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너무 아찔한 패션
내겐 너무 아찔한 패션
  • 장소영
  • 승인 2010.05.0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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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09년 05월 15일     


인간은 끊임없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적존재다.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금전적인 손실은 물론 육체적인 고통도 마다하지 않는다. 요즘은 얼굴이 타고나게 완벽하지 않더라도 스타일이 좋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때문에 현대인들은 패션에 관심이 많고 유행에 민감하다. 하지만 당신의 매력을 더해주는 패션 아이템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올해 유행하고 있는 패션아이템은 무엇이며, 이 아이템들이 우리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해결방안을 살펴보자.

 


굽높이 10cm 이상, 아찔한 킬힐(kill heel)

올해 S/S(spring/summer) 프라다 쇼에서 두 명의 모델이 무대 위에서 넘어졌다. 그 이유는 똑바로 서 있지도 못 할 만큼 무시무시하게 높은 힐 때문이었다. 프라다가 그녀들에게 신겼던 구두는 굽 높이 17cm의 하이힐, 아니 '사람 잡는 킬 힐(kill heel)'이었다. 패션 트렌드를 소개하는 케이블 TV 프로그램 '토크&시티'에 소개된 디자이너 슈즈샵인 '라스트 애비뉴(LAst AveNue)'의 매니저가 요즘 제일 잘나가는 구두로 킬힐을 뽑기도 했다. 

10cm 이상의 높은 굽은 키가 커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종아리를 가늘어 보이게 하며 여성의 S라인을 살려주기 때문에 각광받고 있다. 이처럼 높은 구두는 여성들의 매력적인 모습에 대한 로망을 대변할 뿐 아니라 하나의 패션을 완성시켜주는 '잇 아이템(it item:필수 아이템)'으로 작년부터 급부상 했다.

킬힐과는 반대로 굽이 없는 플랫슈즈 또한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원색과 파스텔톤이 있어 선택의 폭이 넓고 귀여운 리본이나 비즈까지 종류가 많다. 또 플랫슈즈는 청바지, 치마, 쉬폰 원피스까지 안 어울리는 데가 없어 수많은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한편 지난 1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프레타 포르테 부산 2009/10 F/W(fall/winter) 컬렉션'에는 많은 미니스커트들이 선보였다. 미니스커트는 보통 무릎 위 10~20cm의 길이의 치마를 말하며 숏팬츠는 그 정도 길이의 바지를 말한다. 미니는 극소라는 뜻인 미니멈(minimum)의 약자로 1964년 파리 컬렉션에서 프랑스의 디자이너 클레지가 무릎 위로 올라가는 짧은 스커트를 발표해서 주목을 끈 것이 시초다.

활동성 있는 젊음을 표현하는데 안성맞춤인 미니스커트는 입는 방식에 따라 귀엽게 혹은 섹시하게 연출할 수 있다. 미니스커트의 섹시함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스니커즈를 이용해 적당히 수위를 조절하면 귀여운 느낌을 살릴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마이크로 미니스커트가 유행하고 있어 지나치게 짧은 길이에 대한 거부감을 스니커즈로 보완할 수도 있다.

요즘은 자신의 체형에 맞는 바지를 산다기보다 타이트한 바지에 내 체형을 맞추는 시대다. 작년 초부터 지금까지 물건이 없어서 못 판다는 스키니진. 다양한 색상의 스키니진은 일명 '소시룩(소녀시대룩)'으로 불리며 최근 들어서는 무서운 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10~20대 초·중반 여성이라면 누구나 옷장에 한 벌씩 가지고 있을 정도로 '핫' 아이템이다. 


몸매를 가감 없이 보여주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공포의 유행'으로 불리기도 하는 스키니진은 다리가 길어 보이고 몸을 날씬해 보이게 한다. 여자들이 스키니진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며 울고 웃는 이유는 바로 이런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G마켓 등 인터넷몰에선 다양한 색상의 컬러 스키니진이 2월 한 달 동안에만 판매량이 50% 이상 늘었다. 소비자층도 20~30대 여성들에서 남성들로 확대되고 있다. 청바지는 활동하기 편하고 다른 아이템들과도 매치하기 쉽기 때문에 다가오는 여름에도 그 인기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S라인 내세우다 골병들라

하지만 올여름 잇 아이템과 건강은 반비례한다.

