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향이 물씬 나는 바다
커피 향이 물씬 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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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6.05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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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하면 녹차, 제주 하면 귤, 
고성 하면 공룡… 부산하면?

 

사람들은 부산을 생각하면 무엇을 떠올리는가. △바다 △배 △신발 △게임 그리고 커피. 최근 부산은 커피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관광도시에 걸맞게 해안가를 따라 즐비한 카페에서 바다를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부산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커피 도시까지 넘볼 수 있을까.

 

커피 도시 아세요?

 

부산은 왜 커피 도시가 됐을까. 그 이유엔 여러 배경이 있지만, 우리나라 커피 산업의 중심지가 부산이기 때문이다. 부산광역시 창업벤처담당관 최윤석 주무관은 "부산은 국내 유통 커피류의 약 93%가 수입되는 물류거점"이라며 "지난해 기준, 커피류 전체 수입량 18만 8,000톤 중 부산항 경유 수입량이 92.5%에 달하는 17만 4,000톤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부산은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전주연 씨와 월드컵 테이스터스 챔피언십 우승자 등 우수한 바리스타들을 배출했으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모모스커피'를 비롯한 유명한 로스터리 거점들이 모두 부산에 소재해 있다. 


'해외 커피산업 발전 도시의 동향과 부산의 정책 과제(장정재, 2023)'에 따르면 부산의 아름다운 해안은 독특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커피문화와 색다른 조화를 이루며 부산만의 자연환경, 음식, 지역색 등에 커피를 결합해 고유한 커피문화를 만들 수 있는 잠재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부산 괴정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정영도 씨는 "세계적인 바리스타 전주연 씨가 부산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고, 부산항에서 수입되는 원두로 신선한 커피를 만들 수 있는 점이 부산이 커피 도시인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또 부산이 관광도시인만큼 많은 관광객들이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커피도시로서 자격이 충분하다"고 답했다.


부산 서면 1번가 주변에는 △전포카페거리 △전포사잇길 △전리단길 카페거리 등 카페가 밀집돼 있는 이색적인 카페거리가 존재하며,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에서 다양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일러스트레이션=최은주 기자>

 

커피 도시로 걸음하는 부산


지난해 4월 부산시는 '커피산업 지원 육성 및 지원 조례'를 공표했다. 해당 조례에는 △커피산업 중장기 발전 기본계획 수립 △커피산업 발전위원회 설치 △커피 특화 거리 조성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지원 △커피산업 행사 지원 △인력양성 및 기업 육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부산광역시 창업벤처담당관 최윤석 주무관은 "전국 최초로 커피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해 부산의 커피 산업 발전을 위한 법적,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며 "해당 조례를 통해 커피 도시 부산의 지속적인 성장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커피도시부산포럼 또한 출범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 5월 1-4일까지 전 세계 커피인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2024 월드오브커피 아시아(WOC) &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WBC)'이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동안 WOC는 매년 유럽에서 개최됐는데, 아시아 순회 버전이 신설되며 처음으로 부산에서 열리게 된다. 

이러한 부산시의 커피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부산이 커피 도시라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적다. 동의대에 재학 중인 윤수정(광고홍보학 3) 씨는 "부산이 커피 도시라는 사실을 처음 듣는다. 지하철이나 기사에서도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경성대에 재학 중인 박가영(토목공학 2) 씨 또한 "부산에 카페가 많고 커피와 관련이 많다는 생각은 했지만, 공식적인 커피 도시로 정책이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지는 몰랐다"고 답했다. 


우리 대학 윤해진(관광경영학) 교수 역시 "수업 시간에 관광 전공 학생들에게 커피 도시에 대해 질문했으나 알고 있는 학생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부산 관광공사에서 커피 도시 부산을 제시한 지 1년이 다 되어감에도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인지도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하승태(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교수는 세대 맞춤 홍보 전략을 강조했다. "지금의 커피 도시라는 도시 브랜드는 구체적으로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지 일관성이 없어, 먼저 부산시민들 사이에서 커피 도시 부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며 "온라인 접근성이 좋은 MZ세대를 대상으로는 SNS를 대상으로 한 전략을, 상대적으로 커피에 대한 생소함이 많은 구도심이나 높은 연령대를 대상으로는 직접 찾아가는 체험형 전략을 펼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일러스트레이션=윤예원 기자>

 

'부산 = 커피'로 거듭나려면


그렇다면 부산이 커피의 도시로 발돋음하려면 어떤 방향성이 필요할까. '공공외교와 도시외교: 베를린의 도시브랜딩 사례를 중심으로'(김주희, 2021)에 따르면 도시 브랜딩은 사람과 도시 사이의 이미지 관계를 형성해 도시의 매력을 높이고 다른 도시와 차별화하기 위한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하며, 지역사회를 발전시키고 정체성을 강화하는 등 사회적 힘을 활성화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우리 대학 최규환(관광경영학) 교수는 커피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부산 각 지역에 커피 거리를 광범위하게 지정하여 사람들이 쉽게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며 "체험을 바탕으로 가치를 소비하는 요즘, 체험 중심의 정서적 가치 또한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윤해진 교수는 "부산에 단순히 커피전문점의 수가 많고, 부산항을 통해 원두를 수입한다는 것을 내세워 커피 도시의 근거로 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단순히 커피 전문점만 내세울 게 아니라 원두의 물류부터 로스팅과 같은 커피 유통의 근원지를 부산으로 인식시키는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현재 부산을 거점으로 한 모모스커피가 유명세를 갖고 성장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부산에서 처음 시작된 커피 브랜드로 인식해 부산으로 찾아오게 만드는 지역 브랜드를 키워나가야 한다"며 "이를 시에서 지역 브랜드를 육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 부산과 커피를 연결해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커피 도시를 생각하면 오히려 부산이 아닌 강릉의 커피거리를 생각할만큼 강릉이 인지도, 수질 등 면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 커피산업 발전 도시의 동향과 부산의 정책 과제(장정재, 2023)'에 따르면 강릉 커피는 청정을 강조해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커피를 제공한다는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으나, 부산은 원수 수질 악화로 여과된 정수 물을 사용해 커피 본연의 맛을 확보하는데 고충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디자인 및 브랜딩 전문가 네오그램의 유범훈 대표는 "강릉은 바리스타 1호 박이추 씨와 커피의 시초를 앞세워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하고, 안목해변의 횟집 거리를 커피 거리로 탈바꿈해 '바다와 커피'를 조화롭게 브랜딩했다"며 "타도시와 차별화된 부산만의 개성과 자원을 녹여내 관광객이 부산만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승태 교수는 한국 최대의 관광도시이자 해양도시인 부산의 이미지를 이용한 마케팅을 강조했다. "관광도시라는 부산의 이미지와 커피를 연계해 다양한 관광산업을 연계시키는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며 "예를 들어 바다와 도시라는 부산의 특징을 커피와 연계해 부산의 도시 스토리텔링을 커피와 연관 짓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부산이 커피 도시로 성장하게 되면 "관광도시로서의 부산의 이미지를 다양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는 관광객 유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커피 도시로서의 마케팅 목표인 수익 창출 역시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또한 지역 내 커피 산업의 발전은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의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기대를 전했다.


 신재원·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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