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다가 온 대학 엔딩, 20년 후 동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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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3.04.0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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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이 벚꽃이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로 시작하는 경쾌한 노래 '벚꽃 엔딩'은 봄에 가장 사랑받는 노래 중 하나다. 그런데 각종 입시 결과가 발표되는 이 시기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할 것"이라는 말이 회자 되기도 한다. 저출생이 국가적 문제로 부상한 작금에는 이 말을 더 자주 듣게 된다. 벚꽃 엔딩과 대학 엔딩, 미묘한 여운을 남긴다.


정말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은 망하고, 우리 동아도 지방대학 소멸이라는 쓰나미를 피해 갈 수 없는 것일까. 작년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는 27만 명이다. 이 중 약 70%(예년 평균치. 이하 동일)가 대학을 진학한다고 할 때 20년 후 입학자 수는 대략 19만 명이다. 작년 수도권 대학의 입학 정원이 19만 명이고, 전체 입학 정원의 40% 정도를 차지하였다. 이를 적용하면, 19만 명의 40%가 수도권으로 진학하고, 지방대학에 60%가 진학하게 된다.

 

대충 11만 명이다. 그런데 작년 지방대학 입학 정원은 30만 명을 조금 넘는다. 매년 급증하는 수도권으로의 진학률을 고려하면 20년 후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우려가 있다. 그래서 지방대학의 70~80%가 망할 것이라고들 한다. 유지를 하더라도 '좀비대학'에 그칠 것이라고도 한다.


문제는 초저출생이 이미 시작되었고, 그 추세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수도권 집중 또한 마찬가지다. 대학의 위기는 대학의 위기로만 끝나지 않는다. 대학이 문을 닫으면 지역 상권이 죽고 지역 상권이 죽으면 지역이 소멸한다. 지역소멸은 결국 대한민국의 쇠락으로 이어진다. 대학의 흥망이 대학만의 문제가 아닌 이유이다.

 

그러면 초저출생 시대에 우리 대학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당연히 그 답은 '변화에 대비한 철저하고 신속한 준비'이다. 하버드의 예를 들어보자. 하버드 대학은 불과 150년 전만 해도 지역의 오래된 사학의 하나에 불과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따른 대학 개혁을 절실히 느낀 젊은 총장 찰스 엘리어트는 독일과 프랑스 대학의 발전 과정을 연구한 후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한다. 그는 1869년부터 무려 40년을 총장으로 재임하면서 지역 사학 하버드를 오늘의 하버드로 변모시켰다.

 

그는 당시의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산업사회에 필요한 것은 지식이고 이 지식을 창출하는 곳은 대학이어야 한다는 점을 간파하고, 연구중심 대학으로 하버드의 위상을 정한 다음, 과감한 개혁과 정부 지원을 끌어낸다. 그의 식견과 리더십 거기에 정부의 과감한 지원에 힘입어 오늘의 하버드가 된 것이다. 하버드 이외에도 예일, 존스 홉킨스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의 미국 대학들이 대대적인 개혁을 통하여 세계적 대학으로 도약했다.


우리 동아는 20년 후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을까. 그 모습은, 지금 어떤 준비를 하는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성공적인 개혁을 위해서는 대학 발전에 대한 장기 비전이 있어야 할 것이고, 이를 이끌고 나갈 헌신적 리더십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정부와 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구성원들의 지지와 협조는 당연히 필요조건이다. 지금은 온라인을 통해 한 강좌를 수십만 명이 수강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대학이 정보와 지식을 독점하던 지식 권력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

 

네트워크를 이용한 미네르바 대학도 이미 설립된 상태다. 이런 시대 변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어떻게 시대적 흐름에 뒤처지지 않는 미래를 준비할 것인지 우리 동아도 서둘러야 한다. 대학 개혁안에 대한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구성원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개혁안에 대한 구성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정부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끌어내야 한다. 개혁안이 완성된다면 이해관계자들도 각자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때마침 정부의 대학 개혁이 사실상 시작되었다. RISE 사업과 글로컬 대학 정책은 대학 개혁을 전제로 한 정부 지원책이다. 한때 세계를 석권한 기업들도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면 망하는 세상이다. 우리 동아가 지금의 시대적 변화를 잘 파악하고, 민첩하게 준비한다면 우리도 초일류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다. 20년 후에도, 캠퍼스에서 휘날리는 아름다운 벚꽃을 보고 싶다. 지금, 당장, 철저한 준비와 개혁이 필요한 이유이다.

 

최우용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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