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한시를 통해 잠깐의 여유와 고찰을 가집니다.
얼마 전, 한 연예인의 마약 투여 혐의가 SNS에서 화두에 올랐다. 그의 마약 투약 혐의가 논란의 중심이 됐을 때, SNS를 비롯한 커뮤니티에서는 그가 이전에 보인 행동들이 '마약을 한 사람 같다'며 게시글이 올라왔고, 그 게시글은 빠르게 번지며 해당 연예인의 마약 투약 혐의는 이미 기정사실화됐다. 하지만 얼마 뒤, 마약을 하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오자, '그럼 왜 마약 한 것처럼 굴었냐'며 비난을 일삼던 네티즌들은 자신의 말을 정당화했다. 이처럼 SNS가 발달하며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나니 이제는 연예인뿐 아니라 △친구 △인스타 인플루언서 △유튜버 등에게도 공격적인 반응과 악플을 통한 사이버 불링의 화살이 향하며 그 범위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누군가에게 들었다며 소문을 퍼트리고서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아니면 말고'의 태도로 행해지는 언어폭력이다. 설망어검[舌芒於劍]이라는 말이 있다. 혀가 칼보다 날카롭다는 뜻으로, 자신의 말이 남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는 우리가 한 말의 무거움을 잘 알지 못하고 있다.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는 속담도 있듯, 말 한마디가 급속도로 퍼져 수습할 수 없는 소문으로 번지기도 한다. 형체가 없기에 수습할 수 없는 말이 SNS로 옮겨가 형체가 남아 평생을 떠돈다. 사실을 알기도 전 가볍게 말하는 '그렇게 했단 이야기가 있던데?'와 같은 추측이 몇 시간 뒤 '그렇게 했다더라'의 사실로 바뀌는 건 흔하다. 가령 우리 주변에서도 에브리타임과 같은 익명 커뮤니티에서도 누군가를 비방하는 글이 올라오면, 그 사람을 특정하며 화두에 오르는 게시글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 소문이 그 사람에게 평생 따라붙는 꼬리표가 돼 평생을 괴롭힐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 것이다. 말의 무거움을 알아야 하며, 말의 신중함을 깨달아야 한다.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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