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학보가 신문값을 받는다면
│옴부즈맨 칼럼│ 학보가 신문값을 받는다면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3.10.1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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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보는 무가지다. 배부대에 놓인 신문은 누구나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만약 학보를 읽기 위해서는 소정의 신문값을 내야 한다면 어떨까. 종이신문에서 그치지 말고 온라인 기사도 유료화됐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담 지금보다 더 많은 독자가 학보를 외면하리라. 독자가 몇백 원이라도 내서라도 사 읽을 만한 가치가 있냐는 것이다. 기성언론도 이 질문 앞에서 고뇌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신문쟁이들은 이 난제를 풀어갈 의무가 있다. 기성 언론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물론 본지 기자는 학업을 병행하면서 취재·기사 작성·편집 등을 해야 하는 고난이 있겠다. 대학언론인의 한계이지만 어찌 됐든 신문은 나와야 하며, 성과가 있어야 하지 않나. 동아대학보 1185호를 보면 '돈값'을 하는지 의문이 든다. 8면까지 지면을 채우기 위해 꾸역꾸역 기사를 쓰는 것 같다는 단상을 지울 수가 없다. 


학보의 독자층은 우리 대학교 구성원이다. 더욱이 학생이다. 1948년 창간 이래 본지의 독자층은 변한 적이 없다. 독자가 신문을 읽지 않으면 그 신문은 존재 이유가 없다. 이들은 자신의 신변과 연관된 보도에 주목한다. 독자와 기사의 '상관성'이 있어야만이 구성원이 기어코 신문을 펼치는 것이다.


처음으로 접하는 1면에는 천 원의 아침밥 사업 기사가 맞이하고 있다. 천 원의 아침밥으로 "2학기도 든든해진 학생들"을 호명하지만, 천원의 아침밥의 혜택을 받은 학생은 과연 얼마나 되나. 우리 대학 천 원의 아침밥은 승학캠퍼스, 부민캠퍼스에서 각각 1일 100식이 제공될 뿐이다. 기사도 수량 부족과 밥의 질, 홍보 미비를 지적하고 있다. 기사 핵심은 문제 지적이 돼야 했다. 학생 대부분에게는 하늘의 별 따기인 복지사업에 대해서는 개선을 촉구해야 한다는 것이 정론이다. 


기획 기사가 있는 3·4면을 읽으면 기성언론이 이미 설정한 어젠다를 그대로 흡수한 꼴이다. 지난 1학기 발행호마다 필자가 독자평으로 지적했던 문제가 이번 학기에도 이어지는 것이다. 3면 '버스 적자', 4면 '전세 사기' 기획은 대학언론의 기사라는 특색이 없다. 이 이슈에 대해 기성 언론과 본지가 나란히 보도한다면 독자는 어느 매체 기사를 읽을까? 편집국이 자문(自問)해 보라. 독자가 누구인지 생각하며 이들의 구미가 당기게끔 기사를 썼다면 다른 결과물이 나왔을 것이다. 


아무리 언론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든 지 오래됐어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손석희 JTBC 순회특파원은 저서 『장면들』(2021, 창비)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이나 발전은 단지 도구의 변화일 뿐 기본적인 정신을 바꾸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어떻게 보면 탐사보도야말로 디지털 시대에도 저널리즘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말했다. 


본지도 마찬가지다. 지면 채우기식 기사는 예나 지금이나 더더욱 앞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더 나은 기사를 고심하는 본지를 기대해 본다.


 박주현 독자위원(정치외교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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