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한시│임갈굴정〔臨渴掘井〕
│매일한시│임갈굴정〔臨渴掘井〕
  • 정유진 기자
  • 승인 2024.03.04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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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한시를 통해 잠깐의 여유와 고찰을 가집니다. 

 

교육부는 올해 3월부터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오후 8시까지 돌봐주는 늘봄학교프로그램이 전면 시행된다고 밝혔다. 현재 수업료를 지불하고 전문 강사가 수업을 진행하는 초등 방과후 프로그램과 돌봄 교사가 아이들을 돌봐주는 돌봄교실 이용률은 각각 50.3%, 11.3% 현저히 낮기 때문에 기존의 돌봄 시스템을 통합, 개선해 돌봄 공백과 사교육비 부담을 덜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복지 사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원하는 모든 학생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1학기는 전국 2,000개교, 2학기는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에 1학년을 대상으로 전면 도입하고 내년에는 2학년까지, 2026년에는 전 학년을 대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우려 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오후 8시까지 초등학생을 돌볼 담당 교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돌봄 교사들은 전일제 교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간제 교사는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일하고 있는데 7시 이후의 인력은 합의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역별 돌봄 격차 문제 역시 불거지면서 농어촌 지역에는 돌봄 교사를 채용하지 못해 인력이 확보되지도 못한 상황이다. 가장 중요한 예산 문제 역시 약 20억 원이 필요하지만, 확보 방안은 불투명해 돌봄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17개 시도 교육국장들은 교육부에 늘봄학교 도입 시기에 대해 연기 또는 조절을 요청했지만, 교육부는 이미 발표된 정책이기 때문에 문제점을 보완해 예정대로 올해부터 늘봄학교를 시행하겠다고 못 박았다. 지금의 모습은 마치 임갈굴정(臨渴掘井)이라는 사자성어를 떠올리게 한다. ‘목이 말라야 우물을 판다는 뜻으로 평소에 준비 없이 있다가 일을 당하여 허둥지둥 서두름을 이르는 말이다. 결국 당장의 돌봄 공백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제대로 된 대비책 없이 무리하게 시기를 앞당겨 늘봄학교를 강행하게 됐다. 돌봄 교사 인력 △지역별 돌봄 격차 예산 마련 중 어느 것 하나 해결되지 못한 지금 서둘러 실시하기보다는 본래 계획대로 충분한 준비를 마친 후 내년에 시행하는 방안이 지혜로운 대처였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유진 기자

2010342@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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