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지도교수 상담 제도, 평생이 아닌 지도교수?
평생지도교수 상담 제도, 평생이 아닌 지도교수?
  • 이승희 기자
  • 승인 2023.12.04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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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교는 매 학기 말마다 평생지도교수 상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평생지도교수 상담 제도'란 학생의 △학사 지도 △교과 지도 △취업 및 진로지도 등 대학 생활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상담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구체적이고 목표지향적인 진로 설정 및 올바른 학창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도교수가 상담을 의무적으로 진행하는 제도다. 한 학기에 한 번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며, 면담을 받지 않을 경우 교내·외 장학금 선정에서 제외될 수 있다.


학생복지과에서는 평생지도교수 상담 제도에 대한 만족도 설문조사를 학기 말마다 시행 중이다. 관계자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학기 평생지도교수 상담 제도 만족도 조사 결과 100점 만점 중 97.37점이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평생지도교수 상담제도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우리 대학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게시글에 따르면 '평생지도교수가 바뀔 수도 있냐', '의례적인 것만 묻고 대충 끝나는데 왜 상담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등의 의문을 품은 게시글이 있는 반면에 '처음 평생지도교수 상담을 해봤는데 꼼꼼하게 잘해 주셔서 도움이 됐다'는 게시글이 올라오는 등 상반된 이야기가 게시됐다.


우리 대학 A(경찰소방학 3) 학생은 "(이 제도를 통해) 진로나 졸업, 학교생활의 만족도 등의 전반적인 내용과 어려운 점과 고민에 관한 내용을 상담했다"며 "궁금한 점을 해결하고 많은 도움을 받았으며 교수님께서 많은 신경을 써 주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B(고고미술사학 2) 학생은 "(지도교수와) 상담하지 않았는데, 상담 완료라 떠 있어 의무적으로 이행하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학생복지과 관계자는 "학생에게 상담 완료라 뜨는 경우는 실제로 상담을 완료하고 그 교수가 상담일지를 등록한 경우와 학생과의 연락 불가로 교수가 상담률 산출 제외 요청서를 작성해 제출한 경우"라며 "상담률 산출 제외 요청서의 경우는 연락을 취했다는 내용이 확인되는 캡처본을 증빙 서류로 제출하는데, 증빙이 불충분한 경우 관리자가 미상담 상태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매 학기 평생지도교수 상담제도 시행 결과를 공문화해 보관하며, 입력 기간 종료 1개월 전부터 3-4회에 거쳐 각 단대에 상담률 현황 안내 공문을 발송한다"며 "매 학기 1회 상담이 필수적으로 이행되는지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평생지도교수 상담제도에 대해 학생들은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C(경영학 '22 졸) 동문은 "졸업 때까지 (지도교수 상담을) 제대로 한 적이 거의 없다. 이번 학기 무얼 할 것이며 뭘 하고 싶은지 등에 대한 의례적인 질문만 하고 평생지도교수가 학생에게 관심 없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B 학생은 "주변에 평생지도교수가 바뀌는 경우를 봤는데, 그렇다면 평생지도교수라는 명칭을 붙이면 안 되는 것 아니냐"라며 "이럴 경우 기존의 상담 내용 또한 인수인계되는지도 의문이 들어 제대로 된 상담이 이뤄질지 걱정되기도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러한 학생들의 의견들과 함께 평생지도교수 상담 제도를 이행하는 교수들 사이에서도 개선점이 지적됐다. 윤해진(관광경영학) 교수는 "학생이 휴학하거나 교수가 연구년을 다녀온다든가 휴직하는 등의 일이 있으면 평생지도교수 배정이 바뀌는데, 이걸 담당하는 조교가 일괄 배정한다"며 "평생지도교수의 개념대로 한 학생이 쭉 한 교수에게 배정되는 것이 쉽지 않은 구조인 탓에 이러한 행정 구조도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규식(한국어문학) 교수는 "상담의 경우 교수가 보직을 겸하고 있거나 교수의 인원이 적은 학과의 경우 어려움이 많을 수 있다"며 "학생 수가 많은 학과일 경우 한 교수에 배정되는 학생들의 수가 많아 이런 점은 현실성 있게 개선되고 보완돼야 할 지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생과 교수 간의 라포를 형성하는 데 부족한 감이 있어 학생 입장에선 교수님 연구실에 오는 것도 힘들뿐더러 교수 또한 바쁘니 한 번 이상의 상담은 어렵다. 실습이나 복수전공의 경우 본과 캠퍼스에 오지 못하는 경우 등을 고려해 이메일 상담은 학생과 교수의 합의로 허용해도 무방할 것"이라 덧붙였다.


D 교수(기계공학) 역시 "학생과의 교류가 졸업 이후에는 대부분 끊기기에 평생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아 적절한 보완이 필요한 것 같다"며 "교수는 전공 공부엔 전문가이지만, 취업이나 자격증, 법률 등에 관해 개인에 따라 학생들에게 적절히 조언해 주는 게 가능하지만 분명 상담에는 한계가 있어 상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학생복지과 관계자는 "교수 배정 및 학생 관리는 각 학과에서 진행하며, 학생의 휴학 경우 지도교수를 필수로 변경해야 하는 사항이 아니기에 각 학과의 사정으로 변경됐을 것"이라며 "졸업 학생 상담 기능을 추가해 교원의 상담을 확대하고 다양한 운영 방안과 보완 방향을 항시 검토 중이니 양해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승희 기자
 1778wmok@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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