먼저 하루 종일 서 있는 다리건강을 생각해보자. 올 상반기 최고 유행인 킬힐은 다리에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체중이 자연스럽게 신발의 앞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무릎은 원래보다 튀어나오며 허리는 뒤로 젖혀지게 되어 몸의 중심을 잡기 힘들다. 이런 현상이 허리 통증, 척추측만증과 관절염, 디스크, 혈액순환계에까지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척추의 추간판과 척추를 둘러싼 주위 근육의 이상으로 뒤쪽으로 휘는 각도가 점점 증가하게 되는 '추간판탈출증'이라고 하는 허리디스크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한 킬힐은 디자인을 위해 대부분 신발의 끝이 뾰족한데 이러한 구두의 모양은 발에 무리를 주어 '버니온'이라는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엄지발가락 안쪽의 뼈가 튀어나와 단단하고 통증이 있는 덩어리가 되는 버니온은 엄지발가락의 변형을 가져와 40대 이전에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지거나 최근 늘어나고 있는 '무지외반증'(엄지발가락 휘어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굽이 낮은 플랫슈즈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 쿠션이 전혀 없는 신발은 걸을 때 발바닥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진다. 또 충격흡수효과가 없어 체중이 발뒤꿈치나 허리로 그대로 전달돼 무리를 줄 수 있고 장기간 신었을 경우 발바닥 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플랫슈즈는 굽도 낮을 뿐더러 앞뒤가 막혀있어 세균이 번식하기 쉽기 때문에 무좀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비가 잦은 여름에는 무좀균이 기승을 부리기 마련인데 이때 통풍이 전혀 안 되는 플랫슈즈를 신으면 무좀이 생길 수 있다.

지난 겨울부터 시작된 숏팬츠와 미니스커트 열풍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더욱 거세지고 있다. 무더운 날씨에 숏팬츠와 미니스커트를 입을 수 있는 것은 여성들만의 특권이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각종 여성질환에 더 쉽게 노출될 수도 있다. 특히 생리 중일 때는 자궁주위의 체온을 떨어뜨려 생리통을 악화시킨다.



지난해 11월 KBS 8시 뉴스는 "여성의 하복부 및 엉덩이 지방은 한번 차가워지면 여간해서 따뜻해지지 않으며 또한 한번 따뜻해지면 잘 식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이 부분의 과다한 노출은 지방층을 통과하는 혈액을 차게 만들면서 자궁, 난소 등의 내생식기를 차게 만들고, 이렇게 해서 생긴 냉증은 불임의 빌미"가 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복부의 과다한 노출은 복부팽만, 배탈, 설사, 감기, 피부건조각화증, 피부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레깅스 패션과 스키니진 패션 또한 여성들의 바디라인을 그대로 살려줘 몸매를 돋보이게 한다지만 두 가지 모두 몸에 꼭 끼는 스타일이라는 면에서 여름철 여성 건강에는 바람직하지 않다.


스키니진이나 레깅스는 매우 타이트하기 때문에 온종일 입고 있으면 그 압박 때문에 다리가 숨을 쉬지 못하고 하체에서 올라오는 혈액과 체액의 흐름이 방해받게 돼 혈액순환에 좋지 않다. 이처럼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초기에는 다리가 무거워지고 붓거나 저리게 된다. 이후에는 종아리 쪽의 판막이 그 기능을 상실해 발끝에서 심장 쪽으로 순환돼야 하는 정맥혈들이 다리 쪽으로 역류하면서 하지정맥에 많은 양의 혈액이 몰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나쁜 피가 다리에 고이게 되고 다리에 울퉁불퉁한 혈관들이 마치 힘줄이 튀어나온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이게 바로 '하지정맥류'의 대표적 증상이다. 또한 더 방치할 경우에는 습진이나 피부 색소침착, 피부염, 혈관염, 출혈, 살이 썩는 피부궤양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고, 상당히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지속적인 혈액순환 장애는 소화불량과 변비를 유발하며 생리호르몬의 대사도 방해해 생리불순이나 생리통도 악화시킨다. 뿐만 아니라 외음부 환기가 잘 안 돼 습진이 잘 생긴다. 이 때문에 외음부부터 항문 주위까지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외음부 소양증'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염색과 워싱 처리를 하는 청바지의 경우 화학약품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때 청바지에 남아있던 화학성분이 피부에 남아 살과 밀착되는 종아리 뒤쪽이나 허벅지, 사타구니에 접촉성피부염이 생겨 피부발진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또한 펄이 많이 들어간 제품에는 펄 자체의 성분에 중금속이나 니켈 같은 것이 포함돼 있어 평소 알레르기나 아토피가 있는 사람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꾸준한 스트레칭은 필수

