구가 원도심에 거주할 정도로 붐볐다. 그러나 현재는 청년인구가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고, 노인인구가 꾸준히 증가해 원도심 3곳 모두 부산 내 고령인구 비율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서구는 1995년 고령인구 비율이 6.07%로 다른 원도심 지역에 비해 비교적 높은 편이었으나, 현재 26%를 돌파했음에도 원도심 지역 중 가장 낮은 비율을 차지했다. 반면 영도구는 1995년 5.16%로 원도심 지역 중 가장 낮은 비율이었지만 현재 전국에서 두 번째로 고령인구 비율 30%를 넘겼다. 동구는 1995년 5.86%, 현재 27.9%로 부산에서 세 번째로 고령인구 비율이 높다.


서구에서 60년 넘게 거주하고 있는 배영자 씨는 "예전에는 애들이 많이 있으니 벅덕벅덕(북적북적) 하고 사람 사는 것 같은 그랬지…"라며 당시의 시절을 회상했다. 1971년부터 26년 동안 영도구 내 신선동에 거주한 정신자 씨 역시 "80년대는 신선초등학교에 애들이 많아 오전반 오후반이 있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과거가 된 지 오래다. 서구 아미동에 50년째 거주하는 A 씨는 "요새는 애들이 없다. 어떨 때는 여기(평상)에 하루 종일 있어도 사람 구경을 못한다"며 "위쪽에 감천문화마을이 있어도 그건 관광지가 끝이다"며 지금의 원도심이 처한 현실을 전했다.


영도구 역시 같은 상황이다. 정신자 씨는 "이제 신선동은 영도구 안의 시골"이라며 "신선동에 거주하는 인구가 계속해서 일자리나 결혼으로 줄어들면서 지금은 빈집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선동 곳곳에서 빈집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영도구 신선동의 방치된 빈집 <사진=박혜정 기자>

 

과거, 그리고 현재

 

그렇다면 지금 원도심에 거주하고 있는 대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영도구에 거주하고 있는 이세민 씨는 남구에 있는 경성대에 재학 중이며 매일 통학하고 있다. 이세민 씨가 학교를 가기 위해 이용하는 대중교통은 버스와 지하철이다. 


영도구는 부산의 지역구 중 유일하게 도시철도가 없기에 이세민 씨는 버스를 타고 지하철 1호선으로 갈아타 서면역에 도착해 2호선으로 환승해 학교에 갈 수 있다. 이세민 씨는 "지하철을 타려고 할 때마다 버스를 타고 영도 밖으로 나가야 해 귀찮고 번거롭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부경대에 재학 중인 최지원 씨는 지하철을 타고 가면 오히려 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부산항대교를 이용해 통학한다. 최지원 씨의 왕복 통학 시간은 5시간으로 2시간 30분의 시간을 들여야 등교할 수 있다.


이처럼 영도 밖에 위치한 대학교를 다니는 청년들은 집 근처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등교할 수 없고, 영도 밖까지 나가서 지하철을 타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원도심에 사는 대학생들은 일자리나 거주지에 대한 걱정이 많다. 실제로 영도에 거주하는 직장인들은 직장을 영도 밖에 둔 경우가 많다. 최지원 씨는 "회사원인 우리 부모님이나 친구들 부모님을 봐도 대부분 직장이 영도 안에 있지 않다"며 "또래 친구들도 취업을 이유로 탈 영도를 꿈꾸는 친구들이 많다"고 답했다.

 

▲신재원 기자(좌) 서구 아미동 주민들(우) <사진=박혜정 기자>


소멸지역을 조준하는 국가와 지자체


과거와 달리 모두가 살고 싶지 않은 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는 원도심을 향해 중앙정부에서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난해 도입했다(제1181호 3면 참고).

 

앞서 부산연구원의 박봉철 도시·환경 연구위원은 "원도심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지역별로 다르다. 그중에서 영도구를 보면 이미 노령화가 너무 심하다. 애초에 젊은 사람이 없는데 청년 유출을 얘기하고 있다. 장전해서 잘못된 곳에 쏘고 있는 것"이라며 각 지역에 맞는 처방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동구 △서구 △영도구는 올해 각각 얼마를 배분받았으며, 그렇다면 이 기금은 어디에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이어지는 기획에서는 지방소멸대응기금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박혜정·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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