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마스코트가 표범이라고?"
"우리 대학 마스코트가 표범이라고?"
  • 신재원 기자
  • 승인 2023.06.0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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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의 '산지니', 부경대의 '백경이'... 우리 대학은?

우리 대학은 왜 표범인가

 

현재 우리 대학교의 마스코트는 표범이다. '마스코트'의 사전적인 의미는 길복을 가져다준다고 믿어 간직하거나 섬기는 △사람 △물건 △동·식물을 뜻하는 말이지만, 오늘날에는 어떤 행사 및 단체를 상징하는 이미지 캐릭터라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최근 우리 대학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우리 대학 마스코트 표범이 화제를 모았다. 마스코트를 본 학생들은 '귀여운데 사나워 보인다', '만든 지 오래된 티가 난다', '리뉴얼해서 굿즈로 만들면 좋겠다' 등의 의견을 말했다.

 

이에 대외협력처 홍보팀 관계자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마스코트 표범을 비롯한 학교 *UI는 1997년부터 사용해 온 것으로 파악되며, 개교 50주년을 맞아 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표범은 동아인의 진취적 기상을 표현하며, 동아 스포츠의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 대학 출신 선배들이 세계 스포츠 무대에서 큰 저력을 발휘해 왔다"며 "대학 구성원들의 체육에 대한 열의와 관심을 고양시키고, 동아 체육인의 기상과 행동 상징으로 삼기 위해 제2-4대 총장이었던 한림 정수봉 선생이 1972년 8월, 체육관 입구에 표범상을 건립하며 우리 대학의 마스코트가 표범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마스코트인 표범을 학생과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우리 대학 조희민(아동학 2) 학생은 "표범을 사용한 이미지가 위엄있고 용감해 보이는 것은 좋은데, 다만 표범의 무늬가 너무 동그랗고 새까만 탓에 촌스러워 보인다"며 "마스코트가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고 답했다. A(영미학 1) 학생 역시 "타 대학과 달리 우리 대학은 마스코트를 사용한 굿즈가 없어 아쉽다"며 "지금 마스코트 디자인을 보완해서 굿즈를 제작할 수 있는 귀여운 새 마스코트가 생기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캐릭터디자이너협회 송락용 협회장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표범은 캐릭터의 기능이 없는 마스코트"라며 "캐릭터가 아닌 마스코트를 만들다 보니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답했다. 또한 "현재 표범 이미지는 만든 지 오래돼 그런지 민화의 느낌이 많고, 고전스러운 느낌이 든다"며 "표범의 원래 형태를 너무 디테일하게 표현해 활용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우리 대학 김재홍(산업디자인학) 교수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마스코트에 학생들이 애착을 갖기 위해서는 어떻게 생겼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애정을 쏟을 만한 계기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만 "굿즈나 인형 등으로 제작이 용이하도록 표범 이미지의 보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마스코트로 대학 이미지를 만들려면

 

그렇다면 마스코트를 통한 대학 홍보, 구성원들의 애착 형성 등은 과연 효과가 있을까? 


김재홍 교수는 "마스코트를 이용한 굿즈를 만들어 우리 대학 구성원들의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소속감을 강화할 수 있고, 대학 인지도 상승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답했으며, 송락용 협회장 또한 "굿즈를 통해 대학의 노출 횟수가 많아지면 광고 효과, 인지도 등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마스코트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부경대의 '백경이와 뿌공이'는 대학 이미지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부경대 대외협력과 관계자는 "학생들이 백경이와 뿌공이를 좋아해 이를 이용한 굿즈 활용 의견도 많이 제안하고, 교직원 또한 다양한 홍보물에 마스코트를 사용하면서 대학 내에 활기찬 분위기가 생겼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귀여운 감성의 마스코트가 SNS나 홍보 콘텐츠에 활용되며 백경이를 통해 부경대를 알게 되는 경우도 생겨 마스코트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많았다"고 밝혔다.


또한 실제 부경대 대외홍보대사 블루로 활동하고 있는 정승아(경영학 2) 씨는 "백경이 봉제 인형이 굉장히 인기 있는데, 마스코트가 만들어진 후 백경이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먼저 인형으로 제작해달라고 열심히 건의한 것"이라며 "공식 굿즈는 아니지만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백경이 △메모지 △스티커 △키링 등을 학생들에게 나눠주는데 학생들도 매우 좋아한다"고 전했다.

