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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속담 중 하나다.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교 내에서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해당 사건은 곧 교사의 인권을 주장하는 시위로 이어졌다. 그 속엔 알려지지 않은 세상을 등진 교사들의 가족도 함께였다. '자기 딸은 꽃 한 송이도 받지 못했다'는 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는 알려지지 않았다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아이를 가르치고 싶어 교사가 되길 꿈꾼 자들은 어른들로 인해 숨을 저버렸다. 그러나 우리는 알지 못했다. 잃고서야 화두에 올랐고, 그제야 우리는 잃어버린 자들의 권리를 요구했다. 이처럼 망우보뢰(亡牛補牢)는 우리 사회의 문제라 지칭할 법하다. 많은 이를 잃어야만 알았다. 그제야 우리는 방책을 세우고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특례를 내세운다. 우리 사회의 법안 중 상당수는 누군가의 죽음 뒤에 세워졌다. 누군가가 법적 구멍에 앓으니 잃었고, 잃으니 알았고, 알게 되니 만들게 된다. 잃지 않고서 만들 방법은 없을까.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희생 없이 권리란 이름의 외양간이 구축되길 바란다.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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