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사각│심각한 '금융 문맹'
│사각사각│심각한 '금융 문맹'
  • 박기표 기자
  • 승인 2023.09.11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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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회 초년생들을 표적으로 삼는 전세사기 범죄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7월 발표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전세사기 범죄 피해 연령에서 20·30대가 절반 이상의 비율을 보인다. 이에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전세사기특별법을 발의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피해자들은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러한 전세사기가 급증한 이유에 대해 금융 이해력을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금융 이해력이란 쉽게 말해 금융거래에 대한 이해와 금융지식의 실제 활용능력 수준을 말한다. 우리는 금융 이해력을 바탕으로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부동산과 같은 금융상품의 위험과 수익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금융 이해력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지난 5월,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의 '청소년 금융이해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의 금융이해력 평균 점수는 46.8점으로 미국의 금융기관 'JUMP$TART'가 설정한 낙제 점수 60점에도 크게 떨어지는 점수이다. 심지어 10년 전인 2013년에 실시한 조사 점수보다 1.7점 하락한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2021 대학수학능력시험 기준, 사회탐구 과목 중 경제를 선택하는 인원은 1.2%에 불과했다. 이는 경제 과목을 선택하는 인원이 현저히 적다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우리나라 금융교육이 미흡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교육의 공백은 나아가 사회초년생들의 금융사기 피해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을 수 있다. 


이에 금융, 경제 교육을 초·중·고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필수 교양과목으로 의무화해야 한다. 미국은 현재 43개 주가 고등 교육과정에 금융교육을 포함하고 있다. 이 중에서 22개 주는 금융교육을 필수로 들어야만 졸업을 할 수 있다.


기자도 지난해 월세를 얻어 집을 구했지만, 집을 구할 당시 △보증금 △등기부 △전입신고 △확정일자 등 모르는 용어 투성이였기에 사실상 공인중개사 말만 믿고 의심 없이 계약했다. 어쩌면 기자도 월세가 아닌 전세로 집을 구했다면, 전세사기를 당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전세사기를 막기 위해 관련 법 제정을 비롯한 예방법들이 나오고 있지만, 결국은 각 개인이 경제주체로 살아가기 위한 지식의 힘을 기르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책이다. 전 연방준비은행 의장이자 미국의 경제학자 앨런 그린스펀은 "문맹은 살아가는 데 불편함이 있지만, 금융 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라는 말을 했다. 물론 전세사기를 경제, 금융 교육의 부족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아는 만큼 보이는 만큼 상대방의 사기를 알아차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박기표 기자
 854526@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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