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홍범도 장군의 공산주의 이력으로 인해 독립전쟁 영웅실을 철거한다는 육군사관학교(이하 육군)의 발표가 있었다. 이에 시민단체를 비롯한 수많은 반발의 여론이 있었지만 결국 철거가 진행됐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달 20일 육군에게 받은 답변자료에 의하면 육군은 "독립전쟁 영웅실 개편을 10월 16일에 착공했으며, 다음 달 2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립전쟁 영웅실을 철거하는 이유로 육군은 특정 시기 및 단체가 중복돼 편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다. 육군사관학교에서 스스로 독립 영웅의 흔적을 지우고자 하는 이 사태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대한민국이 일본의 식민지였던 시절 나라를 구하기 위해 온몸 바쳐 희생했던 인물을 단지 특정한 이념을 지녔다는 이유로 내쳐도 되는 것일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또한 국방부도 과거와 입장을 바꾸며 말을 번복했다. 2018년 국방부 산하 국방홍보원에서 운영하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자라는 것은 오해라며 실제로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 이념을 지녔다기보다는 독립운동의 수단으로 공산주의를 이용한 것에 가깝다며 당시의 사회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범도 장군의 흉상 철거와 관련해 논란이 생기자 영상은 비공개 조치됐고, 국방부는 말을 바꿨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독립전쟁 영웅들을 향해 후손들이 이런 대접을 해도 되는 것일까. 간명범의(干名犯義)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명분(名分)을 어기고 은혜(恩惠)를 배반(背反)하는 짓이라는 뜻인데 후손으로써의 명분을 어기고 나라를 지켜준 은혜를 배반하는 행동이 아닐지 반성하고 생각해 봐야 할 지점이다.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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