 

그럼, 우리 대학도 당장 마스코트를 새로 만들어야 할까? '대학 기념 엠블럼의 상징 유형별 효과에 관한 연구(박선령, 2015)'에 따르면 대학을 상징하는 캐릭터 및 UI 변경은 주로 개교를 기념하는 시점에 실시된다. 캐릭터 및 UI는 대학의 브랜드 가치, 교육 목표, 인재상 등 다양한 철학을 담아야 하기에 시대적 트렌드만을 따라 교체하는 것은 오히려 정체성을 혼란스럽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홍 교수는 "마스코트와 같은 상징물은 바꿔야 할 큰 당위성이 있지 않은 한 유지, 보완하는 게 좋다"며 "트렌드는 항상 바뀌는 것이기에 트렌드에 맞는 디자인을 추구하기보다 우리 대학과 결부해 재밌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도록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송락용 협회장 또한 "트렌드에 따라 매번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원형을 두고 트렌드에 맞춰 부속적인 옷, 악세사리, 등을 바꾸는 방법도 있다"며 "마스코트 자체를 만들어도 2-3년 후에는 식상해지므로 하나의 이미지만 계속 활용하지 않고, 조금씩 유행에 따라 보완해줘야 계속 활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새로운 캐릭터를 갖기 위해서는

 

이처럼 전문가들은 트렌드, 유행에 맞춰 계속해서 새로운 마스코트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에 스토리를 부여하고, 부속적인 부분을 트렌드에 맞춰나가며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앞서 언급한 부경대의 '백경이와 뿌공이'는 지난해 9월 전국 공모를 통해 만들어진 마스코트다. 이어 동의대는 지난 4월, 해양대는 지난달 각각 교내 공모전과 전국 공모전을 열어 새로운 마스코트를 찾고 있다. 이외에도 대학이나 학생이 자체적으로 디자인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대학의 마스코트들이 만들어진다. 만약 우리 대학이 새로운 마스코트를 만든다면 어떻게 만드는 것이 좋을까. 


김재홍 교수는 "우리 대학의 구성원이 마스코트를 디자인하는 것이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특히 디자인 제작 프로세스를 습득하고 있는 산업디자인과 학생들의 참여를 통해 창의적인 표현이 이뤄지고, 전공 교수님들의 지도가 뒷받침되면 개성 있고 완성도 높은 마스코트들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숙명여대의 눈송이는 지난 2013년 재학생이 기존의 마스코트 눈송이를 리뉴얼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눈송이는 숙명여대 홍보에 적극적으로 사용돼 눈송이 굿즈를 소지한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으며, 숙명여대 개교 112주년 기념일에 맞춰 1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금 활동을 펼쳐 눈송이의 생일을 축하하는 지하철 광고까지 등장했다.


김 교수는 "산업디자인학과에서는 캐릭터 디자인 수업이 개설돼 있고, 전국 규모의 캐릭터 공모전에서 재학생들이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기에 다양한 캐릭터 시안을 개발한 후 우리 대학 전체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통한 선정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면 송락용 협회장은 "교내 자체 공모전은 대학 구성원이 아닌 사람들과도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 부분에서 무리일 수 있다"며 "전국 공모전을 열면 전문가들이 거의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최종 디자인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공모전을 통해 아이디어나 컨셉을 얻어 전문가들이 메인 디자인을 하는 방법도 있다"고 답했다. 


우리 대학 홍보팀 관계자는 "현재의 UI 필요성이나 홍보용 굿즈, 캐릭터 개발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추진해오고 있으나, 큰 예산이 수반되고 의견 수렴 과정을 많이 거쳐야 하는 사업이기에 신중히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개교 80주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재홍 교수는 "캐릭터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들어진 캐릭터의 지속적인 활용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며 "최근 표범이 화제가 된 만큼, 이를 계기로 디자인을 보완해 학교 홍보와 커뮤니케이션에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UI : University Identity의 준말로 대학 정체성을 뜻하는 말.


 신재원 기자
 2208026@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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