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연구소│분리된 내면이 투사한 세계의 위기와 갈등,  다시 내면에서 치유로 나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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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3.09.1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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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면 세계는 불안하고 삶은 힘들다. 기후는 여지껏 볼 수 없이 뜨겁고, 경제는 어려우며, 수천 명의 교사들이 권리회복을 위해 시위한다. 개인은 파편화되고, 적지않은 그룹과 조직, 국가와 국가가 경제와 정치의 영역에서 갈등 중이다. 갈등과 분쟁이 인간의 본질의 한 면이나 때로는 장기간의 분쟁으로, 나아가 전쟁으로 처참한 결과를 낳는다.

 

인간 사회의 제도화된 분쟁해결(Dispute Resolution)은 소송을 비롯하여, 조정, 중재, 협상 등의 대체적인(Alternative)것들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국제기구인 WTO나 ICSID(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의 무역과 투자분쟁 분야에서도 소송 등 정형화된 해결기제만이 아니라 조정(Mediation)과 같은 유연하고도 자치적 해결력이 중시된 제도의 보완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고, 문제 해결은 당사자가 중심이 돼야 하고, 가급적 상대방 입장을 마음을 열고 이해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에서 보듯 국제사회의 경우 힘과 국제정치의 논리가 더욱 현실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은 간과하기 힘들다. 사실 제도로 해결되는 분쟁은 생각보다 적다.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필요하지만, 궁극의 해결은 증오와 불신을 만들어내는 각자의 마음이 바뀌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 양자역학에서는 외부세계가 당신 개인의 마음에 일어나는 서사(story)가 투사(projected)된, 원래의 것이 아닌 해석된 세계라고 한다. 남미 오지의 행복한 원주민에게 기후변화와 경제위기, 우크라이나 전쟁을 물어보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무슨 말인지" 라고 할 것이다. 원주민의 무지를 닮자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순수한 마음에는 투사할 문제거리가 우리보다 훨씬 적으니 스스로의 생각과 판단으로 고통에 시달릴 일도 적다.


바이런 케이티(Byron Katie)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소읍인 바스토우에서 세 자녀를 둔 부동산 중개인으로 살던 중 이혼을 계기로 극심한 우울증과 분노, 좌절감 및 90kg이 넘는 체중증가로 나락에 빠져들었다. 1986년 요양원에서 거의 삶을 포기하고 놓아버리기 직전, 어느 날 새벽 홀연히 고통이 없는 절대 평화의 상태에서 깨어난다. 그 경험이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후 그는 세상을 한없이 기쁨이 넘치는, 있는 그대로 완전한 곳으로 인지하기 시작한다. 그는 집을 찾아오는 수천 명의 방문객에게 지치지 않고 '작업(the work)'이라는 질문과 대답 형식을 통해 삶의 고통을 해결해주며 진정한 자유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 


케이티 작업의 요체는 이러하다. 나의 생각에 대한 믿음이 모든 고통의 원인이다, 따라서 내가 만들어 낸 생각이라는 '서사'에서 벗어나라. 생각이 고통의 원인이라고? 케이티는 우리가 고통을 받는 것은 오직 지금 있는 현실과 다투는 생각을 믿을 때 뿐이라고 말한다. "나는 온 우주에서 세 가지 일만 봅니다. '나의 일', '남의 일'. '신의 일'. 내게는 '신'이라는 말이 '현실'을 뜻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은 신입니다. 현실이 지금 있는 모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는 까닭은 대부분 마음으로 자기가 지금 여기의 일을 벗어나 다른 곳에서 살기 때문입니다. '너는 직장을 구해야 해, 너는 시간에 맞춰와야 해, 너는 내 말을 들어야 해, 너는 나를 사랑해야 해 등. 이 때 나는 남의 일에 간섭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것들이 나의 생각으로 빚어진 너는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서사(story)'라고 그녀는 얘기한다.


"지진, 홍수, 혹은 내가 언제 병들고, 언제 죽을지 걱정한다면 나는 '신의 일'에 간섭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마음으로 남의 일이나 신의 일에 간섭할 때에는 분리가 일어납니다. 분리가 고통을 일으킵니다. 내가 마음으로 배우자의 일, 친구의 일 등을 간섭할 때, 예를 들어 '남편은 나를 더 이해해야 해'라는 생각으로 간섭할 때 나는 즉시 외로움과 고통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고통이나 외로움을 느꼈을 땐 늘 다른 사람의 일에 간섭하고 있었음을 알게 됐습니다. 마음으로 남의 일에 간섭할 때 나는 내 삶을 살고 있지 않습니다. 나 자신에게서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왜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지 의아해 합니다"


노자의 도덕경에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 물은 애씀없이 만물을 이롭게하며,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서 만족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케이티는 이 구절을 이렇게 풀어냈다. "나는 63세인 이 여자여서 행복합니다. 나는 몸무게가 72키로그램인 것을 사랑하고, 예전의 나보다 더 총명하지 않음을 사랑하고, 피부가 주름지고 늘어지는 것을 사랑하고, 눈이 침침하여 세상이 흐릿하고 앞이 분간되지 않는 어떤 아침들도 사랑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것들을 사랑한다면 미래에서 행복을 찾지않아도 되리라. 나의 판단으로 인해 고통받을 일이 적어지리라. 그러면 나를 비롯한 타인, 혹은 외부세계는 흘러갈대로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분쟁과 갈등은 있을 수 있어도 나의 진짜 적은 어디에도 없다. 내 밖에는 내 마음이 투사해내는 세계와 인물들만 있다. 이 말을 한 번 숙고해 보길. 나는 결국 누구를 만나도 나 자신을 만난다. Ultimately, there are no others. You are always meeting yourself. 

 

김대중 교수

국제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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