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연구소│인터넷 시대에 지식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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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3.10.1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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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아직도 중요한 지식과 정보의 주요 원천이다. 그러나 종이신문의 경우 독자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얼마 전, 20대 후반의 젊은이가 내게 말하기를 "우연히 종이신문을 처음 읽어 보았는데 그 내용이 인터넷에서 보는 것보다 더 좋더라" 하는 것이었다. 순간 나는 충격을 받았다. 이 젊은 세대는 지금까지 종이신문을 전혀 읽어 보질 못한 것이다. 


얼마 전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동아대학보를 나눠주고 읽게 하였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날 동아대학보를 처음 읽는다는 학생이 95%였다. 한두 명의 학생만 과거에 본 경험이 있다고 했다. 다른 분반에서는 100%가 처음 읽는다고 대답했다. 종이신문도 거의 그런 비율일 것이다.


종이 신문의 위치는 이제 지식의 전달자로서 역할을 마감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그 젊은이가 얘기한 것 중 종이신문의 내용이 인터넷 신문보다 더 낫다고 왜 얘기했을까를 또한 생각해 보았다. 왜 종이신문의 질이 높아 보였을까? 대중들은 보통 뉴스를 인터넷 포털을 통해 접근한다. 그러나 포털에서는 뉴스 기사를 보다가 금방 자극적인 기사로 옮겨가기도 하고, 쇼츠 동영상으로 빠질 때도 있다. 또한, 포털은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대중의 관심을 불러모아야 하므로 눈에 띄는 기사 제목으로 장식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된 저널리즘을 포털에서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선 바로 해당 신문 사이트로 직접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종이신문과 인터넷 신문사이트의 기사 배치는 다르다. 종이신문의 경우는 1면에서 마지막 면까지 순서대로 읽으면 그리 많지 않은 시간 안에 정리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한정된 지면 그리고 하루에 한 번만 출간하는 시간적 한계로 인해 그리고 이미 구독료를 낸 독자를 대상으로 양질의 내용에 집중한다.


그러나 인터넷 신문은 첫 화면에 상당히 많은 여러 내용이 동시에 들어온다. 그 첫 화면에서 많은 사람이 다른 사이트로 가버리기도 한다. 이들은 구독하지 않는 대중을 잡아야 하므로 첫 화면에 눈에 띄는 제목과 기사를 배치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사이트는 날짜별이 아닌 카테고리별로 분류된 경우가 많아 수많은 기사를 순서대로 보기에는 양적인 부담이 있으며, 본인이 원하는 기사를 직접 기사를 검색해야 한다는 점도 있다.


이제 신문은 읽은 것이 아니라 검색이 먼저 전제된다. 이러한 것들로 인터넷 방식이 오히려 양질의 지식 접근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교과서나 종이 서적의 경우 처음부터 읽으면 그에 상당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 시대에는 수많은 인터넷의 자료 중에 어떤 것이 과연 진정한 지식인지 검색해야 하고, 또 어느 정도의 분량을 읽으면 현재 해당 분야의 지식의 적당량인지 알기가 더 어렵게 되었다.


인쇄술이 처음 발견됐을 당시 종이에 인쇄된 것 자체만으로도 종이로 만든 책들은 당대 가장 귀중하고 믿을 만한 지식이었다. 그런데 인터넷 시대로 되면서 인터넷에 올리는 글의 저장과 배포하는 한계비용은 거의 제로이고, 특히 SNS를 통해서 누구나 자신의 글을 대중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만인이 지식과 정보를 생산하고, 또한 그것을 유통하는 비용이 낮아진 것은 좋으나 반면 우리는 고민에 빠진다. 어디서 과연 좋은 지식을 얻을 수 있을까? 이제는 좋은 지식을 애써 찾아야 한다.


분명 진주와 같은 지식도 인터넷 매체를 통해 많이 생성되었다. 그러나 모래와 같은 지식과 정보들이 그보다 더 많이 생겨 그 진주를 덮고 진주가 어디에 있는지 찾는 것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이제 종이책도 구매하는 학생도 거의 없다. 국내 교과서의 저자는 점차 자신의 저술 노력에 대해 대가를 얻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개정본을 내는 교과서가 점차 사라져 가는 것처럼 보인다. 


종이책은 무겁기도 하고 보관하기도 어렵다. 아마 몇십 년 후에는 자신의 연구실에 책을 많이 꽂아 놓은 교수를 사람들은 더는 훌륭한 학자라고 생각지 않을 수 있다. 연구실에 책꽂이는 사라지고 컴퓨터만 있는 연구실이 당연한 것이 될 수 있겠다. 종이책을 이제 더는 보지 않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물론, 종이책과 종이신문이 사라진다고 인터넷 시대에 지식의 보고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사람들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옮겨가는 세태에서 페이지뷰나 조회수에 목을 매달기보다는 오히려 저널리즘 본연의 가치에 집중했다. 2020년 말 기준 뉴욕타임스의 유료 구독자 수는 750만 명에 이르고 이중 디지털로 되어 있는 콘텐츠만 이용하는 유료구독자 수는 630만 명에 이른다.


사람들은 모든 것이 공짜 같고 상업적인 SNS 플랫폼이 활개 치는 인터넷 시대에서 올바른 지식 찾기를 위해 지식의 질과 내용이 매우 높다고 인식하면 기꺼이 돈을 지불하며 구독을 한다. 결국, 좋은 지식은 종이책과 종이신문 시절과 같이 비용을 내고 보는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종이신문을 구독하고, 종이책을 돈을 주고 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에서 검증된 진주와 같은 지식에 대해서는 비용을 지급하는 사람들은 더 많아질 것이고, 장차 그들이 지식의 보고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은 정보와 지식의 보고라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애써 의지적으로 좋은 지식을 찾고, 그에 대한 비용을 기꺼이 지급해야 함을 망설여서는 안 된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집중력을 빼앗아가는 쾌락적이고 재미 위주로 우리의 시선을 잡아두기 위한 방대한 디지털 콘텐츠에서 어떻게 온전히 좋은 지식 찾기에 시간을 집중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한정된 하루라는 시간이 있다. 그 시간 중에 이미 하루 몇 시간 이상을 SNS와 급조된 인터넷 글과 사진과 영상에 소모한다면 정작 중요한 지식을 찾을 시간이란 자원은 없어진다. 분명 인터넷으로 지식의 양은 늘어났지만, 중요한 지식을 찾는 시간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하루의 시간 중에 진주 같은 지식을 찾기 위해 상업용 SNS와 우리의 시선을 잡아두려는 포털과 플랫폼의 콘텐츠 홍수에 매몰되지 않게 또한 의지적으로 싸워야 한다. 이 싸움은 우리의 시선을 강탈하려는 뇌의 강렬한 자극과 중독이 너무 쉬운 콘텐츠에 저항하는 싸움, 그리고 그것에 매일 수 시간씩 함몰당했을 때 '그 시간이면 분명 뭔가 이루었을 아까운 시간이었다'는 것을 10년 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싸워야 하는 인터넷 시대의 힘겨운 싸움일 것이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이긴 자는 인터넷 시대에 지식의 보고를 차지할 것이다.

 

김현수(경영정보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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