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생활관 측 "재정 넉넉하지 못해 한계 있어"
지난 6월, 우리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한림생활관 게시판에는 "학생들이 청소하고 퇴사하면 방학 기간에 청소하는지 의심스럽고 청소업체를 부른다는 것도 믿을 수 없다"며 기숙사 청결 상태에 불만을 제기하는 게시글이 작성됐다.
해당 게시글의 댓글엔 '전에 살던 학생이 쓰던 빗자루, 비누가 있었다', '옷장, 서랍장을 열면 머리카락이 가득하다'는 등의 부정적 반응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우리 대학 A(역사문화학부 사학전공 1) 학생은 "(입사할 때) 방청소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안 돼 있다"며 "서랍장엔 머리카락과 침대 밑에는 양말, 햄버거 포장지 등 각종 쓰레기가 있었으며 옷장에는 마스크도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B(반도체학 1) 학생 역시 "옷장, 신발장 안에 먼지와 털 같은 이물질이 쌓여 있었고 창문의 방충망과 틀엔 때가 쌓여 있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학생들의 기숙사 내 방 청결과 관련한 불만 사항에 한림생활관 관계자는 "얼룩이 있을 수는 있지만 방이 500개 정도 되다 보니 큰 얼룩이 아니면 일일이 꼼꼼하게 볼 수는 없다"며 "건물이 노후화돼 청소한 상태임에도 더럽다고 느낄 수 있다. 또한 기숙사는 호텔이 아니고 공용시설이다 보니 청소에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기숙사 퇴사 시 방은 청소검사를 하고 추가로 미화원들이 점검한다. 하지만 화장실 같은 경우 솔로 꼼꼼히 청소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학생들에게 맡기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화장실만 전문 청소업체를 고용하고 있다"며 "침대 매트리스 역시 업체에 맡기는 방법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숙사 내 방에 전문 청소업체를 고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관계자는 "1인당 기숙사 하루 비용 6,000원에 △숙박 △경비시설 △내부시설(택배, 빨래방, 스터디룸 등) 이용까지 전부 포함돼 있다. 그러다 보니 기숙사 재정 상황이 넉넉하진 않다"며 "그래서 청소 업체를 고용해 모든 방을 청소할 수 없기에 더러운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퇴사 시 학생들을 대상으로 청소 검사를 하는 이유에 대해 한림생활관 측은 "청소검사를 하지 않으면 방 자체가 너무 더러워지기 때문에 안 할 수 없다. 또 입사 시 미리 사진을 찍어 두고 퇴사할 때 악용하는 학생들이 있어 청소검사를 더 꼼꼼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B 학생은 "퇴사할 때 사생이 직접 청소하고 사진으로 검사를 받는 방식인 만큼, 사진을 찍는 방식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제시해야 청소 미흡을 예방할 수 있다"며 의견을 전했다. 이어 A 학생은 "청소가 미흡한 기숙사생에게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한림생활관 관계자는 "학생들이 (기숙사) 노후도를 어느 정도 감안해 주길 바란다"며 "기숙사는 학기별로 쓰는 학생이 달라지기 때문에 본인이 쓰는 동안은 깔끔히 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민원이 들어오거나 문제가 생기면 직접 확인하고 해결한다"며 "완전 무결한 청소상태를 바라지는 않는다. 전문 청소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들어올 때만큼만 해 줬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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