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열림교회 닫힘
│옴부즈맨 칼럼│열림교회 닫힘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3.06.05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캡쳐=트위터(@munbaOBOK)>

 

'열림교회 닫힘'이라는 밈(meme)이 있다. 한 트위터리안이 "교수님이 양면성이 드러나는 사진을 찍어 오라고 했다"면서 서울 마포구에 있는 '열림교회' 문이 굳게 닫힌 사진을 올렸다. 


화제가 된 이 트윗이 처음 올라온 건 2013년. 10년이 됐음에도 아직까지 회자되는 이유는 양면성을 기가 막히게 잘 설명했다는 것이다. 최근 이 밈을 적절하게 활용할 만한 사례가 떠올랐다. 자유의 기치를 건 윤석열 정부다. 


최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성토가 이어지는 건 '외교'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55%)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가장 많은 34%가 외교를 꼽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지지율 상승 원인은 외교다. 긍정 평가자(36%) 중 42%가 외교를 이유로 들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전략적 모호성에서 가치외교로 선회한 윤 정부의 외교정책은 결국 성향에 따라 평가가 엇갈린다는 것이다. 


문제는 따로 있다. 자유 없는 자유다. <한겨레>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취임부터 미국 국빈 방문까지 '자유'를 언급한 횟수는 494번이다. 윤 정부 기조가 자유라는 가치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윤 정부의 행보를 돌이켜보면 언행불일치가 아닌지 의문스럽다. 최근 정부와 여당은 불법 전력이 있는 단체가 집회 개최 계획을 신고했을 때 이를 허가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출퇴근 시간대 도심에서 여는 집회도 신고단계에서 못하게 하는 방안도 살펴본다. 노조와의 전쟁의 일환이다. 법원에선 불법 전력을 이유로 집회를 금지해선 안 된다고 못 박았고 헌법재판소도 집회의 자유는 최소한으로 침해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윤 정부의 행보를 살펴보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할 공산이 크다.


'전 국민 듣기평가'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던 '바이든? 날리면?'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윤 대통령이 미국에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한 것에 <MBC>는 빈칸에 '바이든'이라고 자막을 썼고 대통령실은 '날리면'이라고 반박했다. 외교부는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냈다. 이를 보도한 기자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자료를 입수한 것에 대해 경찰은 지난달 30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MBC 뉴스룸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언론 탄압이라는 비판을 벗어나기 어렵다.


공허한 자유는 처음이 아니다. 고등학생이 그린 '윤석열차'라는 윤 대통령 풍자 카툰이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은 것에 관해 정부는 주최 측에 엄중 경고하고 수상작 선정 과정을 조사하겠다고 한 일도 있었다.


헌법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도 지적한다. 윤 대통령은 취임 선서에서 이미 "나는 헌법을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론」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체 인류 가운데 단 한 사람이 다른 생각을 한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은 옳지 못하다.' 자유의 본질은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는 것이다. 누구보다 자유를 사랑하는 윤 대통령이 돌이켜 봐야 할 대목이다.


 박주현 독자위원(정치외교학 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부산광역시 사하구 낙동대로550번길 37 (하단동) 동아대학교 교수회관 지하 1층
  • 대표전화 : 051)200-6230~1
  • 팩스 : 051)200-62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영성
  • 명칭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제호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0
  • 등록일 : 2017-04-05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이해우
  • 편집인 : 권영성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