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여러분들의 꿈은 뭐예요?"
│기고│"여러분들의 꿈은 뭐예요?"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3.05.08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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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용(체육학) 교수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한국 속담이 있다. 이는 젊은 시절의 고생을 통해 얻은 '경험'은 자신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되기에 많은 경험을 하라는 뜻일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우리가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렇기에 경험이 많은 사람은 더 큰 생각을 할 수 있으며,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다. 비록 나는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이지만, 내가 경험한 잊지 못 할 '경험'을 가볍게 적어보려고 한다.


'여러분들의 꿈은 뭐예요?' 시간강사 시절부터 매 학기 첫 수업 시간에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본다. 저학년의 경우 돌아오는 답의 절반은 '아직 정하지 못했습니다'이고, 꿈이 있는 학생 대부분은 체육 교사이며, 몇몇은 트레이너 혹은 체육 행정 전문가이다. 고학년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학생은 여전히 미래를 고민하고 있고 본인들의 꿈을 결정하지 못했다. 항상 그 질문의 마지막 레퍼토리는 '뭐든지 경험해야 한다, 꿈은 여러분의 경험 안에서 이루어진다'였고, 뒤이어 나의 경험을 얘기하곤 했다.

 

나는 체육 선생님이 꿈이었기에 체육학과에 진학했고, 존경하는 교수님들을 만났기에 교수를 꿈꿨으며, 연구교수를 했기에 많은 연구 실적을 가질 수 있었고,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했기에 다른 학교의 최종 면접에 올라가는 경쟁력이 생기게 되었으며, 결국 체육학과 운동생리학 및 실기 분야에 전임교수로 임용되는 꿈을 이룰 수 있었다. 돌이켜 보면, 하나하나의 사건들은 독립적이지 않으며, 한 사건은 다른 경험을 유도하는 연속적인 과정이었다. 


실제로 꿈과 장래 희망은 자신의 경험 내에서, 본인이 잘 할 수 있고 관심이 있어야만 이룰 수 있다. 전혀 경험이 없는 다른 분야의 꿈을 꾸고, 심지어 그것을 알고 경험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면, 그 꿈은 이룰 수 없는 정말 꿈일 것이다. 내가 활동했고 관심이 있었던 농구심판, 스포츠 경영관리사, 학교 행정가, 그리고 열심히 했던 토익 공부 등의 경험을 빼고도 한 시간이 훌쩍 넘게 나의 경험, 아니 경험이라기보다는 나의 자랑과 함께 젊은 시절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첫 시간을 마친다.


시간강사 시절인 2016년 2학기 3학년 수업 첫 시간,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꿈과 장래 희망을 물었다. 경찰이요, 트레이너요, 선생님이요'... 그 수업에서는 이상하게도 꿈이 없다는 친구가 한 명도 안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교사자격증 발급이 예정된 한 학생 역시 체육 선생님이라는 답을 했다. 그 학생에게 되물었다. '어떻게 그 꿈을 가지게 되었니?' '부모님이 원하셨고, 저도 다른 꿈은 생각한 적이...'라고 말끝을 흐린다. '체육 교사가 된다면 너는 정말 행복할까?'라고 물으니 그 학생은 생각에 잠겼다. 질문을 멈추고 모든 학생에게 꿈과 행복에 대해, 그리고 '젊을 때의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속담과 그 의미, 뒤이어 다시 나의 자랑과 함께 수업을 마쳤다. 


다음 주, 그 학생은 수업에 결석했고, 그 다음 주 역시 그 학생이 보이지 않았다. 그날 우연찮게 그 친구의 휴학 소식을 들었고, 수업을 마치자마자, 나는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 있는 건지, 왜 갑자기 휴학을 했는지를 걱정하며 묻자, 오히려 그 학생은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일주일 넘게 행복, 젊음, 경험, 꿈에 관한 나의 말들을 곰곰이 생각했고 하고 싶은 것이 많이 생겼다고. 그리고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 워킹홀리데이를 갈 것이라고... 사실 나의 말 한마디가 학생들에게 그렇게 크게 작용할지 예상하지 못했었기에 이 일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고, 그날 이후로 나는 학생들에게 꿈과 경험에 대해 한동안 얘기할 수 없었다. 


2년이 지난 후, 그 학생은 다시 학교로 돌아왔고 무사히 졸업했다. 또한 졸업 후에도 그 학생은 매년 스승의 날과 내 생일에 안부 연락을 한다.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줘서 감사하다고, 내가 아니었으면 평생 용기 내지 못했을 거라고. 그 친구는 졸업 후에도 다양한 일들을 했고, 작년부터 소방공무원이 되고 싶은 행복한 꿈이 생겼고, 꼭 합격해서 맛있는 것 사 들고 가겠다고 약속했다. 


그 학생의 감사에도 불구하고, 처음 몇 년 동안 내가 그 학생을 뒤처지게 만들었는지 성장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만약 내가 그때 꿈에 대한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 학생은 평범하게 졸업하고 체육 교사가 되었을까?, 그 학생은 나의 말이 없었어도 아르바이트와 워킹홀리데이를 경험했었을까?, 미래에 그때의 결정이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할까 아니면 후회할까? 나는 이 모든 물음에 대해 답을 할 수 없었고, 누구도 명확한 답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현재 그 학생의 마음과 태도가 아닐까? 또한 행동에 옮기는 사람은 좋은 경험이든 좋지 않은 경험이든 할 수 있으며, 그 자체가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고 난 다음부터 학기 첫 시간에 들어가면, 나는 학생들에게 다시 묻는다. 여러분의 꿈은 무엇인지, 그 꿈을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꿈이 없다는 학생들에게는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하라'는 말 대신, '젊어서 경험은 사서도 하세요'라고 말한다. 


이런 잊지 못할 경험을 한 것도 벌써 7년이나 지났고, 다시 5월이 되었다. 이번 스승의 날도 설레는 마음으로 그 학생의 연락을 기다려본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학생들에게도 물어보고 싶다. '여러분들의 꿈은 뭐예요?, 그 꿈을 위해서 지금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마지막으로, 현재 꿈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고 꼭 얘기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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