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학교도 글로컬이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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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3.05.0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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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대학'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지난 18일 교육부는 '글로컬대학30 추진 방안'을 확정했다. 글로컬은 글로벌(국제)과 로컬(지방)의 합성어다. 교육부가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을 이끌 지방대학 30곳을 선정하는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많은 지역 대학이 사활을 걸고 있다. 


선정 대상은 수도권을 제외한 13개 비수도권 지역의 대학으로, 선정된 대학은 2027년까지 5년 동안 각 대학에 1년에 200억 원 즉, 총 1천억 원 규모의 재정을 지원받게 된다. 따라서 대학들은 '혁신기획서'를 만드느라 초비상이다. 대학마다 자신들의 혁신기획서를 대외비에 붙이고 정보 유출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이는 우리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지방대학은 급변하고 있다. 줄어드는 학령인구에서 비롯된 재입학 증가와 취업률이 높은 학과 위주의 학교 운영방식도 여기에 해당한다. 새로운 개념인 글로컬대학 또한 이와 결이 비슷하다.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 평가 기준 항목에는 혁신성·성과관리·지역적 특성이 포함된다. 다시 말해 혁신과 성과를 중시하는 정책에 1천억 원 규모의 재정이 달린 것이다. 당연히 대학은 그를 위해 집중하겠지만 반면 국어국문학과·수학과처럼 언뜻 봐도 혁신과는 거리가 먼 학과는 자연스레 소외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학에 있어서 취업률과 성과는 중요하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대학은 자신이 해야 할 공부를 스스로 찾아서 하는 '교육기관'이다. 즉, 학생의 공부가 대학의 본질이지만 최근 대학은 그 목적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누군가는 '시대의 흐름에 맞추는 것이 뭐가 잘못됐다는 것이냐'고 말한다. 시대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변화가 꼭 이전의 것을 없애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세계적인 명문이라 불리는 미국의 스탠퍼드 같은 대학들도 사실 기초과학인 이공계부터 발전하고 이공계의 업적이 분명하게 드러났기에 명성을 쌓을 수 있었다. 


기초학문이 시대의 흐름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학부생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데도 꼭 필요한 학문이 기초학문이다. 마냥 아무 이득 없이 기초학문을 살리라는 말로 착각하면 안 된다. 취업률이 높은 학과를 많은 학생이 선호하고 정부도 따라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기초학문도 그 속에 녹아들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업 평가 기준 항목에는 지역적 특성도 있다. 해당 항목에서는 대학·지자체·산업계의 협력을 강조한다. 


우리나라의 수도권 중심 대학 문화와는 다르게 독일 내 1위로 평가된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지방분권에 자리한 대학으로 대학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공동체가 잘 이뤄진 경우다. 이번 사업에서 지역적 특성 항목이 단순 연계에서만 그치지 않고 하이델베르크 모델을 참고했으면 한다. 하이델베르크에 사는 사람 중 30% 이상이 대학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고 산학협력으로 일자리를 창출한다. 그리고 노벨상 수상자만 55명을 배출했기에 이번 글로컬대학의 방향 모델을 하이델베르크로 삼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판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인기 없는 제품을 파는 것이 제일 어렵다고 한다. 지금의 기초학문과 지방대학 역시 그렇다. 그렇기에 지방대학은 수도권과 다른 방식으로 경쟁할 필요가 있으며, 기초학문이야말로 그 경쟁에 적합하다. 따라서 고심해 봤으면 한다. 기초학문에 힘을 쏟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지방대학이 사는 길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조민서 독자위원(정치외교학 '23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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