유행에 민감한 20대 여성들은 패션을 위해서는 건강을 해쳐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정말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는가. 패션에 뒤쳐지지도 건강이 나빠지지도 않을 방법은 없을까.

각자의 건강한 개성 표출과 멋을 위한다면 킬힐 신는 법을 조금 달리 해야겠다.

먼저 높은 굽과 낮은 굽의 신발을 번갈아 신어 발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는 것이 좋다.
또 높은 굽의 신발을 신은 전·후에는 발의 피로를 줄이기 위한 간단한 발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은데 발가락으로 작은 물건이나 타월을 집어 올리거나 발가락을 움켜쥐었다가 펼치기, 발바닥으로 골프공 굴리기, 한 발로 다른 발의 발등 밟기와 같은 운동이 발 건강에 도움이 된다. 간단한 마사지로도 계속 통증을 느끼거나 불편하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을 해보는 것이 좋다.

플랫슈즈의 문제점인 발바닥 통증의 완화를 위해서는 발이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이틀 이상 연속으로 신지 말고 깔창을 이용해 쿠션을 보충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신발을 살 때 굽이 2~4cm정도 되는 것을 선택하며 무좀예방을 위해 통풍이 잘되는 슬리퍼로 갈아 신어 발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숏팬츠와 미니스커트는 냉증의 원인이 되므로 냉증예방을 위해 반신욕이나 온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손발을 자주 비벼 열을 내주거나 틈나는 대로 경락을 따라 다리 안쪽을 장딴지에서 허벅지까지 아래에서 위로 마사지하거나 발바닥의 중앙에 있는 용천혈을 눌러주는 마사지도 도움이 된다.

또 하루 종일 에어컨 등을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가벼운 긴소매 옷을 착용해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며 얇은 담요로 무릎 위를 덮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너무 찬 음료나 찬 음식, 찬물 샤워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월경기간에는 배가 부르고 아프며 설사가 나는 병(당설)이 생기기 쉬우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리에 무리를 주는 레깅스나 스키니진 보다는 약간 헐렁한 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또 씻을 때에는 찬물과 더운물로 번갈아 다리를 찜질해주고 틈틈이 신발을 벗고 발목을 돌리는 등의 간단한 스트레칭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주고 발목에서 무릎을 향해 쓸어 올리듯 마사지를 해 주는 것도 다리 피로를 푸는데 효과가 있다.

조깅, 걷기 등의 가벼운 운동으로 하체근육을 단련시켜 하지정맥을 예방하는 것도 권할만 하다.

심영기(연세SK병원) 원장은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일반적인 스타킹과 달리 발목부위에서 최대의 압력이 나타나고 위로 올라갈수록 다리를 조이는 힘이 줄어들도록 만들어져서 꾸준히 입어주면 부기와 통증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맵시 있는 코디도 중요하지만 몸 건강을 챙기는 것 역시 잊지 말아야 한다. 해결방안을 꼼꼼히 읽고 실천하여 올여름 '건강'과 '멋'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자.

 

TIP

하지정맥류 예방 스트레칭


양손으로 발목을 쥐고 무릎쪽으로 쓸어 올리면서 정강이뼈 바로 옆의 근육을 눌러준다.

 


무릎을 양손으로 쥐고 원을 그리듯 주변을 마사지 해준다. 혈액순환 촉진의 효과가 있다.

 


허벅지 위로 사선을 그리며 살을 끌어올리듯 마사지한다. 붓기 제거 효과가 있다.


 


허벅지 위의 다리관절 부위를 지그시 눌렀다가 떼는 동작을 반복한다.〈 제공 = 연세SK병원 〉

 


권진아 김민경 기자
동아대학보 제1070호 (2009.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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